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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접기 만난 태양광 패널…‘탄소 제로’ 도시의 밤 밝힌다

WEC 국제도시설계 공모전 1등, 건축가 박성기

제24회 세계에너지총회(WEC)의 국제도시 설계 공모전 ‘랜드 아트 제네레이터 이니셔티브(LAGI)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별이 빛나는 층운’. 낮에 평평하게 펼쳐져 햇볕을 막는 차양 역할을 하는 태양광 패널이 밤에는 동그랗게 접혀 아름다운 가로등이 된다. [사진 박성기]

제24회 세계에너지총회(WEC)의 국제도시 설계 공모전 ‘랜드 아트 제네레이터 이니셔티브(LAGI)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별이 빛나는 층운’. 낮에 평평하게 펼쳐져 햇볕을 막는 차양 역할을 하는 태양광 패널이 밤에는 동그랗게 접혀 아름다운 가로등이 된다. [사진 박성기]

대기 오염의 주된 원인은 뭘까. 흔히 공장 매연이나 자동차 배기가스가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세계건물건축연합(GABC)의 2018년 통계(2018 Global Status Report)에 따르면,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의 40%를 차지하는 게 건축물의 시공 및 운영이다. 자동차나 항공 등 운송수단은 건축물의 절반 수준인 23%다.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해 건축가들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UAE 마스다르시 공원에 조형물
태양광 패널에 집수 기능도 추가

낮에는 햇볕 막는 차양 역할하고
밤엔 동그랗게 접어 가로등 변신
“아름다움 갖추려 종이접기 응용”

 
지난 9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제24회 세계에너지총회(WEC)의 국제도시 설계 공모전 ‘랜드 아트 제네레이터 이니셔티브(LAGI)’에서 건축가 박성기(39)씨가 한국인 최초로 최고상인 1등상을 받았다. LAGI는 지역 특수성을 고려한 새로운 디자인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미국과 그 밖의 국가를 매년 번갈아가며 개최되는 공모전. 태양열 에너지·풍력·수력 등으로부터 에너지를 얻는 조형물 디자인을 요구한다. 건축가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내로라할 예술가·과학자·엔지니어 등이 참여하는 명망있는 대회다.

  
‘별이 빛나는 층운’으로 수상

 
제24회 세계에너지총회(WEC)의 국제도시 설계 공모전 ‘랜드 아트 제네레이터 이니셔티브(LAGI)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별이 빛나는 층운’. 낮에 평평하게 펼쳐져 햇볕을 막는 차양 역할을 하는 태양광 패널이 밤에는 동그랗게 접혀 아름다운 가로등이 된다. [사진 박성기]

제24회 세계에너지총회(WEC)의 국제도시 설계 공모전 ‘랜드 아트 제네레이터 이니셔티브(LAGI)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별이 빛나는 층운’. 낮에 평평하게 펼쳐져 햇볕을 막는 차양 역할을 하는 태양광 패널이 밤에는 동그랗게 접혀 아름다운 가로등이 된다. [사진 박성기]

올해의 주제는 UAE에 조성되는 탄소 제로 도시인 마스다르시의 공원을 위한 조형물 설계였다. 박씨의 수상작 ‘별이 빛나는 층운(Starlit Stratus)’은 햇빛이 강한 중동 지역의 특성을 살린 데다 태양광 패널에 집수·정수 기능을 추가해 공기 중 수분을 식수로 변환시키는 기술까지 접목시켜 큰 호평을 받았다.

 
15m 간격으로 세운 99개 기둥 절반에는 태양광 패널을, 나머지 절반에는 수분 흡수 장치를 설치해 전력원과 식수원으로 함께 쓸 수 있도록 디자인한 것이다. 낮에는 패널이 펼쳐져 햇볕을 막는 차양이 되고, 밤에는 동그랗게 접혀 가로등이 된다. 박씨는 “이미 상용화된 기술을 활용한 아이디어이기에 수 개월내 현실화가 가능하다”면서 “현재 마스다르시와 설치 여부를 논의 중이고, 한국의 경우도 환경적 조건은 부족하지만 일부 보유한 선진기술을 통해 효율을 높일 수 있기에 적용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박씨가 집중한 것은 기술 개발보다 “기술을 미적으로 아름답게 풀어내기 위한 방안 모색”이다. “태양광 패널은 통상 미관상 좋지 않다는 인식이 있잖아요. 그런 패널이 밤이 되면 마스다르시를 상징하는 아트워크로서의 미적 아름다움을 갖추게 하고 싶었어요. 어릴 적 많이 했던 종이접기를 떠올렸죠. 어린 마음에 종이접기가 신기했던 게, 크기도 모양도 제각각인 다양한 결과물의 원형이 다 같은 정사각형 종이인 거잖아요. 그래서 정사각형의 무언가를 볼 때면 자연스럽게 종이접기를 떠올리곤 했어요. 종이접기 문화가 없는 서양인들은 신기해 하더군요.”

 
건축가로서 지속가능성의 실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미국으로 유학을 오면서다. 하버드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건축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세계적인 건축가 장 누벨의 AJN, 렘 쿨하스의 OMA 등을 거치면서, 지역 환경을 고려해 기존 공간을 되살리는 패시브(Passive) 디자인 방식으로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첨단 트렌드를 체득한 것이다.

 
장 누벨, 렘 쿨하스의 패시브 디자인 체득

 
건축가 박성기

건축가 박성기

지난해부터는 뉴욕에서 개인 사무소 ‘SSP [SU:P]’를 직접 운영하면서 도시재생을 중심으로 한 일관된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 국내에서 ‘도시재생’ 개념의 상징물로 통하는 마포문화비축기지도 2013년 ‘마포지구 오일 탱크 재활용 방안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1등상을 수상한 그의 아이디어를 기초로 설계 공모를 거쳐 구현된 것이다.

 
그는 “지속가능한 환경 디자인, 데이터를 활용한 공간 및 형태 디자인, 과학과 예술이 융합된 미래 세대를 생각하는 건축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세계적인 건축가들에게 배운 다양한 경험들을 살려 한국에서도 친환경을 위한 재료와 기술들을 한데 모을 기회가 있었으면 합니다. 고갈되지 않을 만큼 풍부한 석유를 가진 아부다비가 탄소제로 도시를 향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한국도 이미 일부 선진기술을 갖고 있거든요. 좋은 기술을 환경에 맞게 효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함께 고민하고 싶습니다.”
 
유주현 기자 yjjoo@joongang.co.kr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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