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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는 부부관계까지 간섭" 케네디家 며느리 된 전직 스파이

아마릴리스 폭스 전 CIA 요원. 일부 미국 언론은 그가 배우 키이라 나이틀리와 닮았다고 묘사한다. [페이스북 캡처]

아마릴리스 폭스 전 CIA 요원. 일부 미국 언론은 그가 배우 키이라 나이틀리와 닮았다고 묘사한다. [페이스북 캡처]

 
미국 중앙정보국(CIA) 최연소 여성 비밀요원으로 발탁됐던 아마릴리스 폭스(38)가 15일(현지시간) 펴낸 자서전이 출간 전부터 화제다. 책의 제목은 『위장 인생(Life Undercover)』. CIA 요원으로 중국 상하이(上海)부터 파키스탄 카라치까지 세계 곳곳에 잠입해 폭탄 테러를 막거나 적국의 정보를 빼낸 이야기를 담았다. 

생생 자서전 출간 아마릴리스 폭스
"CIA 요원 기밀 유출 아니냐" 논란도

 
상하이엔 당시 남편이었던 동료 요원과 함께 아트 딜러로 위장해 거주했다. 당시 CIA는 이런 지령까지 내렸다고 한다. “부부관계는 정기적으로 하되 너무 규칙적으론 하지 말고, 열정적으로 관계를 갖되 너무 열정적으로는 하지 말 것.” 뉴욕타임스(NYT)가 10일 책 리뷰와 함께 폭스를 인터뷰하며 전한 내용이다.  
 
이들 부부 요원의 정체를 눈치챈 중국 당국도 스파이를 붙인다. 이들 부부가 고용한 가사도우미였다. 선수가 선수를 알아보듯, 스파이도 스파이를 알아봤다. 폭스는 책에서 “가사도우미 스파이가 우리를 감시하는 걸 곧 눈치챘다”며 “그 가사도우미가 어떻게 우리에게 정보를 빼내려 하는지를 감시했다”고 밝혔다. 중국 스파이와 CIA 스파이가 서로를 감시한 셈이다.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폭스는 2001년 9ㆍ11 테러 후 인생 항로를 바꿨다. 당시 옥스포드에서 신학과 국제법을 공부 중이던 그는 졸업 후 미국 워싱턴 조지타운 대학원에 입학해 국제관계와 외교를 공부한다. 대학원생 시절 테러범의 은신처를 사전에 발견해낼 수 있는 알고리즘을 고안했는데, 이를 본 CIA가 그에게 스카우트 제의를 했다. 그렇게 폭스는 CIA 요원이 됐다. 그의 나이 22세. 당시 최연소 여성 비밀 요원으로 기록됐다. 그때부터 폭스는 위장 전문 요원으로 세계 곳곳으로 파견된다.  
 
전 CIA 요원 아마릴리스 폭스 트위터 [트위터 캡처]

전 CIA 요원 아마릴리스 폭스 트위터 [트위터 캡처]

 
CIA 요원이 된다는 건 연애를 마음대로 못 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NYT는 “CIA는 요원들이 어떤 연애를 하고 누구와 결혼하는지까지 신경을 쓴다”고 전했다. 그래서인지 폭스의 결혼 생활은 부침을 겪었다. 민간인과의 첫 결혼은 파경을 맞았고, NYT가 “핫하다(hunky)”고 표현한 동료 CIA요원과 두 번째로 결혼했으나 이혼했다. 올해 11살이 된 딸 조이(Zoe)를 기르면서는 요원과 엄마의 두 역할 사이에서 고민도 많았다고 한다. 그는 “아이에게 매일 밤 동화책을 읽어주고 싶었지만 지령받은 업무 수행을 위해 집을 자주 비워야 하는 게 현실이었다”고 털어놨다.  
 
‘엄마 요원’에겐 장점도 있었다.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폭탄 테러가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현지에 잠입한 때다. 테러를 준비하던 현지인의 집에 들어간 그는 예비 테러범을 대면해 총기를 들고 서로 대치하다 아기 울음소리를 듣는다. 예비 테러범의 아이가 호흡 곤란으로 괴로워하고 있었다. 공기 질이 좋지 않은 상하이에서 살며 아이를 기른 경험이 있던 폭스는 잠시 CIA요원이 아닌 엄마로서 총을 겨눈 상대에게 꿀팁을 준다. “아이가 숨을 쉬기 힘들어하면 정향 기름을 발라주면 좋다”는 거였다. 예비 테러범은 곧 총을 내려놓고 정향 기름을 구하러 달려갔다. 테러는 일어나지 않았다.  
 
전 CIA 요원 아마릴리스 폭스가 내놓은 회고록 『위장 인생(Life Undercover)』 표지.

전 CIA 요원 아마릴리스 폭스가 내놓은 회고록 『위장 인생(Life Undercover)』 표지.

 
폭스는 결국 2010년 CIA에 사표를 낸다. 이후엔 마약 퇴치 다큐멘터리 작가 및 제작자 및 평화주의자로서의 인생 2막을 열었다. 트위터 계정엔 ‘작가이자 평화 운동가, 전 CIA 비밀 요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번에 나온 자서전은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애플이 내놓은 애플TV의 시리즈로도 제작된다. 폭스의 역할은 ‘캡틴 마블’에서 여성 히어로 역을 맡은 브리 라슨이 연기한다.  
 
지난해엔 새로운 사랑도 찾았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동생이자 법무장관이었던 로버트 케네디의 증손자다. 증조할아버지의 이름을 그대로 딴 로버트 주니어 3세는 배우로 활동하다 지인의 소개로 폭스를 만났고, 둘은 지난해 결혼했다. 폭스에겐 도합 3번째 결혼, 케네디에겐 초혼이다. 케네디는 폭스보다 4살 연하다. 이들은 올해 딸 바비 케네디를 낳았고, 폭스의 딸 조이와 함께 네 식구가 함께 산다.  
 
로버트 케네디 3세(오른쪽)와 아마릴리스 폭스 전 CIA 요원. 이들은 지난해 결혼해 딸을 낳았다. [인스타그램 캡처]

로버트 케네디 3세(오른쪽)와 아마릴리스 폭스 전 CIA 요원. 이들은 지난해 결혼해 딸을 낳았다. [인스타그램 캡처]

 
폭스의 이번 책은 논란도 불렀다. 풍성한 디테일을 담은 터라 일각에선 “CIA의 기밀을 유출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도 불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정보요원들의 회고록 중에서도 가장 디테일하고 풍성하다”고 평가했지만 NBC 등은 “CIA 전 요원들이 책을 내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하는 승인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폭스는 그러나 전직 요원으로서 기밀 유출의 위험성은 자신이 제일 잘 알고 있으며 적절한 조치를 거쳤다는 입장이다. 그는 NYT에 “CIA와는 책 기획 단계부터 정보를 공유했고, 일부 내용은 안전을 위해 살짝 윤색했다”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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