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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지소미아 논 그라타’ 후폭풍?

하현옥 금융팀장

하현옥 금융팀장

2010년 파키스탄 정부는 미국과 인도 대사를 지냈던 베테랑 외교관을 사우디아라비아 주재 대사로 보내려 사우디에 동의를 구했지만 거부당했다. 앞서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도 그를 거부했다. 유독 아랍권 국가에서만 아그레망(agrement·주재국 동의)을 받지 못한 것이다. 뒤늦게 파악한 이유는 이랬다. 아랍어로 그의 이름을 읽으면 입에 담기 힘든 속된 말이라 차마 대사로 받을 수가 없었다.
 
프랑스어로 ‘동의(同意)’라는 뜻의 아그레망은 외교사절 파견 전 상대국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다. 정식 임명된 외교 사절을 상대국이 거절해 생기는 국제 분쟁을 사전에 막기 위해 1961년 제정된 ‘외교관계에 대한 빈 협약’에 규정됐다. 아그레망을 받은 사람은 라틴어로 ‘페르소나 그라타(환영받는 인물)’로 불린다. 반대로 아그레망을 받지 못한 이는 ‘페르소나 논 그라타(기피 인물)’다. 외교사절 개인에 대한 불만이나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아그레망을 미루기도 한다. 빈 협약상 접수국은 아그레망을 거부할 권리가 있고, 그 이유를 밝힐 의무는 없다.
 
지난 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수혁 주미대사 내정자에 대한 미국 정부의 아그레망 지연이 논란이 됐다. 내정 발표(8월 9일) 이후 56일이 지났지만 아그레망을 받지 못해서다. 야당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따른 불만을 미국이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며 동맹 관계의 균열을 우려했다.
 
미국의 아그레망 지연을 문재인 정권의 ‘지소미아 논 그라타’ 후폭풍으로 여기는 건 확대해석일 수도 있다. 행정절차상 시간이 소요돼서라면 다행이다. 빨간불 켜진 한·미 관계에 또 다른 경고음이라면 문제는 달라질 수 있다. 대사 이름이 아그레망의 발목을 잡는 황당 해프닝이 차라리 낫겠다 싶다.
 
하현옥 금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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