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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공효진 "남들이 10번 우려할때, 배우는 100번 고민하고 덤벼요"

 

이젠 진짜 뭐든 다 잘하는 공효진(40)이다. 관객과 시청자들만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이 아니다. 인터뷰만 하면 취재진도 쥐락펴락한다. tmi를 남발하면서도 능수능란 능청스러운 입담을 뽐내는 이들이 있다. 남배우는 하정우, 여배우는 단연 공효진이다.

시청률 1위를 찍으며 신나게 방영되고 있는 KBS 2TV '동백꽃 필 무렵' 촬영에 한창인 공효진은 새벽까지 포항에 머무르다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김한결 감독)' 인터뷰 진행을 위해 울산에서 첫 비행기로 서울로 올라왔다.

자리에 앉자마자 가방에서 무언가를 주섬주섬 꺼낸 공효진은 "스태프들을 깨우기가 미안해서 메이크업은 준비를 못해 죄송하다. 대신 마이크를 준비했다"며 깜찍한 블루투스 마이크를 선보여 좌중을 폭소케 했다. 첫타임 라운드 인터뷰상 기자회견 뺨칠 정도로 취재진들이 몰리는 탓에 간혹 배우들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간 수 차례 인터뷰를 진행했던 공효진은 나름의 비책을 마련했고, 마이크의 효과는 쏠쏠했다.

문제의 마이크는 인터뷰 중간에서 제 존재감을 뽐냈다. 휴대폰과 블루투스가 연결된 탓에 걸려온 전화가 그대로 노출된 것. 주인공은 공효진의 모친. 흘러나오는 노랫소리가 벨소리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공효진은 "노래를 하라는 이야기인가?"라며 너스레를 떨더니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리자 "어머, 엄마? 엄마야?"라며 당황해 또 한번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올 가을,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동시에 공략하게 된 탓에 나름의 부담감을 느꼈을 공효진이다. 드라마와 영화 모두 공효진의 장기인 로맨틱 코미디로 승부수를 봐야 했던 만큼 결과에 대한 책임감을 떠안을 가능성도 높았다. 하지만 열심히 연기한 대가는 흥행이라는 보상으로 되돌아왔다. 쏟아지는 호평에 기분이 좋은 듯 질문을 하지 않아도 하고 싶었던 말들을 쭉 쏟아낸 공효진. '벌써 끝났나?' 싶을 정도로 재미를 담보로 하는 공효진의 작품만큼이나 1시간의 인터뷰 역시 '순삭'이었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이 시청률 1위를 찍었다.
"(박수!) 사실 촬영을 하다보면 실시간 토크를 잘 못 본다. 현장에서는 시청자들의 반응이나 드라마에 대한 분위기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좀 다른 것 같기는 하다. 단순히 숫자나 기획적으로 나오는 '잘됐다' 기사들 뿐만 아니라 드라마를 두고 열띤 토론을 하시는 것 같더라. 식상하다는 평보다 범인에 대해 궁금해하고, 재미있어하고, 무엇보다 반가워하는 것 같아 기분 좋다."

-'공효진 드라마는 시청률 두 자리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다'는 공식을 또 증명했는데.
"생각해보니 내가 참 오래 하긴 했더라.(웃음) 예전에는 시청률이 10%가 넘어도 '잘되지 않았다'고 말하는 시기가 있었는데 요즘엔 칭찬 받는다. 하하.  사실 송가인 씨 '뽕따러 가세'에 좀 밀리고 있었다. 근데 하차를 한다고 하시더라. 우리끼리는 '이건 우주의 기운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하. 끝까지 무탈하게 잘 마치고 싶다."

 

-'가장 보통의 연애' 역시 작품과 캐릭터 모두 '신선하다'는 반응이 많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신선하다'고 느껴 주실 줄 몰랐다. 나름 변주를 위해 늘 노력은 하는데, 그것도 내가 독단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 않나. 작가님과 감독님이 계시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맞춰야하고, 융화돼야 한다. 관객 입장에서는 내가 출연한 모든 작품을 보지 않으셨을 수 있으니까, 중복감을 못 느낄 수도 있는데 직접 연기하는 나는 아니지 않나. 결국 내가 나를 설득해야 하고, '이건 이렇게 표현하지 않는게 좋겠다'는 것을 끊임없이 고민한다."

-그럼에도 '로코퀸, 로코장인 타이틀을 입증시켰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그저 다행이다.(웃음) 영화로는 내 인생에서 두 번째 로코다. 로코퀸이라는 말도 드라마를 할 때 많이 들었지 영화는 아니었다. 영화는 아무래도 드라마를 통해 잘 만날 수 없는 캐릭터를 과감하게 선택하게 된다. '가장 보통의 연애' 선영은 로코라는 장르 안에서 조금 다른 캐릭터로 보이긴 했다. '저 여자는 뭐지? 왜 저렇게 싸하지?' 싶었다. 온기가 없는 것 같은, 차갑게 느껴지는 사람이 아주 간혹 있지 않나. 선영은 그런 여자로 보였다."

