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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남의 영화몽상] “천만 영화와 안 바꾼다”는 자부심

이후남 문화에디터

이후남 문화에디터

웬만한 영화 팬이라면 정일성 촬영감독의 영화를 한 편도 안 봤을 리 없다. 임권택 감독과 함께한 ‘만다라’ ‘서편제’ ‘취화선’ 등을 비롯해 60여년 간 138편을 찍었다. 영상미학으로 국내 촬영감독 계보에서 첫손 꼽힌다. 늦은 감이 있지만, 부산국제영화제는 그를 올해 한국영화 회고전의 주인공으로 삼았다.
 
정작 자신의 평가는 무척 박하다. “그중 40, 50편은 쓰레기통에 버리고 싶을 정도로 부끄러운 작품”이라고 했다. 엊그제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역설적으로 그런 작품들이 그의 “교과서”가 됐다고 한다.
 
정일성 촬영감독.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회고전의 주인공이다. [연합뉴스]

정일성 촬영감독.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회고전의 주인공이다. [연합뉴스]

전날 대표작 중 ‘만추’(1981) 상영과 함께 열린 관객과의 대화에도 자기 자랑은 없었다. “카메라는 시나리오에 나타나지 않는 부분도 촬영해야 한다”고 시작한 영상의 힘에 대한 이야기는 결국 배우 칭찬으로 끝났다. “요리사가 아무리 요리 잘하면 뭐해요. 재료가 좋아야죠. 오랜만에 ‘만추’를 다시 보니 김혜자라는 좋은 재료가 있었기 때문에, 내가 열심히 찍은 게 성공한 영화가 아닌가 싶어요.” 이 자리에는 ‘만추’의 연출자이자 그와 동갑내기 김수용 감독도 함께 했다. 두 사람이 전해준 반전은 이 영화가 흥행작이 아니었단 사실이다. “손님은 안 들었어요. 근데 천만 관객 들은 영화하고 안 바꾸겠어요. 그게 우리 프라이드이고 자존심이에요.” 정일성 촬영감독의 말에 객석에서 박수가 터졌다.
 
한국영화는 올해 만 100세가 됐다. 한국인 감독과 배우, 자본으로 만든 첫 영화 ‘의리적 구토’가 개봉한 1919년 10월 27일이 생일로 꼽힌다. 이후 한국영화는 칸영화제 수상 같은 영광의 순간만 아니라 억압적인 시대, 흥행의 흥망사, 검열의 수난사를 고루 거쳐왔다. 정일성 촬영감독은 1929년생, 만 90세다. 한국영화 100년은 머나먼 과거가 아니라 현재형이다.
 
이후남 문화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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