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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윤석열, 오늘은 조국…'말의 잔치' 돼가는 검찰 개혁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오른쪽은 조국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오른쪽은 조국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조국(54) 법무부 장관이 8일 오후 취임 한달을 맞아 검찰 개혁 방안을 발표한다. 
 

법무부·대검 협의나 조율 없이 경쟁적 檢개혁 추진
일각선 '졸속 우려'…방향 맞지만 새로운 것 없다

전날 윤석열(59) 검찰총장과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각각 발표한 검찰개혁안 및 검찰개혁 권고안과는 다른 법무부의 자체 개혁안을 발표하는 것이다.
 
한 기관의 개혁안을 두고 이틀 동안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법무부 소속 민간 위원회가 세 차례에 걸쳐 각자의 안을 발표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검찰개혁, 발표의 발표만 이어져  

대검 검찰미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한 변호사는 "법무부와 검찰이 각자가 처한 상황을 모면하려 검찰 개혁안을 졸속으로 추진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검찰이란 국가 권력 기관의 개혁이 '말의 잔치'처럼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는 목소리였다. 
 
법무부 관계자는 "조 장관은 개혁위 권고안을 수용하면서도 권고안과는 다른 중·단기 검찰개혁 정책을 국민께 보고드릴 예정"이라 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검찰 개혁에 사라진 사전 협의

지난 9일 조 장관이 취임한 뒤 법무부와 검찰은 검찰개혁 방안을 경쟁적으로 발표해왔다.
 
정부조직법상 검찰청은 법무부의 외청이다. 법무부와 대검, 장관과 총장이 한 사안에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이 행정기관 발표의 깨지지 않는 관례였다.  
 
하지만 현재 두 기관은 '검찰개혁'이란 같은 사안을 두고 서로 사전협의 없이 각자의 발표안을 '사전 통보'만 하고 있는 상태다. 두 기관 간의 연결 고리가 끊어졌다는 것이다. 
 
법무부에서 과장으로 근무했던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검찰 개혁에서 중요한 것은 발표보다 철저한 준비와 실행"이라며 "두 기관의 손발이 맞지 않으면 법무부의 개혁안을 검찰이 실행하지도, 검찰의 개혁안을 법무부가 인정하지도 않을 것"이라 말했다. 
 
김남준 법무검찰개혁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법무검찰개혁위원회 회의를 마친 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김남준 법무검찰개혁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법무검찰개혁위원회 회의를 마친 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검찰의 검찰개혁을 환영하지 않는 법무부

실제 조 장관과 개혁위는 검찰의 잇달아 발표하는 개혁안에 불편함을 감추지 않고 있다.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장인 김남준 변호사는 7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 윤 총장의 검찰개혁에 대해 "하나씩 이슈를 선점해 가는 느낌을 받는다"며 "보다 장기적이고 본질적인 개혁안이 나올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도 검찰의 개혁안은 "대통령과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고 검찰을 발표가 아닌 의견을 내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윤 총장의 직접 검찰 개혁을 지시한 이후 ▶특수부 축소와 외부 기관 파견 검사 전원 복귀(10월1일) ▶공개 소환 폐지(10월4일) ▶밤 9시 이후 사건 관계인 심야조사 금지(10월 9일)을 발표했다. 
 
윤 총장은 7일 대검 간부회의에서 "검찰이 검찰 개혁의 주체가 되어 능동적인 개혁을 추진하라"며 법무부의 개혁안과는 다른 길을 갈 것이라 선언하기도 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오른쪽)이 강기정 정무수석과 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오른쪽)이 강기정 정무수석과 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조국과 윤석열의 것이 아니다" 

조 장관과 윤 총장, 개혁위가 추진하는 개혁안에 검찰 개혁의 당사자 중 한명인 검사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거나 어려운 상황이란 지적도 나온다.
 
조 장관은 개혁 방안을 발표하기에 앞서 두 차례의 '검사와의 대화'를 가졌다. 제2기 법무·개혁위원회에는 현직 부장검사와 평검사, 검찰 수사관을 소속시켜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려 했다.
 
하지만 한 현직 부장검사는 "법무부가 절차적 정당성이란 요건을 갖추었다 해도 이 과정에서 검사들의 목소리가 조 장관이 추진할 개혁안에 반영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서 소장파로 불리는 한 부장검사도 "조 장관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모르는데, 지금 검찰 개혁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오른쪽부터)과 송경호 3차장, 신봉수 2차장이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 주질의가 끝난 뒤 대화하고 있다. [뉴스1]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오른쪽부터)과 송경호 3차장, 신봉수 2차장이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 주질의가 끝난 뒤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윤 총장의 전격적인 검찰 개혁 발표 역시 검찰 일부에선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총장이 개혁안을 발표하기에 앞서 최소한 전국 검사장들과의 회의나 검찰 내부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청장 출신의 변호사는 "수사 대상자인 조 장관이 검찰 개혁을 추진하는 것도 부적절하지만 윤 총장의 전격적인 검찰 개혁 발표도 절차적 정당성이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검찰은 조국의 것도, 윤석열의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김현 전 대한변협 회장도 "검찰개혁이란 중요한 문제를 앞두고 법무부와 대검은 최소한의 협의라도 거쳐야 한다"며 "현재 추진 중인 검찰개혁은 정말 졸속이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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