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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낙연 총리, 일왕 즉위식 박수만 치고 빈손 돌아오면 안 돼

이낙연 국무총리가 22일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즉위식 참석을 위해 정부 대표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한다고 어제 공식 발표됐다. 일왕 즉위식은 29년 만에 치러지는 일본의 국가적 경사이고 이웃으로서 축하할 일인 만큼 이 총리를 보내기로 한 것은 타당한 결정이다. 1990년 아키히토(明仁) 전 일왕 즉위식 때도 강영훈 총리가 축하사절로 간 선례가 있다.
 

한·일 갈등 풀 마지막 기회
관계 개선 의지 상호 확인해야
‘배상 대신 분명한 사과’ 개진해볼만

이 총리에게는 축하사절의 임무보다 더 막중한 책무가 있다. 1년 전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악화일로로 치달아온 한·일 갈등을 푸는 돌파구를 찾는 역할이다. 이 총리는 언론사 도쿄특파원과 국회 한·일 의원연맹 수석부회장을 지낸 일본통인만큼 적임자라 할 수 있다.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에서도 이 총리의 방일을 계기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회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회담이 이뤄질 경우 대법원 판결 이후 이뤄지는 정부 최고위층 간의 대화가 된다. 이 만남이 각별히 중요한 이유는 지난 6월 일본이 주최국이었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9월 유엔총회에서도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정상회담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장 바람직한 방안은 이 총리가 관계 복원의 의지를 담은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아베 총리가 이에 화답해 꽉 막힌 경색 국면을 푸는 전기로 삼는 것이다. 한때 문 대통령이 직접 방일하는 방안도 검토되었다고 하니 관계 복원의 필요성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지난 1년간 깊어질 대로 깊어진 골이 한 번의 만남으로 일거에 풀리지는 않을 것이다. 일본 언론의 보도대로라면 50여 개국 사절과의 회담을 소화해야 하는 아베 총리의 일정상 회담 시간도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그동안 한·일 간 물밑 채널이 가동됐지만 강제징용 판결과 청구권협정 해석을 둘러싼 양국의 기본적 인식 차이도 좁혀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한·일 관계를 이대로 방치하는 것은 양국 모두에 득이 되지 않으니 개선의 실마리를 반드시 찾아야 한다는 뜻을 상호 확인하는 만남이 된다면 문제의 절반은 풀린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게 되면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해법 마련과 경제보복 조치 철회, 지소미아(GSOMIA·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연장 등의 문제는 양국 정부 실무진들 협의를 통해 풀어나갈 수 있다. 현재 민간 전문가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된 “한국은 일본에 배상을 요구하지 않고 일본은 분명한 사과를 해야 한다”는 해법도 적극 개진해 볼 만하다.
 
이 총리의 임무가 막중한 또 하나의 이유는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 있다. 이대로 가면 지소미아는 다음 달 22일로 종료된다. 이는 두 나라 간의 문제에만 머무르지 않고 한·미·일 안보협력체제까지 흔들리게 된다. 그 결과를 누가 좋아할지 생각해 보면 해답은 나와 있다. 그뿐 아니라 대법원 확정판결 후 압류 상태에 있는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현금화 절차가 진행되면 양국 관계는 파국에 가까운 수렁 속으로 빠져들 것이다. 이 총리는 이번 방일이 한·일 관계 회복의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는 엄중한 상황인식을 가져야 한다. 일왕 즉위식에서 박수만 치고 빈손으로 돌아오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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