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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서 27번째 노벨상···샐러리맨 출신의 '리튬전지' 창시자

2019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요시노 아키라가 9일 수상 발표 직후 기자회견을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AFP=연합뉴스]

2019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요시노 아키라가 9일 수상 발표 직후 기자회견을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AFP=연합뉴스]

또다시 일본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왔다.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는 9일(현지시간) 리튬이온 전지 발전에 공로한 존 B. 구디너프 텍사스대 교수(미국·97), M. 스탠리 휘팅엄 뉴욕주립대 교수(영국·78)와 함께 일본인 요시노 아키라(吉野彰·71) 아사히카세이 명예 펠로우를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2019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선정
화학상 수상자로는 8번째 일본인
일본 기초과학 실력 또다시 입증

아사히카세이 입사후 줄곧 충전지 연구
"개발 후 3년간 안팔려 너무 힘들었다"
"휴대폰 사용자들 보며 대단한 발명 실감"

 
국적과 상관 없이 일본인 노벨상 수상자로는 27명째다. 요시노는 8번째 일본인 노벨 화학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일본의 기초과학 실력이 다시 한번 입증된 쾌거라며 일본은 환호하고 있다. 
 
이날 수상 발표 직후 요시노는 기자회견에서 "제 자신이 흥분하고 있다. 젊은 연구자들에게 자극이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스톡홀름에서 리튬 전지가 환경 문제에 대한 대답이 되기 때문에 그 점을 평가한 것 같다"며 "리튬은 전기를 축적하는 기능인데, 전기자동차는 리튬 전지 없이는 안 된다.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요시노는 세계 1위 리튬이온 전지업체인 아사히카세이에서 줄곧 일했다. 2002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던 시미즈 제작소의 다나카 고이치(田中耕一)처럼 샐러리맨 출신인 셈이다.  
 
교토대학 대학원을 졸업한 뒤 아사히카세이에 입사한 그는 전지 연구개발 부문 책임자를 맡으며 ‘충전할 수 있는 전지’ 개발에 천착해왔다. 재작년부터는 나고야의 메이조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있다.  
 
요시노는 충전지의 소형화와 경량화를 위해 노력했다. 구디너프 교수가 1980년 발표한 논문을 바탕으로 사실상 리튬이온 전지의 ‘원형’을 만들어냈다. 전지의 기본구조를 확립한 85년엔 특허 출원을 했고, 이를 활용해 91년 소니가 세계 최초로 노트북과 휴대전화 등에 리튬이온 전지를 채택했다. 그후 파나소닉, 산요전지 등이 세계 시장을 석권했지만, 2000년대 이후 한국과 중국 기업에게 점차 자리를 내주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언제 가장 힘들었냐'는 질문에 "리튬 전지 개발뒤 3년간 무지하게 안 팔려 목이 졸릴 정도로 힘들었다"며 "1995년쯤 'IT(정보기술) 혁명'이 일어나자 갑자기 잘 팔리기 시작했다"고 술회했다. 또 '자신의 발명이 대단하다고 느낀 게 언제냐'는 질문엔 "난 휴대폰을 잘 쓰진 않지만, 리튬 전지가 쓰이는 휴대폰을 사람들이 많이 쓰는 걸 보면서 느꼈다"고 답했다. 
 
그는 일본의 기초과학 발전이 예전만하지 못하다는 지적과 관련해선 "대학들의 상황이 걱정된다"며 "이상적인 연구를 위해선 현실적인 목표를 위한 연구, 현상을 발견하는 기초 연구 모두 필요한데, 지금의 대학은 그 중간지점에서 헤매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요시노는 2004년 일본 정부로부터 자수(紫綬)포장을 받았고, 2014년엔 ‘공학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미국의 찰스 스타이크 드레이버상을 수상했다. 올해는 유럽 특허청이 주최하는 유럽발명가상도 받는 등 그동안 꾸준히 국내외에서 업적을 평가받아 왔다. 
 
그의 좌우명은 '호기심과 통찰력'이다. 그는 이날 기자들에게 "연구자는 머리가 부드러워야한다. 즉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며 "집착이라고 할까, 포기를 안 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런 강약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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