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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라드 칼럼] 북한 장거리 미사일 실험, 트럼프 결단 부른다

존 에버라드 전 평양 주재 영국대사

존 에버라드 전 평양 주재 영국대사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뒤 북한은 “미국이 빈손으로 협상장에 나왔다”는 짤막한 메시지를 남겼다. 미국 측이 “(우리는) 창의적인 방안들을 제시했으며 북한 측 협상단과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주장하자 북한은 미국이 정치적으로 북·미 관계를 악용했다고 반박했다.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일까.
 

도발로 양보 얻으려는 것은 오판
탄핵 위기 트럼트가 돌변할 수도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의 대선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은 입지 강화 때문에 양측 모두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무대를 원한다. 스톡홀름 실무협상 전에 전문가들은 대북제재의 부분적 완화와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그런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북한의 오판 때문이다.
 
북한은 미국의 입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하노이 회담 때도 그랬다. 북한은 미국이 협상 진전을 간절히 원하기 때문에 기꺼이 북한의 요구에 응하리라고 확신했다. 미국 측은 북한의 핵심 협상안인 ‘영변 핵시설 폐쇄를 조건으로 한 대북제재 전면 해제’에 합의할 수 없다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북한 측은 미국의 합의를 끌어낼 수 있다고 믿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장에서 걸어나갔고, 김정은 위원장은 당혹해 하는 표정을 보였다. 북한은 여전히 과거의 실수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것 같다. 새로운 무기 기술에 미국이 위압감을 느끼고 실무협상에서 양보를 할 것이라고 여전히 믿고 있는 듯하다.
 
북한이 여러 차례 실시한 미사일 실험은 미국의 입장을 바꾸지 못했고 미국 정부의 불쾌감만 부채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지만, 대통령을 제외한 미국 고위층 인사들은 북한의 미사일 실험을 도발로 여겼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탄핵 위기에 처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협상에서 큰 양보를 하기가 힘들어졌다.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말을 기한으로 미국에 태도 변화를 요구했고, 시간은 계속 흐른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 김정은 위원장이 다시 ‘아름다운 친서’를 보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상회담 추진을 촉구할 수도 있다. 북한은 사전준비가 없는 회담을 성사시켜 싱가포르 회담 때처럼 큰 양보를 받아내고 싶겠지만, 미국이 실무협상을 생략한 회담을 추진할 가능성은 작다. 북한이 이런 상황을 이해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고,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로 미국을 위협하려 들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외교적 성공은 북한이 미국에 위협적인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근거한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다면 북한의 결단은 위험한 결과를 부를 수 있다. 북한 때문에 정치적 타격을 입은 트럼프 대통령이 격노해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끝장낼 가능성도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에 시한을 제시했고, 별 소득 없이 날짜를 넘기면 위신이 떨어진다. 북한이 미국에서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경우 김 위원장은 틀림없이 내년 1월에 신랄한 신년사를 쏟아낼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비난할지도 모른다. 북한은 핵 개발 완성을 선언했기 때문에 핵실험 재개를 결정하거나 장거리 미사일을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실험을 감행할 수도 있다.
 
북한은 경제난 때문에 김정은 세력의 정치적 위기까지 염려할 만한 상황에 부닥쳤다. 그런데 최근 북·중 관계가 회복되면서 북한 지도부가 힘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이 신압록강대교 개통 비용을 부담하는 등 대북지원을 강화했고, 지원 규모는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북한이 여전히 경제난 탈출을 위한 대북제재 해제를 원한다면 미국과의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 신중하게 처신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중국에서 충분한 원조를 받는다면 정반대로 행동하려 할 수도 있다. 북·미 관계 진전이 없을 경우 북한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이 된다.
 
존 에버라드 전 평양 주재 영국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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