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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돈·기업 한국 떠난다] 부동산쇼핑도 해외로…상반기 3000억어치 샀다

 미국 뉴욕 전경. [연합뉴스]

미국 뉴욕 전경. [연합뉴스]

 
 지난달 말 60대 사업가 김대형(가명)씨는 미국 뉴욕 맨해튼으로 부동산 투어를 다녀왔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나이트프랭크 코리아가 자산가를 상대로 현지 부동산 중개인을 연결해주는 일대일 맞춤형 서비스였다. 김씨는 미드타운의 고급 콘도미니엄 2곳과 모델 하우스를 둘러봤다. 한국의 주상복합아파트와 비슷한 콘도미니엄 가격은 132㎡(40평)에 40억~50억원에 이르렀다.

부자들 뉴욕 맨해튼으로 부동산 투어중
미국ㆍ베트남ㆍ캐나다 부동산 투자 선호
해외부동산은 종합부동산 등 과세 제외
“국내 경제에 불안으로 해외로 자산이전"

 
 김씨는 “국내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 미국 부동산을 사려고 알아보고 있다”며 “미국 부동산을 매입하면 사실상 안전자산 격인 달러 보유를 늘리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나이트프랭크 코리아의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PWM)인 최준영 전무는 “최근 고액 자산가의 해외 부동산 투자 문의가 눈에 띄게 늘어나 그동안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에게 제공했던 부동산 현지답사를 3개월 전부터 개인 투자자에게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거주자의 해외 부동산 취득액 변화.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국내 거주자의 해외 부동산 취득액 변화.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처럼 자산가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건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드는 경제와 커지는 세금 부담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부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인응 우리은행 영업본부장은 “과거 고도성장을 경험한 60ㆍ70대 자산가는 성장이 점차 둔화하는 국내 경제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는 “특히 소득세 최고세율 구간이 신설되는 등 과세가 강화되면서 재산을 제대로 지켜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고객이 많다”고 덧붙였다.  
 
 
부자들은 향후 국내 경기를 비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초 KEB하나은행이 현금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자산가 922명의 설문 내용을 분석한 ‘코리안 웰스리포트’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앞으로 5년간 ‘경제가 침체할 것’으로 봤다.  
  
이처럼 국내 경기를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자산가가 자금 이전 방식으로 선호하는 것이 해외 부동산 쇼핑이다. 
 
상반기 부동산 투자 몰린 주요 9개국.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상반기 부동산 투자 몰린 주요 9개국.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13일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거주자가 해외 부동산을 사기 위해 해외로 송금한 금액은 올해 상반기 2억5940만 달러(약 3080억원)다. 5년 전인 2014년 상반기(1억2990만 달러)보다 2배 늘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1억4560만 달러(1730억원)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2100만 달러), 필리핀(1640만 달러), 캐나다(1200만 달러), 일본(1130만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자산가들의 부동산 투자가 몰리는 베트남 호찌민시. 김경빈 기자

자산가들의 부동산 투자가 몰리는 베트남 호찌민시. 김경빈 기자

 
 양용화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현금 자산이 30억원 이상인 고액 자산가들은 투자 위험이 낮은 미국ㆍ일본 등 선진국을 선호하는 편”이라며 “임대 물건을 고를 때도 공실률이 높아진 서울 대신 미국 뉴욕 맨해튼이나 일본 도쿄의 오피스·상가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5억원 미만의 자금을 들고 높은 투자 수익률을 노리는 경우에는 베트남ㆍ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로 움직인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해외부동산은 종합부동산세 등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 데다 투자한 국가의 세제 혜택을 활용하면 세금 부담이 낮아져 투자자의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해외 투자 비중이 높아지는 곳은 부동산뿐이 아니다. 주식 투자에서도 ‘탈한국’은 진행 중이다. 사업가 이모(63)씨는 지난해 말 거치식으로 1억원을 투자했던 국내 주식형 펀드를 정리해 미국 주식과 해외 주식형 펀드로 갈아탔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한 데다 국내 증시까지 휘청여 장기간 묻어두기엔 불안했기 때문이다.  
 
 P증권사 압구정지점의 이모 차장은 “올해 들어 국내 정치와 경제에 불안감을 느끼는 자산가들은 포트폴리오의 20%는 해외 주식이나 펀드로 바꾸고 있다”면서 “달러를 보유 수요도 커져 많게는 20억원까지 달러를 사들인 고객도 있다”고 말했다.  
  
 염지현 ㆍ강광우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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