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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미국 증권거래위, KT 상품권깡 조사 나섰다

서울 광화문 KT 사옥 입구 [중앙포토]

서울 광화문 KT 사옥 입구 [중앙포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KT를 상대로 속칭 ‘상품권 깡(할인판매)’과 관련해 회계 조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KT 뉴욕에도 상장돼 조사 대상
의원 ‘쪼개기 후원’ 회계자료 요구
국내 수사와 별개…SEC 결과 주목

13일 KT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SEC는 KT가 상품권을 구입했다가 이를 현금으로 바꾼 뒤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을 한 문제와 관련해 회계자료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KT는 국내 증시 뿐 아니라 미국 증시에도 상장돼 있다. SEC는 ‘미국 투자자 보호’를 명분으로 이같은 요구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SEC는 크게 두가지 측면에서 이 사안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 후원금이 불법 로비에 해당하지 않는지 ▶각종 경비가 회계상 적정하게 처리됐는지 등이다. 이 관계자는 “SEC는 회계장부상 각 지출 항목에 적힌대로 비용이 제대로 쓰였는지를 증빙 서류와 함께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SEC의 조사에 KT는 긴장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해외부패방지법(FCPA)’의 적용대상이 될 소지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SEC는 회계 부정에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2008년 독일 기업 지멘스는 뇌물 스캔들에 말려 미국 법원에 8억 달러(약 9500억원)의 벌금을 냈다. 최근엔 브라질 건설업체 2곳이 해외 사업장에서 공무원에 뇌물을 줬다가 미국에서 무려 35억 달러(약 4조2000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SEC가 한국 기업을 상대로 회계조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기업 중에는 아직 해외부패방지법을 적용받은 사례가 없다. 해외부패방지법은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거나 SEC에 공시하게 돼 있는 기업 또는 기업의 자회사가 적용 대상이다. 현재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는 KT 외에 포스코, 한국전력, LG Display,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KB금융지주, SK텔레콤 등 8개 회사가 상장돼 있다.
 
KT는 현재 국내 한 대형로펌과 함께 SEC의 요구에 대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회계 관련 고위 임원과 실무진이 소명을 위해 미국에도 다녀왔다. KT 측은 중앙일보의 확인 요청에 “SEC와 관련해선 아무것도 확인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상품권 구입은 국내 기업들의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SEC의 조사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진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 미국에선 로비가 합법이다. 따라서 회계 부정이 없고, 뇌물이 아니었다고 SEC가 판단하면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법조계는 상품권 깡의 규모, 회계 적정 처리 여부, 이 돈을 사업을 따기 위해 썼느냐에 따라 벌금을 물지, 얼마나 물지가 정해질 것으로 본다. 법무법인 린의 구태언 테크앤로 부문 대표는 “일반적으로 해외부패방지법이 적용되면 벌금 규모가 큰 경우가 많다. 회계부정은 심각한 경우 상장 유지 여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KT는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서도 SEC의 정식 조사 직전까지 갔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KT 관계자는 13일 “2017년 12월에 SEC 측에서 보낸 변호사 수 명이 방한해 KT를 찾았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SEC는 K재단·미르재단에 후원금을 낸 경위, KT 광고를 특정 기업에 몰아 준 경위 등에 대해 설명을 요구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KT 법무실은 최순실 건이 KT뿐 아니라 한국 기업들 대부분에 해당하는 문제라는 논리로 대응했다”며 “당시 전력이 있어 이번 조사가 강도 높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SEC 조사는 해당 국가의 검찰·경찰 조사와 별개로 진행된다. 국내 수사기관이 죄가 없다고 봐도 SEC의 조사 결과에 따라 해외부패방지법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상품권 깡 관련 국내 수사는 현재 경찰의 수사 결과가 검찰로 넘어가 있다. 경찰은 KT가 상품권을 되팔아 11억원의 비자금을 만든 뒤 이중 4억여원을 19대 및 20대 국회의원과 총선 출마자 등 정치인 99명에게 후원금 명목으로 보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내 정치자금법 상 기업이 정치인을 후원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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