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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서 합작·촬영 러브콜…한국, 글로벌 영화 파트너로 뜬다

한국에서 촬영한 프랑스 영화 '‘#아이엠히어' 한 장면. 배우 배두나가 프랑스 배우 알랭 샤바와 호흡을 맞췄다.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에서 촬영한 프랑스 영화 '‘#아이엠히어' 한 장면. 배우 배두나가 프랑스 배우 알랭 샤바와 호흡을 맞췄다.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은 풍부한 문화‧예술로써 떠오르는 역동적인 나라입니다. 프랑스에선 한국영화가 열광적으로 사랑받죠. 정작 한국이란 나라에 대해선 남북분단 외엔, 중국‧일본에 비해 서구에 덜 알려져 있다는 점도 신선했어요. 이번 영화를 통해 한국을 알아가고 싶었습니다.”

배우 배두나와 함께 한국에서 찍은 로맨틱 코미디 ‘#아이엠히어’를 들고 5일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프랑스 감독 에릭 라흐티고의 말이다. 그는 10여 년 전 패션행사를 통해 가깝게 지내온 배두나를 “자석 같은 매력의 배우라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한국, 글로벌 합작 파트너로 발돋움
부산국제영화제서 협업 발표 잇따라
배두나 주연 佛영화 부산서 첫 공개
김지운 감독-이하늬 드라마 해외 진출

배두나가 한국서 찍은 '프랑스 영화'

5일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새 영화 '‘#아이엠히어'로 관객 앞에 나선 주연 배두나와 프랑스 감독 에릭 라흐티구.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5일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새 영화 '‘#아이엠히어'로 관객 앞에 나선 주연 배두나와 프랑스 감독 에릭 라흐티구.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배두나가 연기한 ‘수’는 한국에 사는 미스터리한 여성. 이혼 후 싱글로 살던 프랑스 셰프 스테판(알랭 샤바)은 SNS을 통해 가까워진 그를 만나러 한국에 오지만, 연락이 두절되자 수를 찾기 위해 인천공항부터 벚꽃 만발한 여의도, 종로타워, 광장시장 등 서울 곳곳을 모험하게 된다. 전체 분량의 70%를 한국에서 촬영해, 이날 세계 최초로 부산에서 공개했다.  
주연을 맡은 알랭 샤바는 ‘타인의 취향’ ‘박물관이 살아있다’ 등 영화로 프랑스‧할리우드에서 이름난 스타. 연출은 ‘미라클 벨리에’ ‘빅픽처’ 등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라흐티고 감독이 맡았고, 프랑스 최대 영화사 고몽이 제작에 나섰다(고몽은 한국 투자‧배급사 NEW에 판권을 사들여 ‘부산행’의 할리우드판 리메이크도 추진 중이다).  
이전에도 한국 배우를 캐스팅해 한국에서 촬영한 해외 합작 영화가 있었지만 대부분 일본‧중국‧동남아 등 아시아권에 국한됐다. 국내 촬영을 도운 ‘키스톤필름즈 코리아’의 하민호 프로듀서는 “서구 메이저 상업영화가 한국을 이처럼 비중 있게 다룬 적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K팝·한국영화 뜨니, 한국 촬영 유치 늘었다 

'‘#아이엠히어'엔 인천공항과 서울의 곳곳이 담겼다.[사진 부산국제영화제]

'‘#아이엠히어'엔 인천공항과 서울의 곳곳이 담겼다.[사진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을 향한 서구 영화계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일부 작가주의 감독들이 해외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예전과 달리 이젠 한국이 상업적인 흥행을 꾀할 매력적인 협업 상대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엔 ‘부산행’ ‘아가씨’ 등 대작들이 영화제뿐 아니라 해외 박스오피스에서 큰 흥행을 거두고, K팝 등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 밑바탕이 됐다. 올해 부산영화제는 그런 달라진 위상을 확인하는 장이었다.  
과거엔 배우‧감독 개개인이 해외 진출을 개척했다면 이젠 서구에서 먼저 협업이나 새로운 발굴을 위해 한국을 찾기도 했다. 한불합작 영화 ‘#아이엠히어’는 프랑스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라 해도 좋을 만큼 서구영화에 잘 등장한 적 없는 서울의 좁은 골목까지 구석구석 화면에 담았다. 라흐티구 감독은 “박찬욱‧봉준호 같은 감독들의 영화를 보며 한국의 영화 스태프, 기술 수준이 높은 것을 느꼈다”면서 “규정이나 사고방식 차이로 인한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한국 현지 스태프의 도움으로 어려움 없이 촬영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지난해 개봉한 마블 히어로물 '블랙팬서'는 부산에서 촬영해 '부산 팬서'란 별명을 얻었다.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지난해 개봉한 마블 히어로물 '블랙팬서'는 부산에서 촬영해 '부산 팬서'란 별명을 얻었다.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하 프로듀서는 “지난해 한 프랑스 명품 브랜드는 광고주가 칸영화제에 진출한 이창동 감독의 ‘버닝’을 인상 깊게 본 것을 계기로 한국에서 본사 광고를 찍었다”면서 “5~6년 전만 해도 이런 요청 자체가 없었다”고 귀띔했다. ‘어벤져스:인피니티 워’ ‘블랙팬서’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한국에서 촬영하며 얻은 홍보 효과도 한몫했다.  
 

