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이코노미스트] 자율주행차 과연 안전할까 - 인간의 돌발 행동에도 충분히 대처해야

상용화 기술 80%는 개발했지만 20% 부족… 완전 자율주행까지는 먼 얘기
 
사람이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되는 완전 자율주행차 시대가 열리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 사진:ⓒ gettyimagesbank

사람이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되는 완전 자율주행차 시대가 열리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 사진:ⓒ gettyimagesbank

지난해 3월, 미국 애리조나주의 중남부 도시 템피에서는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자율주행자동차의 미래에 대한 큰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사고가 발생했다. 미국의 공유차량 업체 우버(Uber)가 시험 운행 중이던 자율주행차에 자전거 이용자가 치여 숨진 것이다. 자율주행차와 관련해 일어난 첫 사망 사고였다. 사고 직후 애리조나주 정부는 우버의 자율주행차 테스트 허가를 취소했고, 우버는 9개월간 미국 일부 지역에서 진행했던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전면 중단했다. 이후 두 차례 사고 조사 후 미국 교통부에 안전보고서를 제출했다. 미국 검찰은 사고 발생일로부터 1년이 지난 올 3월 우버에 형사상 책임 근거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현지 검찰의 판단과는 무관하게 당시 사고를 계기로 심화됐던, 자율주행차를 둘러싼 안전성 논란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자율주행차가 최근 수년 사이 AI 기술의 비약적 발전을 담보로 성장을 거듭하긴 했지만, 일반 도로를 달릴 때 안전성 면에서 얼마나 합격점을 받을 수 있느냐는 얘기다. 올 3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또 다른 자율주행 시스템 관련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 이런 의구심은 증폭됐다. 전기자동차 제조사 테슬라의 ‘모델 3’ 차량이 추돌 사고를 내면서 운전자가 사망했다.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사고 당시 운전자가 테슬라의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인 ‘오토 파일럿’을 사용하면서 운전대에 손을 올리지 않은 상태였다”는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추돌 때 운전자의 실수는 없었던 것으로 NTSB는 봤다.
 

자율주행 중 사망 사고에 경각심 커져

잇단 사고로 관련 업계는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 그러면서 개선이 진행 중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우버는 지난 7월 업계 최초로 자율주행차에 대한 구체적 안전 지침을 발표하면서 안전성에 대한 신뢰 회복에 나섰다. 지침은 ▶차량이 주행 작동에 안전할 만큼 숙달된 상태일 것 ▶오작동에서도 안전할 것 ▶지속적으로 기술 개선을 병행할 것 ▶오용 또는 ‘피할 수 없는 사고’가 발생할 경우 합리적으로 설명될 것 ▶업계 스스로 신뢰성을 가질 것 등 5가지다. 노아 자아치 우버 자율주행 시스템 안전 책임자는 “신뢰 회복을 위해 우리가 하는 일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진정성을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의 자성과 노력은 일단 긍정적이지만, 자율주행차의 안전성 문제와 이를 둘러싼 논란이 쉽사리 해소되진 않을 전망이다. 아직까지 기술적 한계가 적잖이 존재해서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7월 21일(현지시간) 자율주행차의 상용화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먼 얘기라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자동차 기업 포드와 폴크스바겐이 투자한 스타트업 ‘아르고 AI’의 브라이언 살레스키 최고경영자(CEO)는 “업계에선 어디든지 오갈 수 있는 자율주행차를 만들겠다고 약속하지만 이는 미래의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도로상 가깝거나 먼 위치에 있는 물체를 감지하는 데 필요한 레이더, 고해상도 카메라, 이미지 센서 등 자율주행차를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데 필요한 기술은 현재 80% 정도 개발됐다.
 
