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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야, 놀이공원 갈까" "좋아~" 노래하듯 대화하는 이것

기자
한형철 사진 한형철

[더,오래] 한형철의 운동화 신고 오페라 산책(1)

오페라는 낯설다. 어렵고 비싸다는 편견도 많다. 삶을 노래하고 때론 춤추고, 대화를 나누는 오페라는 인생의 희로애락이 담겨있는 종합예술이다. 청바지 입고, 운동화 신고 가벼운 마음으로 오페라 산책에 나서보자. <편집자>

 
현역 시절 많이 들었던 마케팅 용어 중 ‘진실의 순간(MOT)’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순간, 우리는 상대방에 대한 판단을 결정짓는다는 말이지요. 하지만 사람은 말을 붙여보고, 또 사귀어봐야 진면목을 알 수 있는 것 아닌지요. 자신도 모르게 편견이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10여 년 전만 해도 와인은 비싸고 심지어 떫기만 한 술이었지만, 이제는 동네 파스타 식당에서도 쉬이 즐기게 됐습니다. 조폭같이(?) 험상궂은 마동석 씨도 자주 TV 예능프로에서 보다 보니 귀요미라고 좋아하게 되었고, 이제는 명실상부한 CF킹이 되었답니다.
 

오페라에 대한 편견과 오해

오페라에 대한 몇 가지 개념과 특성, 용어 등을 알고 한두 작품을 접하게 되면, 우리가 편하게 즐겨 입는 청바지처럼 제법 재미있다며 웃음 짓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답니다. [사진 pixabay]

오페라에 대한 몇 가지 개념과 특성, 용어 등을 알고 한두 작품을 접하게 되면, 우리가 편하게 즐겨 입는 청바지처럼 제법 재미있다며 웃음 짓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답니다. [사진 pixabay]

 
우리는 오페라에 대해 다소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오페라는 비싸고 어렵고 정장을 갖춰야 한다는 생각에 가까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지어 ‘돼지 멱따는 소리’를 낸다고 손을 내젓는 경우도 있답니다. 아무튼 우리에게 오페라의 첫인상은 낯설지요. 하지만 오페라에 대한 몇 가지 개념과 특성, 용어 등을 알고 한두 작품을 접하게 되면, 우리가 편하게 즐겨 입는 청바지처럼 제법 재미있다며 웃음 짓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답니다.
 
이제 마음을 열고 저와 함께 오페라를 즐겨보시지요. 청바지 입고, 운동화 신고 오페라를 보러 가도 된답니다. 중요한 것은 여러분의 열린 마음이지요. 오페라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해도 걱정할 것 없답니다. 이미 오페라는 우리 생활 속에서 많이 만나고 있습니다.
 
‘열린음악회’라는 TV프로에서는 수시로 오페라 아리아를 들려주고 있는데, 많이들 보셨지요? 줄리아 로버츠와 리차드 기어 주연으로 인기가 폭발했던 영화 ‘귀여운 여인’에서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보았고, 최근에 히트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속에서도 ‘카르멘’과 ‘투란도트’의 오페라 아리아가 우리의 귀를 사로잡았지요. 영국의 휴대폰 판매원인 폴 포츠가 오페라 아리아를 불러 경연대회에서 우승하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를 돌며 청춘들에게 꿈을 심어준 사실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속에서도 '카르멘'과 '투란도트'의 오페라 아리아가 우리의 귀를 사로잡았습니다. [사진 보헤미안 랩소디 스틸]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속에서도 '카르멘'과 '투란도트'의 오페라 아리아가 우리의 귀를 사로잡았습니다. [사진 보헤미안 랩소디 스틸]

 
그럼 오페라는 어떤 것일까요? 흔히 종합예술이라고 합니다. 음악을 바탕으로 대사도 노래로 하는 일종의 뮤직드라마이지요. 오페라에는 서곡이나 전주곡과 남녀 아리아, 다양한 앙상블과 합창 등 여러 형태의 곡이 연주됩니다. 오페라 내내 연주되는 이런 곡으로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는지, 또는 죽게 되는지를 암시하거나 설명해주는 것이지요. 여타 클래식처럼 음악만 듣는 것이 아니라, 무대 위의 연기를 같이 보기에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습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무대 위 가수들의 노래와 연기를 즐기는 것이지요.
 
