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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저는 회의 안 불러주나요? 직원이 사장에게 묻는다면

기자
최인녕 사진 최인녕

[더,오래] 최인녕의 사장은 처음이라(3)

“브라이언, 팀장이 왜 필요한가요? 팀장 없이도 우리는 잘 해왔습니다.”
“브라이언, 이번에는 전체회의가 없나요? 몇 분만 모여서 회의하신다고 들었습니다.”
“브라이언, 굳이 사무실 레이아웃을 바꿔야 하나요? 저는 지금이 좋습니다.”
 
창업한 지 3년차 한국의 스타트업 M사에서 직원들이 사장에게 묻는 질문들이다. 브라이언 사장은 요즘 하루에도 몇 번씩 직원들에게 불만 섞인 질문을 받는다.
 
사장과 직원의 관심사가 고객과 시장, 매출과 성장보다는 내부 조직과 사내 문화 관련 이슈에 쏠리다 보면 정작 업무 진행은 더뎌지고 의사결정은 느려진다. [사진 pixabay]

사장과 직원의 관심사가 고객과 시장, 매출과 성장보다는 내부 조직과 사내 문화 관련 이슈에 쏠리다 보면 정작 업무 진행은 더뎌지고 의사결정은 느려진다. [사진 pixabay]

 
많은 스타트업이 그렇듯, 설립 초기부터 브라이언 사장은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조직문화를 지향했다. 그래서, 직급에 따른 호칭 대신 영어 이름을 사용하고, 업무와 상관없이 자유로운 자리배치를 사내 정책으로 했다. 그리고 M사에는 팀장이 없고, 중요한 결정은 전 직원이 다 모인 자리에서 내리기에, 모든 직원들에게 공유되지 않는 정보도 딱히 없다. 이렇게 ‘수평적인 문화’를 중시했던 M사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왜 직원들의 불만 섞인 질문이 나오게 된 걸까?
 
M사는 창업 1년만에 직원 10명, 그리고 3년 차인 지금 30명의 직원이 일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30명 이상의 직원이 모두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논의하며, 의사 결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 그래서 브라이언 사장은 부서별로 팀장을 지정하거나 외부에서 채용하고자 했다. 수평적인 조직문화에서 팀장없이 자발적이고 주도적으로 일해왔던 직원들은 회사의 큰 변화에 당황했다.
 
그래서 “왜”라는 질문을 계속 하게 되었고, 원하는 답변을 얻지 못하자 사장이 변했다고 생각했다. 일부 직원들은 불만과 실망감으로 일에 집중하지 못한 채, 삼삼오오 불만들을 토로했다. 사장 또한 직원들의 냉랭함에 혼란을 겪으면서 직원들 눈치를 보게 되었으며, 직원들과 반복적인 상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결국 사장과 직원의 최대 관심사가, 고객과 시장, 매출과 성장보다는, 내부 조직과 사내 문화 관련 이슈이다 보니, 정작 업무 진행은 더뎌 지고, 의사결정 또한 느려지게 되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스타트업의 장점을 살리기는커녕, 의사결정은 점점 더 비효율적으로 진행되었고, 급기야 회사의 성장세도 주춤하게 되었다.
 
경영자와 직원이 자칫 ‘수평적 조직문화’를 ‘전 직원이 동등한 포지션으로 모든 정보를 똑같이 공유’하고, ‘모든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발언하고 의사결정 하는 문화’로 이해하고 있다면, 첩첩산중 보고라인이 있는 회사보다 의사결정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니, 더 비효율적이며 더 비생산적일 수밖에 없다.
 
바람직한 '수평적 조직문화'는 전 직원이 동등한 포지션으로 모든 정보를 똑같이 공유하는 것이 아니다. 경영자와 직원이 모두 동의하는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사진 pixabay]

바람직한 '수평적 조직문화'는 전 직원이 동등한 포지션으로 모든 정보를 똑같이 공유하는 것이 아니다. 경영자와 직원이 모두 동의하는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사진 pixabay]

 
따라서, 경영자가 수평적 조직문화를 지향한다면 경영자와 직원이 모두 동의하는 ‘수평적 조직문화’란 무엇인지 명확하게 정의 내려야 한다. 예컨대, ‘수평적 문화’는 ‘소통에 대한 문화’다. 직급과 나이에 상관없이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이자, 개인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는 분위기다. 회사와 직원을 성장하게 하는 수평적 조직문화에는, 자신과 다른 의견이 결정되더라도 직원 모두가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일하기로 합의한다는 믿음이 깔려 있다.
 
M사의 직원 수가 30명이 넘자, 브라이언 사장은 수평적 조직문화에 대한 이해가 직원과 달랐음을 알아채고, 회사와 직원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조직변화를 시도했다. 30명의 직원과 설립 때부터 자리 잡은 회사의 조직문화를 바꾸는 것은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했고, 그 과정에서 회사의 매출이나 성장이 둔화되거나, 직원을 잃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 세상 모든 사장님은 매출 잘 나오는 회사, 꾸준히 성장하는 회사, 직원 수가 점점 늘어나는 회사, 조직문화도 최고라고 평가받는 회사를 꿈꾼다. 지금 창업을 준비하거나 창업 초기에 있다면, 어떤 회사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에 반드시 ‘내가 만들고자 하는 조직문화의 방향성’도 고려하기를 추천한다.
 
최인녕 INC 비즈니스 컨설팅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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