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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 기록은 아니어도'…한계를 향한 도전, 2시간 벽 깬 킵초게의 의미

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 제공


"'마의 2시간 벽' 돌파는 인류 최초의 달 착륙과 같다."

모든 스포츠 정신의 기본은 '도전'이다. 경쟁을 통해 한계에 도전하고 마침내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이 스포츠를 통해 추구할 수 있는 가장 숭고한 목표 중 하나로 손꼽힌다.

케냐의 마라토너 엘리우드 킵초게(35)가 '인류 최초의 달 착륙'에 비견될 쾌거를 달성했다. 킵초게는 12일 오스트리아 빈 프라터 파크에서 열린 'INEOS 1:59 챌린지'에서 42.195km의 마라톤 풀코스를 1시간59분40.2초의 기록으로 완주하며 인류 최초로 '마의 2시간 벽'을 넘은 선수가 됐다. 육상 역사상, 더 나아가 인류 역사상 42.195km를 2시간 안에 완주한 선수는 킵초게가 최초다.

물론 이 기록은 공인 기록으로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인정을 받지는 못한다. '마의 2시간 벽' 돌파만을 목표로 삼느라 IAAF의 마라톤 규정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킵초게는 대회를 준비하며 "세계기록이 아니라 역사적 유산을 남기고 싶은 것"이라며 "75억 인구에게 '인간의 한계는 없다'는 것을 일깨우고 싶다"고 강조해 공인 기록이 중요한 것이 아님을 선언한 바 있다. 그리고 실제로 이번 도전에서 인류의 한계로 여겨졌던 2시간 대 진입이 결코 '불가능'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냈다.

마라톤은 육체를 사용하는 스포츠 중에서도 가장 원초적이자 상징적인 종목이다. 오직 자신의 두 다리만으로 42.195km의 코스를 달리는 이 극한의 스포츠가 세계인의 스포츠 대제전인 올림픽의 대미를 장식하는 이유 역시 인간의 한계에 닿아있기 때문이다. 1분 1초, 시간의 벽을 깨뜨리려는 인간의 도전과 노력이 쌓아올린 역사가 곧 마라톤의 역사다.

1908년 조니 에히스(미국)가 2시간55분18초의 기록으로 2시간 대에 진입한 뒤, 시간을 더 줄여 2시간 30분대로 진입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30여년이다. 1분을 줄이는데 거의 1년이 걸린 셈이다. 조금씩 줄여나가던 기록이 2시간 10분 안으로 진입한 건 그로부터 30여년이 더 지난 1967년. 데릭 클레이튼(호주)이 후쿠오카 마라톤에서 2시간9분36초를 기록하며 2시간 10분의 벽을 깼다.

여기서 다시 2시간 5분 안으로 진입하기까지는 30여 년이 더 걸렸다. 2003년 폴 터갓(케냐)이 베를린마라톤에서 2시간4분55초를 기록하며 5분 대로 진입했고 이후로는 경쟁에 속도가 붙었다. 2014년 데니스 키메토(케냐)가 2시간2분57초를 기록하며 3분대 벽을 깼고, 2018년 킵초게가 2시간1분39초 완주에 성공했다. 처음 2시간 대에 진입한 1908년부터 2018년까지, 110년을 들여 53분39초를 줄인 셈이다.

이처럼 끝없는 인간의 도전은 마침내 '서브2(2시간 이내 마라톤 풀코스 완주)'의 꿈을 이뤄냈다. 주목할 부분은 2015년 나이키가 시도한 '브레이킹2' 프로젝트와 이번 'INEOS 1:59 챌린지' 모두 기록을 단 1초라도 줄이기 위한 연구와 기술, 노력, 훈련 등 인간의 모든 시도가 모여 만들어낸 결과라는 점이다. 오직 서브2 달성만을 위해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은 탓에 기록은 비공인으로 남게 됐지만, 킵초게의 말대로 "인간의 한계는 없다"는 가능성을 증명한 셈이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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