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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뉴스]가슴까지 차오른 물에서 할머니 업고 나온 경찰

지난 2일 자정쯤 경북 포항에서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집에 고립된 90대 할머니를 한 손승현 장성파출소 순경이 업고 나왔다. 당시 물은 성인 가슴 높이까지 불어나 있었다. [사진 경북경찰청]

지난 2일 자정쯤 경북 포항에서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집에 고립된 90대 할머니를 한 손승현 장성파출소 순경이 업고 나왔다. 당시 물은 성인 가슴 높이까지 불어나 있었다. [사진 경북경찰청]

지난 2일 자정쯤 경북 포항시 북구 장성종합시장. 제18호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시장엔 성인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찼다. 교통경찰이 나와 인근 도로를 통제하고 있었다. 갑자기 시장 안쪽에서 주민 두 명이 헐레벌떡 뛰어와 경찰을 찾았다. 이들은 “시장 안쪽 집에 물이 많이 찼는데 할머니 한 분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승현(27) 포항북부경찰서 장성파출소 순경
태풍 미탁으로 집에 갇힌 90대 할머니 구해

당시 인근 교통 상황을 통제 중이던 손승현(27) 포항 북부경찰서 장성파출소 소속 순경이 이들과 함께 현장으로 향했다. 손 순경은 “물이 무릎 정도까지 차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안쪽 골목으로 들어가니 가슴 밑까지 와서 걷기조차 힘들었다”며 “이 상황에 못 빠져나온 분이 있을 거라 생각하니 빨리 구조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손 순경이 주민 2명을 따라 가보니 거동이 불편해 보이는 정모(93)씨와 그의 70대 아들이 집 밖을 나서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아들은 “할머니를 업고 물길을 헤치며 움직일 엄두가 나지 않아 대피를 못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손 순경은 즉시 할머니를 업었다. 주민 2명은 아들과 함께 순경을 뒤따라 집을 나섰다. 그사이 물은 더 불어 있었다. 집 대문을 나와 5m 정도 갔을까, 손 순경은 오른발이 아래로 푹 떨어지는 걸 느낀 뒤 꼬꾸라졌다. 많은 비에 맨홀 뚜껑이 열려 생긴 틈에 손 순경의 오른 다리가 빠져 정강이까지 낀 것이다. 손 순경은 “순간 몸이 오른쪽으로 기울면서 얼굴까지 물이 차올랐다”며 “업힌 할머니도 함께 물속에 빠져 몸이 다 젖었다”고 말했다.  
 
손 순경이 땅을 짚고 일어서기 위해 할머니를 놓으면 물살에 할머니가 휩쓸려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뒤따라오던 주민 2명과 아들은 스스로 거동조차 힘들어 도울 수 있는 여력이 없어 보였다. 손 순경은 할머니를 업은 채 물에 빠지지 않은 왼쪽 다리에 힘을 주고 오른 정강이를 발판 삼아 몸을 일으켰다. 그렇게 손 순경은 할머니를 업고 40m가량 물바다를 걸어 빠져나왔다. 
 
손승현 경북 포항북부경찰서 장성파출소 소속 순경. [사진 경북경찰청]

손승현 경북 포항북부경찰서 장성파출소 소속 순경. [사진 경북경찰청]

손 순경이 할머니를 업고 나오자 주민들은 박수를 쳤다. 주민들은 “대단하다. 장하다”며 그를 칭찬했다. 손 순경은 맨홀 뚜껑에 찍힌 오른쪽 다리의 치료를 위해 응급실로 향했다. 파상풍 주사를 맞고 6바늘을 꿰맨 뒤에야 퇴원할 수 있었다. 
 
손 순경은 7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할머니께 ‘다 왔다. 이제 괜찮다’고 말씀드렸는데도 제 어깨를 꽉 잡은 손을 놓지 못하시더라. 많이 놀라신 것 같았다”며 할머니를 걱정했다. 이어 “경찰로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이렇게 많은 분이 칭찬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포항=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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