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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나귀 타고 48시간 "'우리 아이' 만나러 갑니다"…'플랜' 해외아동 결연

2017년 오승수씨가 후원 아동이 살고 있는 방글라데시 북부지역인 디나즈푸르의 볼라바자르 마을을 방문했을 때 모습. 오씨는 "당시 외지에서 손님이 왔다며 마을 사람들 100여명이 모였다"며 "함께 노래를 부르고 악기 연주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나눴다"고 말했다. [사진 오승수]

2017년 오승수씨가 후원 아동이 살고 있는 방글라데시 북부지역인 디나즈푸르의 볼라바자르 마을을 방문했을 때 모습. 오씨는 "당시 외지에서 손님이 왔다며 마을 사람들 100여명이 모였다"며 "함께 노래를 부르고 악기 연주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나눴다"고 말했다. [사진 오승수]

인천에 사는 오승수(60‧남)씨는 매년 방글라데시‧베트남 등에 열흘씩 다녀온다. 2005년부터 올해까지 벌써 15번 방문했다. 그가 이렇게 동남아 국가에 자주, 길게 가는 건 휴가 때문이 아니다. 해외결연으로 매달 후원하는 아동을 만나러 가는 것이다. 올 해 간 곳은 방글라데시 남부지역 바르구나. 오씨는 이곳에서 2년 전부터 후원한 사디아(11‧여)를 만났다. 그는 사디아가 다니는 학교를 찾아가 반 친구 모두에게 공책과 연필을 나눠줬다. 후원 아동을 보러 가는 길은 매번 멀고 험하다. 비행기를 갈아타고 수도 다카에 도착한 후, 사디아가 사는 곳까지 배나 자동차를 타고 6~7시간을 더 간다. 
 

82년째 해외결연 이어온 '플랜'
한국전쟁 이후 양친회 후원 아동들
성인 돼 개발도상국 어린이에 손길
"우리 아이 만나러 먼 길 마다않죠"

오승수씨가 2005년 첫 후원 아동인 방글라데시 소년 쿠마로이를 만났을 때 모습. 현재 쿠마로이는 성년이 돼 용접공으로 일하고 있다. [사진 오승수]

오승수씨가 2005년 첫 후원 아동인 방글라데시 소년 쿠마로이를 만났을 때 모습. 현재 쿠마로이는 성년이 돼 용접공으로 일하고 있다. [사진 오승수]

공기업에 다니는 오씨는 2004년 방글라데시에 쓰나미가 와 수많은 사람들, 특히 어린이들이 고통받는 걸 알게 된 후 후원을 결심했다. 그는 국제개발기구 플랜코리아에서 아동을 1대1로 후원하는 해외 결연을 신청했다. 이후 6명의 아동을 후원했다. 그가 맨처음 후원한 방글라데시 소년 쿠마로이는 18세가 돼 후원이 종료됐고, 현재 용접공으로 일하고 있다. 오씨는 “나 자신 가정 형편이 어려워 어릴적 플랜코리아의 전신인 ‘양친회’로부터 후원을 받았다”며 “열심히 공부해 자리를 잡은 후에는 나도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도움을 받은 경험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이는 또 있다. 2015년부터 플랜코리아에 정기후원 중인 정미애(61·여)씨다. 정씨가 5살이던 1963년부터 8년간 양친회를 통해 미국인의 후원을 받았다. 정씨는 한 살 때 부모님을 여의고 할머니 손에 길러졌다. 그를 후원한 미국인은 당시 매달 2500원 정도를(현재 가치 약 10만원) 지원하며 명절이면 새 옷과 장난감, 본인 가족사진 등을 보내줬다.
1963~1971년 사이 정씨를 후원했던 엘리스 부인이 정씨에게 보낸 자신의 가족 사진. [사진 정미애]

1963~1971년 사이 정씨를 후원했던 엘리스 부인이 정씨에게 보낸 자신의 가족 사진. [사진 정미애]

“선물을 팔아 쌀을 사야할 만큼 가난한 시절이었죠. 양어머니의 선물을 받으면 참 설레면서도 한 편으론 (도움 받는 게) 쑥스러웠어요. 훗날 나도 꼭 다른 이를 돕겠다고 생각했죠.” 어른이 된 정씨는 홀트아동복지회 등에 꾸준히 후원했다. 그러다 플랜코리아가 ‘양친회’와 같은 기관임을 알고 이 사연을 전했고, 지난해 후원인의 아들과 연락이 닿았다.
정씨가 엘리스 부인으로부터 받은 기타를 들고 찍은 사진. 가운데가 정씨, 왼편은 언니, 오른편은 정씨 자매를 키워주신 할머니. [사진 정미애]

정씨가 엘리스 부인으로부터 받은 기타를 들고 찍은 사진. 가운데가 정씨, 왼편은 언니, 오른편은 정씨 자매를 키워주신 할머니. [사진 정미애]

플랜코리아의 본부격인 플랜인터내셔널은 민간 국제구호개발기구로 아동결연에 특화돼 있다. 현재 전세계 76개국에 지부를 두고 140만명의 아동을 후원하고 있다. 1937년 창립자인 영국의 존 랭던 데이비스 기자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당시 스페인 내전을 취재하던 그는 우연히 만난 고아 소년을 돌보며, 아동을 위한 기구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플랜은 한국에선 1953년부터 79년까지 '양친회'라는 이름으로, 아동 2만5000여 명을 도왔다. 이후 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계기로 플랜코리아로 이름을 바꿔 활동 중이다. 
2016년 송성근씨가 에티오피아에서 후원 아동을 만났던 모습. [사진 송성근]

2016년 송성근씨가 에티오피아에서 후원 아동을 만났던 모습. [사진 송성근]

중장년층만 아동 결연 후원을 하는 건 아니다. 2016년 에티오피아에 다녀온 송성근씨는 91년생의 젊은 후원자다. 외식업을 하는 송씨는 2015년부터 에티오피아 소년 시세이뉴(13)를 후원 중이다. 시세이뉴가 사는 랄리벨라 지역에 가려면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버스를 타고 1박 2일을 달릴 후 다시 비포장도로를 2시간, 또 당나귀를 2시간 타고 가야한다. 그는 “내가 보낸 후원금이 시세이뉴가 맑은 물을 마시고, 공부하는데 쓰인다"며" 20대가 타국의 어린이를 돕는 건 쉽지 않겠지만, 조금의 여유와 관심, 용기만 있다면 어렵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나현 기자 respiro@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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