-그 지점이 전작 캐릭터들과는 차별화 되는 부분이라 느꼈나.
"열정을 쏟아 부었든, 화를 냈든, 따뜻한 정이 있었든 매 캐릭터마다 온기는 넘쳤다고 생각한다. 근데 선영은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뾰족뾰족하고, 뭔가 자기 혼자만 다 알고 있는 사람처럼 굴더라. 냉소로 가득찬 여자라고 해야 할까? 나중에 이유가 설명이 되긴 하지만 어쨌든 시작부터 선영은 밑도 끝도 없이 차가워야 했기 때문에 거기에 초점을 맞춰 시작했다."

-변신에 대한 갈망과 어려움을 동시에 느끼는 것 같다.
"어렵다. 너무 어렵다. 나는 한다고 하는데, 해도 해도 아니라고 할 때도 있고.(웃음) 선영은 시나리오에 담겨 있는 재미에 충실하려고 했다. 입체적 캐릭터를 만들 욕심은 없었다. 작품 자체가 유쾌하고 가벼우니까. 어떤 문제를 고발하고 싶다거나 '이건 잘못됐어'라는 것을 가르치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저 '이런 사람도 있잖아요!'를 보여주고 싶었다."
 

-로코에 일가견이 있는 공효진을 또 로코에서 원한 이유는 결국 공효진이라는 배우의 능력을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
"나를 캐스팅 한 것도 그렇고, 내가 선택한 이유도 그렇다. 내가 생각해도 내가 참 잘 할 수 있는 역할이었다.(웃음) 배우는 그렇다. 보는 사람이 10가지를 우려하고 판단한다면, 난 100가지를 놓고 세분화해서 고민하고 결정하고 연기한다. 그래서 결과에 대해 아주 단순하게 비교를 해버리면 속상하기도 하다. 물론 그것이 배우의 숙명이다. 끊임없이 '모자르다, 모자르다' 생각해야 보통이 나오는 것 같다."

-완성된 '가장 보통의 연애'에 대한 만족도는 어떤가.
"만족도는 꽤 높다. 첫 로코 영화였던 '러브픽션' 이후 이 장르에는 큰 흥미가 없었는데 '가장 보통의 연애'는 시나리오가 재미있었고 '글대로만 나오면 진짜 재미있겠다' 싶었다. 그리고 많은 배우들의 호연으로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온 것 같다. 개인적인 아쉬움이야 당연히 있고, '저건 내 눈에만 보이는건가?' 싶은 부분들도 있는데, 또 10명에게 물어보면 누군가는 '재미있었다'고 한 장면을 누군가는 '별로였다'고 한다. 그게 겹친다. '사람 취향 진짜 다르구나' 생각도 든다. 때문에 나 혼자 우려를 했어도 보기에 괜찮았던 부분이 있을 것 같다. 노력은 했지만 판단은 내가 해봐야 소용이 없더라.(웃음)" 

-게임이라는 핑계로 적나라한 단어들을 내뱉는다.
"나는 딱 초등학생들이 하는 장난같은 느낌이라 생각했다. 어렸을 땐 빈 벽에 그런 단어를 쓰면서 놀리고 놀지 않나. 근데 웃긴건 영화관에서 남자 분들이 그 전까지는 막 웃다가 갑자기 조용해지는 것을 느꼈다. 찬물을 확 끼얹은 것 같은 분위기랄까? 그때 처음 '어 좀 센가? 여기에서 듣기는 좀 그런가?' 싶기는 했다.(웃음) 근데 뭐 사전에도 있는 단어들이고, 유아적이라 판단했기 때문에 '귀엽게 봐주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연기했다. '너 애냐?'라고 말할 수 있는."

-감독과 수위 조절을 논의하지는 않았나.
"그 신은 아니었고, 원래 전 남자친구를 찾아가 퍼붓는 신이 있었다. 그 대사들도 꽤 걸걸했다. 근데 그렇게까지 꽂히면 안 좋을 것 같더라. '저 여자는 입이 뭐야. 입만 열면 저래'라는 느낌을 줄 것 같았다. 원래는 지금보다 더 폭탄같이 팡팡 터지는 영화였다. 그래서 감독님에게 '대체 무슨 일들이 있었던거냐' '열정적으로 사랑하셨나봐요' '진짜 이런 게임을 해요?'라는 식의 질문도 많이 던졌다."
 
 

>>②에서 계속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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