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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뒷돈 전달한 2명 구속, 받은 조국 동생은 풀려났다

조국(54) 법무부 장관 동생 조모(52)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9일 새벽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은 “납득할 수 없다”며 “재청구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장판사 “배임 혐의 다툼 여지”
검찰 “납득 못한다, 재청구 검토”
법조계 “건강 이유 기각도 이례적”

이례적 영장 기각에 형평성 논란
한국당 “허리디스크가 절대반지”
민주당 “무리한 검찰 수사에 제동”
명재권 판사, 양승태엔 영장 발부

조씨는 공사대금 채권을 두고 웅동학원과 허위소송을 벌여 법인에 손해를 끼친 혐의와 교사 채용 대가로 지원자들에게서 뒷돈 2억원 안팎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조씨에게 돈을 전달한 혐의를 받은 두 명은 이미 구속됐다.
 
법조계에선 구속영장 실질심사 하루 전 허리디스크 수술을 이유로 심사를 미뤄 달라는 의견서를 법원에 내고, 심사 당일엔 심사 포기 의사를 밝힌 조씨의 영장이 기각된 것이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실이 지난해 대법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2017년 서울중앙지법에서 피의자가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은 심사건 32건 중 구속영장이 기각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2017년 전국 법원으로 범위를 넓혀도 피의자가 불출석한 101건의 실질심사 중 단 1건만 기각됐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대부분 피의자는 유명한 전관 변호사를 써서라도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고 구속만은 피하려고 한다”며 “영장심사 출석을 포기하는 것도 이례적인데 이 영장이 발부되지 않은 사례는 더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에는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이 전 대통령 측이 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이 있다. 실제로 이 전 대통령은 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았고, 서면으로만 이뤄진 심사 끝에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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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의 영장 기각으로 검찰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채용비리가 벌어진 시기 조 장관 모친 박정숙(81)씨가 이사장으로,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이사로 각각 재직해 수사가 조 장관 일가로 확대되는 추세였다. 특히 구속영장 기각 사유 가운데 ‘피의자의 건강 상태’가 언급돼 검찰의 고민도 늘었다. 검찰은 전날까지 모두 세 차례 소환 조사한 정경심 교수에 대해 이르면 이번 주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정 교수 역시 조씨와 마찬가지로 변호사를 통해 뇌수술 후유증과 시신경 장애 등 건강 문제를 호소하고 있다.
 
“돈 전달자 구속, 돈 받은 조국 동생은 기각 … 이해 어렵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모(52)씨의 구속영장이 9일 오전 기각됐다. 법원은 주거지 압수수색을 포함해 광범위한 증거 수집이 이미 이뤄진 점 등을 영장 기각 사유로 들었다. 조씨가 이날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정문을 허리를 잡은 채 나서고 있다. [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모(52)씨의 구속영장이 9일 오전 기각됐다. 법원은 주거지 압수수색을 포함해 광범위한 증거 수집이 이미 이뤄진 점 등을 영장 기각 사유로 들었다. 조씨가 이날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정문을 허리를 잡은 채 나서고 있다. [뉴스1]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법원이 제동을 건 것”이라고  법원을 옹호한 반면, 야당은 영장 기각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한국당 이창수 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오늘 기각 결정은 사법부의 수치로 기억될 것”이라며 “이제 대한민국에서 허리 디스크는 구속도 면하는 ‘절대 반지’가 된 것인가”라고 주장했다.
 
명재권 부장판사는 ▶배임 혐의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고 ▶광범위한 증거수집이 이미 이뤄졌으며 ▶피의자의 건강상태를 고려한 점 등을 영장 기각의 주요 사유로 들었다. 명 부장판사는 1998년 검사에 임용돼 2009년까지 검사 생활을 하다 그해 판사로 직을 옮겼다. 그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해 8월 영장전담 재판부로 자리를 옮겼다. 특히 올 1월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해 주목을 받았다.  
 
검찰은 반발했다. 조 장관 관련 수사팀 관계자는 “혐의의 중대성과 (조씨가) 핵심 혐의를 인정하고, 광범위한 증거인멸을 행한 점 등에 비춰 기각은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라며 “구속영장 재청구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조계에선 이날 조씨의 영장 기각 사유를 두고 여러 논란이 제기됐다.
 
우선  “배임수재(채용 비리) 부분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다. 검찰 역시 반박 입장문에서 “(조씨가) 핵심 혐의를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사실관계에 대해 법원과 검찰이 정반대의 판단을 내린 셈이다. 차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억대의 돈을 받아 채용 비리를 저지른 것이 사실이라면 사안의 중대성이 매우 심각해 보인다”며 “돈을 전달한 종범들이 모두 구속됐는데 실질적으로 금전적 이득을 취한 사람에 대한 영장이 기각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조씨의 건강 문제가 주요 기각 사유로 거론된 데 대해선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왔다. 조씨는 구속심사를 하루 앞두고 허리디스크 수술을 이유로 심문기일 변경 요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하지만 검찰은 조씨가 입원한 병원에 의사 출신 검사를 보내 건강상태를 점검한 뒤 조씨가 구속심사를 받는 데 무리가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 구속심사 당일인 8일 오전 구인영장을 집행했다. 서울로 올라온 조씨는 같은 날 오후 2시쯤 변호인을 통해 구속심사를 포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명 부장판사는 피의자 출석 없이 서면 심사만으로 조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건강상의 이유가 구속 기각 사유에 적히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며 “국정농단 사건 당시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 특혜 의혹을 받았던 김경숙 교수는 유방암 투병 중인데도 구속됐다”고 말했다.
 
김기정·김민상·이수정·김준영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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