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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조국·윤석열 사이 커지는 검찰개혁 ‘빈틈’ 우려

더불어민주당은 6일 법무부가 ‘법률 개정 없는 검찰개혁’의 하나로 추진해 온 피의사실 공표 금지 강화대책을 법률 개정 사안으로 다루기로 결정했다. 이날 열린 민주당 자체 검찰개혁특위(위원장 박주민) 2차 기획회의의 결과다. 
 

민주당, 피의사실 공표 금지 입법으로 추진

당·정은 조국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첫 검찰개혁 의제로 피의사실을 언론에 공표하는 검사나 수사관에 대해 법무부가 감찰권을 적극 행사토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수사공보준칙 개정을 추진해 왔다. 그 첫 수혜자가 조 장관 일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당·정은 새 공보준칙 시행시기를 조 장관 관련 수사 이후로 조정하기로 결정했지만, 지난해 법제처가 “상위법령에 예외적 공개 허용을 위한 근거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중앙일보 4일 자 보도) 스텝이 또 한 번 꼬였다.
 
그러자 민주당은 공보준칙 개정과 근거 법령 마련을 ‘투 트랙(two track·두 가지 경로)’으로 진행하기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법 개정 후 준칙 개정’이라는 정석을 따를만한 여유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밖에도 특위는 ▶직접수사 축소 ▶압수수색 영장 ‘남발’ 방지 ▶검찰에 대한 국민 옴부즈맨 제도 도입 ▶검사의 이의제기권 실질 보장 ▶전관예우 금지 관련 구체적인 방안을 향후 논의를 통해 마련하기로 했다. 당 검찰개혁특위 2소위원장을 맡은 이철희 의원은 “직접수사 축소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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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특위 위원장단 기획회의에서 이종걸 공동위원장(왼쪽 두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특위 위원장단 기획회의에서 이종걸 공동위원장(왼쪽 두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빨라지는 ‘검찰개혁’ 시계=조 장관 취임→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촛불집회의 흐름 속에서 검찰개혁의 시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한때 여권에는 “법무부는 개혁하고, 검찰은 수사하면 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가이드라인처럼 받아들여졌지만 지금은 법무부와 검찰, 그리고 민주당이 경쟁적으로 여러 개혁안을 쏟아내는 형국이다. 당 특위가 국정감사 중 휴일까지 반납하며 회의를 연 것도 이런 ‘속도전’ 양상과 무관치 않다. 
 
속도전의 출발점은 지난달 18일 조 장관 취임 후 처음 열린 당·정 협의였다. 이때 법무부는 검찰개혁추진 현황·계획을 보고하며 “법 개정 없이 추진이 필요한 검찰개혁 과제들을 발굴, ‘불가역적’이고 ‘신속한’ 검찰개혁 완수를 추진하겠다”고 했었다. 지난달 28일 서초동 촛불집회 이후에는 검찰이 이례적으로 총장 입장문을 내고 “검찰개혁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 결과가 검찰이 지난 1일 발표한 ▶서울중앙지검 등 3개 검찰청 제외한 일선 검찰청 특수부 모두 폐지 ▶외부기관 파견 검사 전원 복귀 등이었다.
 
이후 민주당이 지난 2일 ‘조 장관 친·인척 수사 담당 검사 및 검찰관계자’를 피의사실공표 및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고발하자, 검찰은 이틀 뒤 “사건 관계인에 대한 공개소환 전면 폐지”를 전격 발표했다. 같은 날 법무·검찰개혁위는 “서울중앙지검을 포함한 모든 검찰청의 특수부 등 직접수사부서를 축소·폐지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제8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조국 수호·검찰개혁' 구호를 외치며 촛불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지난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제8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조국 수호·검찰개혁' 구호를 외치며 촛불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속도에 취해 빈틈 놓치면 빠져 죽게 돼”=이 같은 속도전에 대해 법조계와 정치권에선 “순서가 꼬였다”는 우려가 적잖다. 권력형 비리와 재벌·대기업 범죄를 수사해 온 특수부 폐지는 공수처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안의 국회 통과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섣부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당 법제사법위원의 보좌진을 지낸 한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 특수부 인사·조직에 변화가 있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특수수사 기능 자체는 언제 어디든 잘 남아 있어야 한다. 중앙·남부를 지금 당장 없애버리면 지금 당장 특수수사를 받아야 할 경제범들만 좋아하지 않겠나. 속도에 취해 빈틈을 놓치면 그 빈틈에 떨어져 죽게 되더라”고 썼다.
 
외부 파견검사 복귀와 관련해서는 각 부처에서 볼멘소리가 나온다. 환경부·식품의약안전처 등에 속한 특별사법경찰관 지휘·감독을 파견검사가 맡아 왔는데, 이들이 복귀하면 조사 업무에 심각한 차질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익명을 원한 환경부 관계자는 “우리로서는 조사 설계나 법적 효력이 있는 증거 수집 면에서 굉장히 필요한 인력이다. (법무부로부터)복귀 요청이 오면 일단 ‘검사 파견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와 주요국 대사관, 국제기구에 파견된 검사들 역시 국제형사사법공조 업무에 전문적인 법 지식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외무공무원으로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이 지시한 자체 '검찰개혁' 방안의 일환으로 전국 검찰청에 검찰 조사 대상자의 '공개소환'을 전면 폐지할 것을 지난 4일 지시했다.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이 지시한 자체 '검찰개혁' 방안의 일환으로 전국 검찰청에 검찰 조사 대상자의 '공개소환'을 전면 폐지할 것을 지난 4일 지시했다. [뉴스1]

공개소환 전면 폐지와 공보준칙 개정안에 관련해서도 검찰 수사에 대한 언론의 감시·견제 기능 약화할 수 있는 우려가 계속 나오고 있다. 그동안 검찰의 포토라인은 언론의 취재 경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막기 위한 질서 유지 방편이기도 했지만, 피의자 반론권과 국민 알 권리를 보장하는 수단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피의사실 공표가 인권침해와 정치적 남용 측면이 있지만, 국민의 알 권리와 민주주의에 기여한 점도 무시할 수 없다”며 “두 측면을 같이 놓고 충분히 논의해서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제정당과 이해당사자가 모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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