"'기생충' 성공, 한국 콘텐트 글로벌 가능성 느꼈다" 

영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로 유명한 영국 감독 마이크 피기스도 5일 부산영화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매니지먼트사 ‘사람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3개국 로케이션을 활용한 옴니버스 프로젝트를 제작한다고 발표했다. 피기스 감독은 “넷플릭스를 통해 많은 K드라마를 봤고, 한국만의 영상제작 스타일에 고무돼 15개월 전 한국에 왔다”면서 “한국엔 독특하고 환상적인 배우가 많다. 또 한국어가 복잡하고 어려운 언어지만, 언어 자체가 가진 소리의 아름다움이 있다. 최고의 팀을 구성해서 자유롭게 작업해보고 싶다”고 했다. 프로젝트의 이름은 ‘셰임(Shame‧수치심)’으로, 수치심이란 감정을 중심으로 한국 배경의 스토리를 개발 중이다.  
배우 이하늬(왼쪽부터), 데이비드 엉거 아티스트인터내셔널그룹 대표, 이소영 사람엔터테인먼트 대표가 5일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취재진 앞에 나섰다. [부산=뉴스1]

배우 이하늬(왼쪽부터), 데이비드 엉거 아티스트인터내셔널그룹 대표, 이소영 사람엔터테인먼트 대표가 5일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취재진 앞에 나섰다. [부산=뉴스1]

최근 배우 이하늬와 미국 현지 계약을 체결한 미국 최대 에이전시 아티스트그룹 데이비드 엉거 대표도 부산영화제를 통해 이날 세미나 행사를 가졌다. 공리‧양자경 등 아시아 배우를 할리우드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그가 내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하늬는 아름답고 스마트하면서 글로벌한 야망을 갖춘 현대 한국 여성 배우의 대표 ‘얼굴’이라 느꼈다”고 밝히며, “지금 한국문화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심의 중심에 있다. 특히 한국영화는 명백히 황금기를 맞고 있다”고 했다. 또 “한국적인 콘텐트가 글로벌하게 소통될 수 있다는 걸 칸영화제에서 ‘기생충’의 성공을 보며 느꼈다. 마침 신규 플랫폼이 탄생하며 고유의 영역을 넘어 여러 발전과 협업 기회가 열렸다”면서 “시의적절하게 100주년을 맞은 한국영화 제작자, 감독, 작가, 배우들의 재능을 세계적으로 공유하기 좋은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이하늬, 김지운 감독과 프랑스 드라마 나서 

영화 '인랑' 개봉 당시 김지운(54) 감독.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인랑' 개봉 당시 김지운(54) 감독.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이날 함께한 이하늬는 해외 활동을 결심한 가장 큰 계기로 “어릴 적부터 한국전통음악을 해왔다는 것”을 들었다. “우리 것이 한국 사람이어서 좋은 것인가, 우리끼리 잔치인가, 질문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에서 자랐는데 미스 유니버스 출전이 시험의 장이 돼줬다”면서 “우리 것을 맘껏 풀었을 때 해외 사람들의 반응이 흥미로웠다. 내가 가진 자신감의 기반이 됐고 배우로서도 한국적 가치와 특수성을 잘 버무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강한 마음이 생겨 10년 전 한창 일할 시기에 미국에 가 연기 스튜디오를 다녔다”고 돌이켰다.  
그는 또 김지운 감독이 연출하고 프랑스의 카날 플러스가 제작, 할리우드 스튜디오 워너브러더스가 참여하는 프랑스 드라마에 출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2013년 주원·문채원 주연의 KBS 드라마를 리메이크해 미국에서 방영을 시작한 '굿닥터'.  [사진제공=ABC]

2013년 주원·문채원 주연의 KBS 드라마를 리메이크해 미국에서 방영을 시작한 '굿닥터'. [사진제공=ABC]

“‘극한직업’이 한국만큼 대만에서 크게 흥행하는 것을 보며 무엇이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것인가, 생각하게 됐어요. 지난해 미국에서 주목받은 ‘굿닥터’도 한국 동명 드라마의 리메이크였죠. 이런 시점에서 배우로서 ‘나’라는 한국 콘텐트의 강점을 ‘그들’(글로벌 영화계)과 함께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됩니다. 그래서 해외 ‘진출’보단 ‘협업’이란 말을 쓰고 싶어요. 우리가 해외에 나가서 거기 있는 것만으로 영광인 그런 것보다 함께 동등한 자세에서 서로에게 영감이 돼주는 게 진정한 글로벌이라 생각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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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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