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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부산영화제와 다큐의 수준

강혜란 대중문화팀 차장

강혜란 대중문화팀 차장

“5년 전 ‘다이빙벨’이라는 영화로 이 자리에 섰다. 영화제 시작 직전까지 청와대와 국정원에서 20여 차례 넘는 상영 방해가 있었다. 5년 뒤 이런 영화가 필요하지 않은 세상이 됐으면 했는데 이렇게 또 왔다.”
 
지난 6일 부산국제영화제(Biff) ‘다큐멘터리 쇼케이스’ 부문에 초청된 ‘대통령의 7시간’(이하 ‘7시간’) 상영 뒤 이상호 감독의 인사말이다. 비장한 회고대로 2014년 ‘다이빙벨’ 상영은 이른바 ‘부산영화제 사태’의 도화선이 됐다. 독립성을 해치는 정치 외압에 반발해 이용관 당시 집행위원장이 퇴진하는 등 파문이 컸다. 지난해 1월 이 위원장이 이사장으로 복귀하면서 영화제는 가까스로 제 모습을 찾아가는 중이다.
 
노트북을 열며 10/10

노트북을 열며 10/10

이날 공개된 ‘7시간’은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행적에 의혹을 제기하며 최태민·최순실 일가와 박 전 대통령의 불투명한 관계를 추적했다. ‘김광석’(2017) ‘다이빙벨 그후’(2018)로 이어져온 이상호식 ‘의혹 제기 저널리즘 다큐’다. MBC 해직기자로서 인터넷매체 등을 통해 지난 수년간 문제제기 해온 내용을 짜깁기한 ‘고발뉴스 확장판’으로 보였다. 이 감독은 이번 영화가 “박근혜 치하 비리 및 국정 농단 의혹을 본격 조사하는 계기이자 검찰 개혁, 사법 개혁의 불쏘시개가 되길 바란다”고도 했다.
 
저널리즘·다큐·소셜미디어 구분이 희미해지는 1인 미디어 시대다. 주류 언론과 다른 관점에서 문제제기를 하고 동조세력을 묶어가는 것도 독립 매체로서 지향점일 수 있다. 다만 이를 극장용 다큐로 제작했을 때 평가는 유튜브 고발 영상과 달라야 할 것이다. 특히 국고 지원을 받는 아시아 대표영화제라면 상영작 판별 잣대는 엄격할수록 좋다. ‘다이빙벨’은 완성도를 떠나서 당시 억눌렸던 ‘세월호 절규’를 대변하는 의의라도 있었다. 이미 퇴출된 정권의 망령과 허위를 주장하는 ‘7시간’이 부산영화제의 어떤 눈높이와 지향점에 부합하는지 의아하다.
 
‘다이빙벨’로 시작된 ‘이상호 다큐’들은 사실 분간 없이 무책임한 의혹을 제기한다는 비판 속에 갖은 소송의 대상이 됐다. 김광석 타살 의혹을 거론한 감독 발언은 일부 명예훼손 배상 판결까지 났다. 이용관 이사장은 “작품 선별 권한은 전적으로 프로그래머에게 있다. 그 독립성을 보장해온 게 부산영화제의 자랑”이라고 했다. 하지만 또 한편의 ‘아니면 말고’가 24년 역사의 영화제 초청작 타이틀을 달고 관객을 부를 판이다. “요즘 부산영화제 다큐 섹션 수준이 예전같지 않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를 영화제 측이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강혜란 대중문화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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