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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갑생 중앙일보 교통전문기자

완전 자율주행차 나오면 '유령 정체' 사라질까?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의 자율주행차가 서울 여의도를 주행하고 있다. [중앙포토]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의 자율주행차가 서울 여의도를 주행하고 있다. [중앙포토]

 주요 선진국은 물론 국내 자동차와 IT 업체들도 자율주행차 개발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수준을 0~5단계로 나눌 때 일부에서는 4단계 이상도 개발이 거의 끝났다는 얘기도 나오는데요. 
 
 4단계가 되면 특정 조건에서 운전자는 개입할 일 없이 자동차가 알아서 목적지까지 찾아가는 게 가능해집니다. 이를 넘어 5단계가 되면 운전자는 사람이 아닌 말 그대로 자동차가 되고, 기존의 운전자는 그냥 승객의 개념이 될 텐데요. 
 
 이런 완전 자율차들이 속속 등장하게 되면 상당한 변화가 생길 겁니다. 전문가들은 교통사고도 현재보다 많이 줄고, 차량 정체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사고, 공사 없는데 막히는 '유령 정체'  

 그럼 교통 정체 중에서도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이른바 '유령 정체(phantom traffic jam)'도 사라질까요. 답을 구하기 전에 우선 유령 정체가 생기는 상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통상 교통 정체가 생기는 원인은 ▶도로 용량에 비해 많은 차량이 몰릴 때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도로 상에 공사 구간이 있을 때 등인데요. 
 
 그런데 이런 상황이 아닌데도 이상하게 차가 막히는 현상이 심심찮게 벌어집니다. 고속도로는 물론 자동차전용도로에서도 곧잘 겪게 되는데요. 
 
 이런 현상을 정체가 모호한 유령에 빗대 '유령 정체'라고 부릅니다. 사실 그동안 교통전문가와 과학자들이 유령 정체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여러 연구를 진행한 바 있는데요. 
 
그중에 가장 설득력이 있다고 평가되는 게 ‘반응시간 지체(reaction time delay)’이론입니다. 영국 엑서터대-헝가리 부다페스트대 공동 연구팀이 2006년 왕립학술원 학회보에 발표했는데요. 
 
 예를 들어 고속도로에서 대형 트럭 뒤를 승용차가 일정 간격을 두고 따라가는 상황을 가정해봅니다. 나름대로 일정한 간격을 둔다고는 하지만 속도 차이 때문에 승용차와 트럭과의 간격이 좁혀지는 상황이 생깁니다. 

 
차량 정체 중에는 그 원인이 모호한 경우도 적지 않다. [연합뉴스]

차량 정체 중에는 그 원인이 모호한 경우도 적지 않다. [연합뉴스]

 그러면 승용차 운전자는 브레이크를 밟게 되고, 그 뒤를 따르던 차량도 속도를 줄일 수밖에 없는데요. 이렇게 차량들이 순차적으로 반응하며 속도를 줄이다 보면 맨 뒤차는 거의 멈춰서는 상황이 됩니다. 
 

  '운전자=인간'이 유령 정체 요인?  

 또 전반적인 차량 흐름이 나쁘지 않은데도 수시로 차선을 바꾸는 차량이 있는 경우에도 이런 현상이 유발되는데요. 이렇게 급차선 변경을 하는 차량을 발견하면 다른 차량의 운전자가 순간적으로 브레이크를 밟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이유로 생긴 정체는 다른 돌발 요인이 없다면 차량 행렬이 일정 간격과 속도를 다시 회복되면서 저절로 풀리게 되는데요. 맨 뒤에서 차량 정체를 겪었던 운전자로서는 최초 정체가 시작된 지점을 지나더라도 왜 차가 막혔던 건지를 알 수 없게 되는 겁니다.  
 
 ‘나비효과(Butterfly effect)’ 이론도 있는데요. 나비의 날갯짓처럼 작고 경미한 바람이 폭풍우와 같은 커다란 변화를 유발한다는 것으로 1960년대 무렵 기상학에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일정한 흐름 속에 있던 차량의 운전자가 졸거나 휴대전화 사용 등의 일탈 행동으로 1~2초간 멈칫할 경우 이를 본 뒤차들이 속도를 줄이거나 차선을 바꾸면서 체증을 유발하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결국 유령 정체가 만들어지는 데 가장 크게 일조하는 건 역시 인간입니다. 인간이 운전대를 잡고 있기 때문에 유령 정체가 생긴다고 할 수 있다는 건데요.  
스기야마의 실험. [KBS 화면 캡처]

스기야마의 실험. [KBS 화면 캡처]

 
 일본 나고야대의 스기야마 유키 교수가 2008년 실시한 이른바 '스기야마의 실험'에서도 이런 사실이 입증되는데요. 그는 길이 250m의 원형 도로에서 22대의 차가 일정 간격을 유지하며 달리는 실험을 했습니다.  
 
 차들을 동일한 간격으로 배치한 뒤 일정한 속도(시속 30㎞)로 달리게 했지만 얼마 뒤 일부 차량이 정체되는 현상이 생겼는데요. 인간이 운전을 하다 보니 차량마다 속도에 미세한 차이가 나면서 간격 유지에 실패한 겁니다.   
 

 자율차와 인간 운전차 뒤섞이면 혼란  

 이렇게 보면 인간이 아닌 기계, 아니 정확히는 '첨단 자율주행 시스템'이 운전을 하게 되면 유령 정체는 해소될 거란 추정이 가능한데요. 하지만 그리 상황이 간단치는 않습니다. 
 
 우선 5단계의 완전자율주행차가 등장하더라도 도로 상에서 상당 기간 인간이 운전하는 차와 공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데요. 자율주행차가 인간 개개인이 지니고 있는 독특한 운전습관과 돌발 행동을 모두 파악하고 대비하기는 불가능해 예기치 못한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영화 토탈리콜에 등장하는 로봇운전자. 완전자율주행차와 마찬가지다. [영화 장면 캡처]

영화 토탈리콜에 등장하는 로봇운전자. 완전자율주행차와 마찬가지다. [영화 장면 캡처]

 
김현 한국교통대 교수는 "자율주행차와 사람이 운전하는 차량이 뒤섞이다 보면 돌발 상황 대응은 물론 신호 반응 속도 등에서도 차이가 생겨 뜻하지 않은 다양한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의 류도정 자동차연구원장도 "아직은 현실화되지는 않고 있지만 향후에 자율주행차와 운전자가 직접 운전하는 차 사이에 여러 가지통제 못할 간섭이 일어나지 않을까 예측된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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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기계적으로, 시스템적으로 정확하게 운행하는 자율주행차 만으로 도로를 채우는 때가 되어야 유령 정체는 비로소사라질 거라는 답이 나옵니다.  이때가 언제일지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최소한 한세대, 30년은 걸려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는데요. 끊임없는 관심과 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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