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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식, 상다리 부러질 듯 한상 차림은 고정관념…서구처럼 코스요리도 있었다

전남 강진 ‘청자골 종가집’의 한정식 상차림. 상다리가 부러질 것 같다. 몇몇 찬은 상 아래에 놓았고, 아직 밥과 국은 들어오지 않았다. 중앙포토

전남 강진 ‘청자골 종가집’의 한정식 상차림. 상다리가 부러질 것 같다. 몇몇 찬은 상 아래에 놓았고, 아직 밥과 국은 들어오지 않았다. 중앙포토

 ‘전통 한정식’하면 상다리 부러질 듯 한 상에 한꺼번에 나오는 상차림을 연상하지만, 사실은 서구처럼 에피타이저와 메인 요리가 시차를 두고 순서대로 나오는 코스요리 형태도 적지 않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세계김치연구소는 1880년대 최초의 조선 주재 미국 외교관을 지낸 조지 포크(1856~1893)의 문서에서 조선시대 말기 한식 상차림에 대한 희귀 정보를 찾아냈다고 15일 밝혔다. 해당 문서는 미국 UC버클리대학의 밴크로프트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었으며, 한 전직 외교관이 이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 포크는 구한말 주한미국 임시 대리공사를 지냈던 미국인으로, 고종황제의 신임을 받아 조선의 자주적 주권 유지와 근대화 추진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측근이다. 지난해 인기리에 방영됐던 tvN ‘미스터 션샤인’의 유진 초이(이병헌 분)의 실존 모델로서 그의 생애를 떠오르게 했다.
 
익산 군수가 제공한 ‘예비 상차림(前食)’ 스케치 및 해석. [자료=김치연구소]

익산 군수가 제공한 ‘예비 상차림(前食)’ 스케치 및 해석. [자료=김치연구소]

세계김치연구소에 따르면 조지 포크는 1884년 충청도ㆍ전라도ㆍ경상도 등 조선의 3남 지방을 여행하며 당시 지방 관아 수령들로부터 접대 받은 음식의 종류, 상차림 이미지, 식사 상황 등을 자세히 기록해 문서로 남겼다. 당시 한식 상차림에서는 서양의 코스 요리처럼 예비 상차림(前食)과 본 상차림(本食)을 구별해, 시간차를 두고 음식을 제공했다. 예비 상차림에는 과일류ㆍ계란ㆍ떡ㆍ면류 등 전통주와 함께 먹을 수 있는 간단한 안주거리가 제공됐으며, 본 상차림에는 밥과 국, 김치류, 고기류, 생선류, 전, 탕 등이 제공됐다.
 
이처럼 프랑스의 오르되브르(hors d’oeuvre)같은 하나의 독립된 전채요리(에피타이저)와 유사한 형태의 상차림 코스가 1800년대 전통 한식 상차림에서도 존재했다는 사실은 현재까지의 기록은 물론 현대 한식 상차림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발견으로, 전통 한식 문화 계승 발전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전라감사 제공 ‘본 상차림(本食)’ 스케치 및 해석. [자료=김치연구소]

전라감사 제공 ‘본 상차림(本食)’ 스케치 및 해석. [자료=김치연구소]

 
박채린 세계김치연구소 문화융합연구단장은 “그동안 한 끼 식사에 먹는 음식은 모두 한꺼번에 차려 제공하는 ‘한상차림’을 우리 고유의 상차림 양식으로 인식하고 교육해왔던 상황에서 전통한식문화 정립에 큰 반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박 단장은 오는 16일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리는 ‘2019 한식의 인문학심포지엄’에서 ‘조지 포크가 경험한 19세기 조선의 음식문화’라는 주제로발표를 한다. 박 단장은“포크가 여행 중 지방의 수령들에게 대접받은 음식의 종류, 가짓수, 상차림 스케치를 포함해 당시 주막과 사찰에서 먹었던 음식과 장소의 평면도 등 지금까지 공개된 적 없는 19세기 초 식생활문화 관련 희귀 정보들을 다수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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