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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 중단, 전쟁 종식…43세 총리 ‘에티오피아의 기적’

아비 아머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왼쪽)가 지난해 7월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이사이아스 아페웨르키 에리트레아 대통령과 함께 에리트레아 대사관 재개를 축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아비 아머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왼쪽)가 지난해 7월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이사이아스 아페웨르키 에리트레아 대통령과 함께 에리트레아 대사관 재개를 축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아비 아머드 알리는 우리에게 기적과도 같은 존재다.”
 

노벨평화상 받은 아비 총리
반체제 인사 귀국 허용 등 잇단 개혁
이웃 나라 에리트레아와 분쟁 끝내
민족 간 폭력 갈등 해결은 숙제로
올 경쟁률 301대 1…100번째 수상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해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특별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비 아머드 알리(43) 에티오피아 총리가 지난해 4월 집권한 이후 독재가 자행하는 폭력이 사라지면서 민주주의와 비슷한 양상이 자리를 잡고 있다면서다. 수년간 반정부 시위로 몸살을 앓던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지역에서 본보기로 꼽히는 나라가 됐다.
 
아비 총리는 에티오피아에 자유주의 개혁의 바람을 몰고 왔다. 극도로 통제되던 국가를 뒤흔들었다. 야당 운동가 수천 명을 감옥에서 풀어줬다. 추방된 반체제 인사들이 에티오피아로 돌아올 수 있도록 허용하기도 했다.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는 수많은 군중이 반체제 인사들의 귀향을 반겼다. 과거 정치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하기 두려워하던 주민들은 이제 자유롭게 발언하고 오랫동안 금지돼 있던 현수막도 시내에 나부낀다고 BBC 등이 전했다.
 
하지만 그의 이런 개혁은 에티오피아 민족 갈등이란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국가의 강력한 통제가 사라지자 민족 간 폭력 충돌이 빚어져 250만 명이 피난을 떠나는 일이 벌어졌다. 소셜 미디어에 인종 혐오 발언이 난무하고 무법 행위도 빈발하고 있다. 아비 총리를 반기는 주민들이 그를 ‘기적’이라고 표현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그는 국내적으로 적잖은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아비 총리는 11일 100번째 노벨평화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이날 아비 총리를 2019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아비 총리는 에티오피아의 독재를 허문 당사자이지만 노벨위원회는 특히 그가 에티오피아와 오랫동안 대립해온 이웃 에리트레아와 화해한 공로를 높게 평가했다. 노벨위원회는 “평화와 국제 협력을 위한 노력, 특히 이웃 에리트레아와의 국경 분쟁 해소를 위해 결단력 있는 이니셔티브를 시행한 점을 높이 사 노벨평화상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에리트레아는 1952년 에티오피아에 합병된 뒤 30여 년간 투쟁을 하다 1993년 독립했다. 이후 1998∼2000년 국경을 둘러싸고 전쟁이 발발해 양측에서 7만 명 이상 숨졌다. 이후 지난해 4월 취임한 아비 총리가 에리트레아와의 화해를 추진한 데 힘입어 양국은 지난해 7월 종전을 선언했다. 20년간의 군사적 대립 상태를 끝낸 것이다.
 
에티오피아 총리실은 노벨평화상 수상 소식에 성명을 내고 “국가적 자랑”이라며 “모든 에티오피아인의 승리이자 에티오피아를 번성하는 국가로 만들려는 우리의 의지를 더 강하게 하라는 요구”라고 했다.
 
노벨위원회는 에리트레아의 이사이아스 아페웨르키 대통령의 역할도 컸다고 인정했다. 노벨위원회는 “평화는 한쪽 당사자의 행동만으로 일어설 수 없다. 아페웨르키 대통령은 아비 총리가 내민 손을 잡고 양국 평화 프로세스가 공식화하는 것을 도왔다”고 소개했다. 노벨위원회는 그러면서 평화협정이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의 모든 국민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고 동아프리카 최대 경제국인 에티오피아가 평화롭고 안정이 유지될 경우 해당 지역 국가와 민족들이 우의를 다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비 총리는 지난 8월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한국을 공식 방문하기도 했다. 에티오피아는 북한과도 외교 관계를 맺고 있다. 아비 총리는 “하나의 한국, 남북의 통일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노벨평화상은 지난해까지 99차례 수여돼 올해 아비 총리가 100번째 수상자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2009년 ‘국제 외교와 국민 간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특별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이유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또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2002년), 아동 교육 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 유럽연합(EU),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김대중 전 대통령 등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노벨평화상 시상식은 오는 12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9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0억9000만원)의 상금과 노벨상 메달, 증서가 수여된다.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에는 개인 223명과 단체 78개가 올랐다. 301대 1의 경쟁을 뚫은 셈이다. 누가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될지 관심을 모았지만, 노벨위원회의 규칙상 후보자 명단은 50년간 공개되지 않는다. 기후 변화 활동가인 16세 스웨덴 소녀 그레타 툰베리가 유력한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그가 수상했다면 역대 최연소 수상자였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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