소프라노나 테너 같은 가수들이 하는 노래를 ‘아리아’라고 합니다. 아리아에는 등장인물의 뜨거운 사랑의 감정, 차가운 배신의 격정 또는 회색빛 책략 등 인간의 본성을 자극하는 내용을 담고 있답니다. 우리가 처음으로 오페라를 접하는 것도 바로 유명한 아리아를 통해서이지요. 재미있는 사실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많은 아리아의 제목은 첫 소절 가사를 그대로 가져온 것이랍니다. 유명한 아리아인 ‘리골레토’의 ‘여자의 마음’이나 ‘라 보엠’의 ‘내 이름은 미미’ 등도 그렇답니다.
 
공연 내내 가수가 무대에서 노래만 할 수는 없겠지요. 가수도 관객도 모두 힘들어 할 것입니다. 연극에서 대사하듯이 오페라에서도 대사가 필요한데, 그냥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노래처럼 음을 태워서 합니다. 만약 연인끼리 “자기야~ 우리 놀이공원 가서 롤러코스터 탈까?”라는 말을 애교 떨듯이 음의 변화를 주면서 대화한다면, 오페라에서는 이것을 ‘레치타티보’라고 하지요. 처음 듣는 생소한 단어라면 기억을 돕기 위해 한 번 소리 내볼까요? “레치타티보~~”


음의 변화를 주며 대화하는 ‘레치타티보’

낯선 곳에 내가 몰랐던 아름다움과 행복감,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풍요로운 삶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릅니다. 익숙하지 않은 새로움에 도전해보세요. [사진 pixabay]

낯선 곳에 내가 몰랐던 아름다움과 행복감,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풍요로운 삶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릅니다. 익숙하지 않은 새로움에 도전해보세요. [사진 pixabay]

 
레치타티보를 들으면 내용의 흐름을 알 수 있고, 아리아를 들으면서 등장인물의 사랑하는 마음이나 분노 등을 느끼게 된답니다. 이렇게 한 편의 드라마를 오케스트라의 음악이 이끌어 주는 것이 바로 오페라랍니다.
 
오페라는 주로 어떤 내용을 다룰까요? 바로 사람들의 영원한 테마인 ‘사랑’ 이야기입니다. 카르멘은 병사를 사랑하고, 아이다는 적국의 장군과 사랑을 나눕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윌리엄 텔’처럼 역사를 다루거나, ‘나부코’나 ‘삼손과 데릴라’와 같이 성서의 내용을 다룬 작품도 있답니다.
 
요즘 장수 프로그램 중에 ‘복면가왕’의 인기가 대단합니다. 노래 경연을 하는데, 복면을 쓰고 합니다. 이 프로그램의 취지가 바로 일체의 선입견이나 편견을 배제하고 노래를 듣자는 것이랍니다. 그동안 왠지 모를 편견으로 인해 거부감이 있었다면, 이제 익숙하지 않은 새로움에 도전해보시지요. 낯선 곳에 내가 몰랐던 아름다움과 행복감,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풍요로운 삶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갖가지 많은 유혹에 접하게 됩니다. 어떤 유혹이든지 그것을 이겨내면 정말 곧은 인생을 살게 되고 존경도 받게 되겠지요. 하지만, 유혹에 넘어가 새로운 도전을 하신다면, 그만큼 인생은 더 풍요로워질 것이며 타인의 부러움도 사게 될 것입니다. 지금 오페라가 여러분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오페라해설가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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