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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코리아] 정부·기업·시민의 의지가 일본발 경제 위기를 극복한다

최광해 전 IMF 대리대사·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대행

최광해 전 IMF 대리대사·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대행

글로벌 경제가 일촉즉발의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미국이 중국과 벌이는 무역 갈등은 미래기술 패권을 다투는 총성 없는 전쟁이다. G2 충돌 여파로 세계 무역이 활기를 잃으면서 선진국·신흥국 할 것 없이 경기 침체 우려 앞에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위해선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나서야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는 교역 파트너들이 어려움을 겪으면 몸살을 앓는다.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9개월 동안 줄곧 내리막을 타고 있다. 정부가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성장률이 올해 1분기에 전기 대비 -0.4%로 역주행하며 두려움이 현실화했고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들도 힘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아베 정부는 지난 7월 반도체 소재 수출을 규제하겠다고 나서면서 일본발 경제 위기의 방아쇠를 당겼다. 당해 품목을 수출하려면 일일이 승인을 얻도록 한 것이기에 아직 가시적인 피해는 없다. 문제는 일본이 마음만 먹으면 이들 품목의 공급 차질을 통해 반도체 산업을 멈추게 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비슷한 조치를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화학에까지 발동할 수 있어 경제 전반의 위기로 확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일본발 경제 위기의 모습은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검은 백조’라기 보다는, 다가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피하지 못하는 ‘회색 코뿔소’와 닮았다. 국제 분업의 편리함 속에 안주하면서 오랜 시간의 기술 축적이 필요한 핵심 소재·부품과 장비 개발을 등한시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소재·부품을 들여와 완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분업화가 굳어져 수출이 늘어날수록 일본으로부터 핵심 중간재를 수입함으로써 무역 적자가 쌓이는 기형적 교역구조가 고착됐다. 오랫동안 일본과의 무역에서 적자를 냈다. 지난해 대일 무역 적자 241억 달러 중 93%가 소재·부품·장비 수입으로 인한 것이었다. 일본은 우리 물건이 없어도 큰 불편이 없지만, 우리는 IT 등 핵심 산업일수록 일본 부품이 없으면 생산이 멈출 수 있다.
 
이 난국을 타개하려면 소재·부품·장비를 국산화하면 된다. 오랫동안 알면서도 못한 일이기에 이번 기회에 성공하려면 여느 때와 다른 결기가 필요하다. 20년 전 장롱 속 돌반지까지 내놓음으로써 국제통화기금(IMF)을 감동시키고 세계를 놀라게 해 지원을 끌어냈던 결연한 의지를 다시 보여주어야 한다. 소재·부품·장비 국산화는 정부와 대기업·중소기업, 시민사회까지 자신의 입장을 희생하고 협력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정부는 핵심 국정과제인 혁신성장의 포커스를 소재·부품·장비에 맞추고 단기간에 일본을 뛰어넘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R&D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화학물질관리법·화학물질등록평가 등에 관한 법률 등 기술 개발을 억제했던 각종 규제를 하루 속히 완화해야 한다. 대기업도 열린 마음과 긴 안목으로 중소기업과 상생·협력해야 한다. 중소기업이 시장에 진입할 기회를 봉쇄하거나 국제 경쟁력을 이유로 우리 제품을 외면하는 근시안적 태도를 버려야 한다. 중소기업도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한 심정을 가진다면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는 길이 열릴 것이다.
 
낙관하기는 이르지만 희망은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일본이 규제하거나 할 가능성이 있는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인 실리콘 웨이퍼 등 7개 품목 중 6개 품목의 국산화가 2~3년 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과거에 비하면 우리 기업이 상당한 기술력을 확보했고 R&D를 집중 추진할 수 있는 자금력도 갖고 있다. 한국 경제는 70년대 오일쇼크부터 2008년 금융 위기까지 어려울 때마다 특유의 도전정신으로 돌파하고 성장을 이루어냈다. 불안한 세계 경제 환경을 극복할 열쇠가 이번에도 우리 손에 달려있다.
 
최광해 전 IMF 대리대사·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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