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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버리는 커피 찌꺼기로 친환경 활성탄 만들어 세계시장 공략"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함께하는 에코디자인 기업을 찾아라
②친환경 커피 활성탄, 도시광부

커피 찌꺼기는 좋은 재활용 재료
국내 활성탄 재료 대부분 수입
글로벌 클린테크 컴퍼니가 목표

 
전 세계에서 매일 소비되는 커피양은 무려 22억5000잔 정도. 국제커피협회(ICO)의 2018년 통계로는 한 해 약 99억㎏의 원두가 소비됐다. 그런데 커피 추출 시 필요한 원두는 채 1%가 되지 않는다. 나머지 99% 이상이 버려지는데 이를 커피 부산물(커피 찌꺼기)이라고 부른다. 최근 쓰레기로 치부됐던 커피 부산물을 재활용한 친환경 사업이 각광을 받고 있다. 오로지 커피 부산물로만 활성탄(흡착성이 높은 탄소질 물질. 주로 습기흡수제·탈취제 등으로 사용된다)을 만드는 기업도 등장했다. ‘커피 활성탄’으로 세계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나용훈(45) 도시광부 대표를 지난 1일 만났다.
 
나용훈 도시광부 대표가 커피 찌꺼기로 만든 활성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 작은 사진은 원두에서부터 커피 활성탄으로 변하는 단계별 과정.

나용훈 도시광부 대표가 커피 찌꺼기로 만든 활성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 작은 사진은 원두에서부터 커피 활성탄으로 변하는 단계별 과정.

 
어떻게 ‘커피 활성탄’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됐나.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어렸을 때부터 개인적인 환경적 요소로 인해 ‘깨끗한 공기, 깨끗한 물’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대학교 학사·석사·박사(수료) 과정도 모두 환경공학 분야를 공부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5년간 소재를 연구했다. 자원 순환을 위한 신소재 연구가 과제였는데 그 안에서 커피 활성탄이라는 아이템을 발견하게 됐다. 한국은 활성탄 원재료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왜 원재료를 만들지 않을까’ 끊임없이 고민하다 커피 부산물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2014년 회사를 나와 본격적으로 연구했고, 2016년 법인을 세웠다.”
 
커피 부산물의 어떤 특성에서 가능성을 발견했나.
“커피 부산물은 52%라는 높은 탄소 성분을 지니고 있다. 고형물로 만드는 열분해 공정 과정에서 탄소 성분을 남겨야 하는데 기술적으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최종적으로 탄소 93%를 농축하는 제조에 성공했다. 이후 미세 구멍을 만드는 활성화 작업을 거치게 된다. 일반 활성탄의 경우 피표면적이 300㎡/g인데 커피 활성탄은 1000㎡/g에 달한다. 탄소량과 구멍 수가 많아 야자 등을 활용한 목재 활성탄보다 흡착력이 세 배 이상 뛰어나다.”
 
커피 활성탄 소재의 강점은.
“원소재 가격이 거의 제로에 가까워 가격 경쟁력이 높다. 커피 공장에서 쓰고 남은 부산물을 운송비만 지불하고 가져와 활용한다. 순수하게 부산물로만 제조되기 때문에 유해 물질도 전혀 없다. 커피 활성탄은 화장품·식품의약품·마스크팩·샴푸 등에도 사용될 수 있는데 미량의 오염 요소도 있어선 안 되는 제품들이다. 우리가 마시는 커피는 깨끗한 성분 100%의 활성탄이다.”
 
매년 세계적으로 1000만t 넘는 커피 부산물이 발생하고 있다. 커피는 대개 생활폐기물로 분류돼 종량제 봉투에 담아서 버려야 한다. 질소·카페인 등 커피의 성분 탓에 부산물은 자연 분해되지 않는다. 커피 부산물 분해로 생기는 환경적인 영향은 900만 대 자동차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같다는 연구 조사도 있을 정도다. 서울시도 커피 부산물 처리에 고심하고 있다. 현재 7개 자치구에서 재활용을 하고 있지만 하루 100t(서울시 자원순환과 추정치) 중 극히 일부의 커피 부산물만 처리되고 있다. 2018년 기준으로 커피 부산물의 재활용은 241t에 불과했다. ‘커피공화국’인 한국에서 커피 부산물 처리는 향후 심각한 환경 문제로 떠오를 위험 요소를 안고 있다.
 
커피 부산물 처리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 환경 문제와도 연관돼 있나.
“커피는 독성 물질을 갖고 있어 땅에 버리면 안 된다. 퇴비로 사용해도 괜찮다고들 하는데 일부는 맞지만 대부분 틀린 얘기다. 커피 부산물에는 질소 함량이 너무 많다. 산성 토양에서 잘 자라는 블루베리에는 이로울 수 있다. 하지만 그 외엔 칼륨과 인산을 적절히 배합해야만 좋은 비료가 될 수 있다. 특히 카페인이 많아 땅속 미생물에게 독약이다. 미생물이 풍부한 땅에서 3~6개월 썩히면 독성 성분을 줄일 수 있다. 게다가 커피 부산물은 흔히 비닐에 쌓아 묻는데 자연 분해되지 않아 온실가스를 대량으로 발생할 수 있다. 그렇기에 미세 플라스틱처럼 심각한 환경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커피 활성탄의 사업 성과는 어떤가.
“최근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면서 천연 소재를 다루는 국내 기업들이 재조명 받고 있다. 소재 기업인 SKC와 업무협약(MOU) 체결을 앞두고 있다. 코웨이의 러브콜도 받아 사업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8월 협력 공장에서 불이 나 어려움을 겪었지만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이번 주 인천에 자체 설비 공장을 열게 됐다. 이로 인해 하루 100㎏, 월 3t의 활성탄 생산이 가능해졌다. 앞으로 설비 투자를 공격적으로 할 계획이다. 올해 매출은 3억원 정도로 내다보고 있지만 자체 설비 공장을 구축했기 때문에 내년엔 매출이 50억원으로 껑충 뛸 것으로 전망한다.”
 
앞으로 어떤 기업이 되고 싶나.
“커피 활성탄은 공기청정기·정수기 등 활용 분야가 다양하다. 커피 활성탄의 기능성이 빼어나기 때문에 국내의 뷰티와 코스메틱 기업과 합작해 유익한 생활용품을 만들고 싶다. K-뷰티의 부가가치도 더욱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도시광부에는 코스메틱 사업부가 별도로 있다). 모든 직원(5명)이 이공계 석·박사 출신이고, 환경공학도로 구성됐다. 등록 특허도 9개나 갖고 있다. 최근 천연 소재를 활용한 자원 순환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만큼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글로벌 클린테크 컴퍼니가 되고 싶다. 깨끗한 세상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에코디자인 크라우드 펀딩을 지원하고 있다.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는 기업의 안정적인 시장 진입을 돕는 것이 목표다. 절차는 에코디자인 공모전을 통해 3개 기업을 선정하고 10월까지 국내외 펀딩 플랫폼에서 진행된다. 이를 통해 기업이 자신의 제품을 홍보하고 소비자와 만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글=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사진=프리랜서 김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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