문제는 나머지 20%다. 특히 물체가 어떻게 움직일지 정확하게 ‘예측’하는 AI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그는 토로했다. 이 회사 연구원들이 미국 각지에서 시험 운행 중인 자율주행차들은 매일같이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 처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혼잡한 도로에서 차량 사이를 자전거가 뚫고 지나가거나, 도로 청소부가 교차로에서 신호와 무관하게 갑자기 방향을 틀며 돌아서는 것처럼 사전 예측이 힘든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 같은 인간 행동의 불확실성은 현존하는 AI 기술로는 파악과 대비가 힘든 ‘사각지대’나 다름없다. 도로에 아무리 많은 카메라를 달아 AI의 영상 인식과 대응을 돕는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
 
각종 비(非)기술적 난제도 존재한다. 예컨대 도로 위를 달리던 자율주행차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위험한 교통사고 순간과 맞닥뜨린다. 갑자기 튀어나온 보행자의 존재를 확인했는데 주변을 에워싼 채 달리고 있는 다른 차량도 많다. 보행자를 피해 운행 방향을 바꾸면 다른 차량과 부딪혀서 운전자가 다치거나 숨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지금 행로를 유지하면 보행자가 다치거나 숨진다. 이 경우 AI는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까. 또 AI의 선택으로 운전자와 보행자 둘 중 하나가 다치거나 숨졌다면 법적으로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답을 내기가 쉽지 않은 문제일 뿐더러 답을 내더라도 근거 부족이라는 또 하나의 난제에 직면할 공산이 크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자율주행차의 상용화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 매체 JD파워가 현지 소비자 5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 지난 7월 발표한 바에 따르면 소비자의 자율주행차에 대한 신뢰도는 100점 만점에 36점 수준에 그쳤다. 71%의 응답자가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57%는 자율주행차의 해킹 가능성을, 55%는 사고 발생 후 법적 책임 문제를 우려했다. 최근 드론(무인항공기) 해킹 공격 사례가 세계적으로 잇따라 발생한 것처럼 자율주행차도 해킹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 다임러그룹을 이끌었던 디터제체 전 회장은 최근 중국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자율주행차가 인간이 운전하는 차량보다 10배 안전하더라도 단 한번의 사고만으로 소비자 외면을 받을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받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소비자 71% “안전성 신뢰 안 해”

이런 신중론에도 업계는 ‘놓칠 수 없는 미래 먹거리’ 자율주행차의 기술 개발에 힘쓰는 한편, 관련 규제 개선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올 초 스티어링휠과 액셀러레이터가 없는 자율주행차 연구를 위해 미국 연방 자동차 안전기준(FMVSS)을 개정해줄 것을 미국 정부에 청원했다. 구글의 자율주행 부문 자회사 웨이모도 각종 규제 완화를 청원한 끝에 최근 캘리포니아주에서 자율주행 택시에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시범 서비스 허가를 받았다. 미국 월가는 웨이모가 자율주행 서비스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기업 가치가 최대 1750억 달러(약 208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는 “2020년 레벨 5의 완전 자율주행 택시 ‘로보택시’ 출시가 가능하다”고 호언하면서 기술 발전 속도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미국자동차공학회는 자율주행 기술 단계를 크게 6가지(레벨 0~5)로 분류한다. 레벨 5가 최종 단계로,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지 않고도 자율주행차가 모든 돌발 상황에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수준을 뜻한다. 이보다 한 단계 낮은 레벨 4는 운전자가 AI의 운전 개입 요청에 즉시 응하지 못해도 차량 스스로 속도를 줄여 대처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한국에선 현대자동차가 2024년 무렵 레벨 4 도달을 목표로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에 한창이며, 현재 국내외에선 레벨 3 인증조차 공식적으로 받은 자율주행차가 없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은 8월에 낸 보고서에서 “2030년 판매되는 자동차 4대 중 1대는 레벨 3 이상 자율주행차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레벨 4~5까지는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했다. 인간의 돌발 행동에 대한 AI 대처 문제나 비기술적 난제를 선결해야만 비로소 자율주행차 전성시대도 열릴 전망이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