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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버려진 자식

이소아 산업2팀 기자

이소아 산업2팀 기자

경제는 정치보다 어렵다. 이론을 알고 수치와 지표를 해석할 줄 알아야 한다. 대통령 후보 토론회를 포함해 여야가 경제 주제로 깊이 있는 논쟁을 벌이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요즘 정치권을 봐도 마치 그동안 검찰 개혁이 안 돼서 국민의 삶이 심각한 위험에 처한 것 같다.
 
지금 다급한 위협은 검찰이 아니라 경제다. 당장 산업 변화에 따른 구조조정이 닥쳤다. 삼성·LG디스플레이는 중국과의 가격 경쟁에서 패배한 액정(LCD) 대신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완전히 방향을 틀었다. 현대자동차 역시 미래차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기존 LCD와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라인 종사자들은 앞날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낙수효과가 없다고 누가 그랬나. 이미 수많은 디스플레이, 자동차 하청 협력사들이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 대기업들을 탓할 수 없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분야에서 뒤처지면 세계 시장에서 영원히 도태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산업 곳곳에서 비슷한 변화가 잇따르고 기업과 개인들은 큰 고통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경제 버팀목인 수출은 9개월째 내리막길이다. 일본의 무역규제도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정치권에선 경제 위기에 대한 어떤 말도 나오지 않는다. 규제 해소 등 기업의 숨통을 트이게 할 법안들은 여전히 국회에 묶여있다. 위기를 극복할 장기 플랜은커녕 단기 대책이라도 있는지 의문이다. 골치 아픈 경제 문제는 되도록 피하고 싶어하는 인상마저 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우리 경제를 ‘버려지고 잊혀진 자식’이라고 한 것은 적절한 비유다. “대내외 악재가 종합세트처럼 다가오는데 경제에 대한 논의는 실종된 상태”라는 것이다. 버려지고 잊혀진 자식이 죽을 힘을 다해 잘 될 수도 있다. 그때가 되면 정치권은 ‘내가 부모다’라고 생색을 낼 건가.
 
이소아 산업2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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