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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주 52시간’ 보완하라지만…국회는 지지부진, 고용부는 난감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관계부처에 탄력근로제 관련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청와대 제공)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관계부처에 탄력근로제 관련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청와대 제공) [뉴스1]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주 52시간 확대 시행에 ‘비상등’이 켜졌다. 중소·중견기업(5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 충격 완화를 위해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보완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라서다.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발 묶여 있는 보완법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안이다. 노사정 합의를 거친 법안으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내용이다. 이 법이 통과되면 근로자는 초과근무를 한 날로부터 6개월 안에 단축근로 또는 대체휴무를 통해 평균 노동시간을 주 52시간에 맞추면 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서 논의한 이 내용을 지난 3월 발의했다. 하지만 7개월이 지나도록 야당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조국 정국’으로 여야 간 골이 깊어지면서 7월 이후 실질적 논의가 끊겼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탄력근로제 ‘6개월 안’이 부족하다며 ‘1년 안’을 주장한다. 1달로 설정한 선택근로제 정산 기간도 탄력근로제처럼 3~6개월로 늘리자는 제안도 한다. 여당은 모두 ‘수용 불가’ 입장이다.
 
환노위 여당 간사인 한정애 민주당 의원은 10일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1년 안은 노사 합의사항을 벗어나는 거라 합의할 수가 없다”면서 "(현재까지는) 야당이 논의에 적극적이지 않다. 합의를 안 해주면 야당 책임”이라고 했다. 
 
이재갑(앞줄 왼쪽 다섯번째) 고용노동부 장관을 비롯한 중소 중견기업인들이 지난 7월 '노동시간 단축 현장안착을 위한 기업인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갑(앞줄 왼쪽 다섯번째) 고용노동부 장관을 비롯한 중소 중견기업인들이 지난 7월 '노동시간 단축 현장안착을 위한 기업인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반면 자유한국당 소속인 김학용 환노위원장은 지난 8일 “이제 와서 경제계 우려가 크다며 보완 입법을 서둘러 달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라며 “(문 대통령이) 경제상황을 전혀 고려치 않고 일방적 몰아치기식으로 경제를 더 어렵게 만들지 않았나"라고 비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국무회의에서 “노동시간 단축 확대 시행에 대해 경제계 우려가 크다”면서 “만에 하나 국회에서 입법이 안 됐을 때 정부가 할 수 있는 대책을 미리 모색하라”고 지시했다. 5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주 52시간 제도 시행일은 내년 1월 1일이다. 제도가 처음 도입된 지난해 7월부터는 300인 이상 사업장에만 주 52시간제를 적용해왔다.
 
대통령이 직접 메시지를 낸 건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일 경제단체장들과 만나 “중소기업의 56%가 주 52시간제 준비가 안 됐다(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는 의견을 들었다. “고용부는 39%만 준비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는데 정부와 현장 인식 차이가 크다”는 지적도 있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같은 날 기재부 국정감사장에서 주 52시간제 확대 시행과 관련해 “이달 안에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지난 7월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반대와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규탄 집회를 벌이고 있다. [사진 민주노총 페이스북]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지난 7월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반대와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규탄 집회를 벌이고 있다. [사진 민주노총 페이스북]

 
고용노동부는 난감한 상황이다. 시행령 개정 등 비입법 대책을 내놔야 하는데 가능한 수가 많지 않다. 근로기준법 시행령을 또다시 개정해 재량근로제 대상을 확대하는 방법이 있지만 “줬다 뺏는 노동정책”이 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현실성있는 대책으론 위반사업장 적발 시 계도기간을 부여하는 방안이 꼽힌다. 3~6개월가량 사업주 처벌을 미루는 건데 일종의 미봉책이다. “이럴 거면 주 52시간제를 왜 하냐”는 노동계 반발도 예상된다.
 
여당에서는 “계도기간은 당정 논의 전”이라고 한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10일 “50인 이상 300인 미만 중견기업 수가 대기업에 비해 워낙 많고 국회 입법이 안 돼 현장 불안감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주무부처(고용부)가 선례가 있는 계도기간 등을 고민하겠지만 아직 당과 논의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회는 지지부진하지만, 노사정 협의는 진전을 보고 있다.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이날 “내일(11일) 본위원회를 열고 그동안 의결하지 못했던 탄력근로제 합의안과 국민취업지원제도 등을 최종적으로 의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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