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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서초동 집회 화장실 30개, 광화문은 0

서영지 복지행정팀 기자

서영지 복지행정팀 기자

“집회 중에 지하철 광화문역 화장실에 갔는데 줄이 너무 길어서 엄두도 못 내고 돌아섰어요.”
 
지난 3일 서울 광화문과 시청 일대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요구 집회’에 참여했던 이모(62)씨는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해 고생했던 사연을 털어놨다. 이날 집회 지역 공중 화장실은 북새통을 이뤘다. 화장실을 찾아 헤매던 이씨는 하는 수 없이 근처 식당에서 밥을 시킨 뒤에야 겨우 볼일을 볼 수 있었다.
 
반면 지난 5일 검찰 개혁을 촉구하고 조국 법무부 장관을 지지하는 집회가 열린 서울 서초동에는 총 30칸의 이동화장실이 설치됐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날 서울시의 요청에 따라 서초역 인근에 20칸, 교대역 인근에 10칸의 이동화장실을 설치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지지·반대 세력이 연일 부딪히는 가운데 집회 장소와 성격에 따라 다른 서울시의 화장실 설치가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시는 광화문 집회에만 이동화장실을 설치하지 않은 데 대해 “서초동과 비교해 광화문에는 개방형 화장실이 많다”라는 이유를 댔다. 그러나 민간 개방형 화장실은 종로구와 중구에 총 50여 곳이 있고 서초구는 80곳이 있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자신도 서초동 집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이 ‘내 편’으로 보는 집회에만 지원을 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 시장 입장에선 화장실이 뭐 별거라고 이리 논란이 되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볼일을 보지 못해 발만 굴렀던 광화문의 시민들에겐 가볍지만은 않은 문제였다.
 
서울시는 그간 사람이 대거 모이는 대규모 행사 때마다 화장실 대책을 내놨다. 2016년 박근혜 정부 촛불 집회 당시 서울광장 등 시청 일대에 이동화장실을 지원했다. 그해 11월 26일 5차 집회 당시 주최 측이 설치한 것과 서울시가 설치한 화장실을 합치면 총 16동이었다. 한 동에 한 칸에서 많게는 여러 칸이 있었다. 당시 서울시는 홈페이지에 “집회 주최 측과 협력해 총 16개 동(광화문광장 6·서울광장 6·청계광장 4)의 이동화장실을 설치·운영하고, 집회장소 인근 건물주·상인들과 협의해 당초 49개를 확보했던 개방화장실을 210개로 대폭 확대한다”며 실시간 안내 글을 올렸다. 이에 더해 “서울광장과 청계광장에 미아보호·분실물 신고·구급안전 안내소 2개소를 설치하고, 유아와 함께 참여한 시민을 위해 수유실도 6개소 운영한다”고도 안내했다. 시민들의 안전하고 편안한 집회 참석을 돕기 위해서였다.
 
“박원순 시장님! 광화문에 모인 사람은 대한민국 국민 아닌가요?”(아이디 ceci****)
 
서초동 집회와 달리 광화문 집회 현장에는 이동화장실이 하나도 설치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전한 중앙일보 기사에 달린 댓글이다. 1만5000개에 달하는 댓글에는 “누구를 지지하느냐를 떠나 모두 같은 시민 아니냐”는 의견이 많이 보였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치적 이념이나 이데올로기와 상관없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서울시 안에서 이뤄지는 집회라면 시민 편의를 위해 똑같이 화장실을 지원하는 것이 시민 친화적인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나랑 같은 생각을 하는 내 편만 시민으로 대접하는 행태는 민주주의와 거리가 멀다. 광화문에 모인 이도, 서초동에 모인 이도 모두 같은 시민이다.
 
서영지 복지행정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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