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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ㆍ김포 돼지 모두 없앤다지만…민통선 야생 멧돼지 '노 터치' 천국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북한 접경인 경기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에 방역 당국이 ASF 발생 지역인 경기도 파주와 김포 안의 모든 사육 돼지를 없애는 초강력 대책으로 대응키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경기도 파주·김포 내에 있는 모든 돼지를 대상으로 4일부터 수매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ASF가 발생했던 농가 3㎞ 내의 돼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살처분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수매한 돼지에 대해 정밀검사를 한 뒤 이상이 없으면 도축해 출하하기로 했다. 도축장에서 임상·해체 검사를 한 뒤 안전한 돼지고기를 시장에 유통한다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그러나 “아프리카돼지열병 반경 3㎞ 내의 기존 살처분 대상 농가는 수매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설명했다. 이들 농가의 돼지는 모두 예방적 살처분한다.
경기도 파주시 민통선 내 해마루촌 주택 앞에 나타난 야생 멧돼지. [사진 김용옥씨]

경기도 파주시 민통선 내 해마루촌 주택 앞에 나타난 야생 멧돼지. [사진 김용옥씨]

 
그러나 민통선 지역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ASF가 발생한 북한과 접하고 있는 접경지역 가운데서도 민통선 지역에는 현재 야생 멧돼지가 넘쳐나고 있어서다. 주민들은 “ASF 확산 방지를 위해 사육하는 돼지를 모두 없앤다고 하지만 ASF 바이러스가 국내 처음으로 검출된 야생 멧돼지는 민통선 내에 그대로인 상황이니 걱정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민통선 멧돼지 대대적 포획 작전 필요"  

파주시 민통선 내 농민 김용옥(56)씨는 “멧돼지는 유기농으로 경작하는 땅속의 지렁이 등을 잡아먹기 위해 도라지밭을 온통 헤집어 놓는다”고 말했다. 김씨는 “도라지밭 밭 주변에 사방으로 철조망을 쳐두었지만, 멧돼지를 막는 데는 철조망도 소용이 없다”며 “철조망 밑으로 땅을 판 뒤 육중한 몸으로 철조망을 들어 올리고 밀치는 방법으로 간단하게 철조망을 통과한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이용찬(60) 야생생물보호관리협회 파주지회장은 “민통선 지역에서는 가장 확실하고 즉각적인 멧돼지 개체 수 조절 수단인 엽사를 동원한 멧돼지 포획이 금지된 지역이어서 멧돼지 수가 그동안 급격히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멧돼지 출몰로 군부대 측의 요청에 따라 3차례 포획을 위해 민통선 지역에 출동했지만 이후 정부에서 ASF 확산 방치대책이라며 ASF 발생지역에 대해 야생 멧돼지 포획 금지 조치를 취하는 바람에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엽사들에게 보상금 지급하고 포획해야”  

이용찬 야생생물보호관리협회 파주지회장은 “현재 흔히 사용하는 포획틀을 이용하는 멧돼지 포획 방식으로는 주변 논밭에 농작물이 가득한 계절인 데다 예민한 성격의 멧돼지 수를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ASF 발생지에서는 야생 멧돼지를 포획하더라도 그대로 땅에 묻어야 하는 상황인 점과 야생 멧돼지를 포획하는 엽사들이 자원봉사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엽사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고 민통선 일대의 야생 멧돼지를 일제히 포획하는 방법이 최선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군 당국은 ASF 차단을 위해 지난 6월 초 비무장지대(DMZ) 이남으로 넘어오는 멧돼지를 즉각 포획 및 사살하라는 지침을 전군에 내렸다. 이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강원도 철원군의 양돈농장과 민통선 지역을 방문해 “남쪽으로 내려오는 멧돼지를 발견하면 즉시 사살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남한으로 전염되는 것을 차단하라”고 주문한 데 따라 즉시 시행된 조치다. 당시 이 총리는 “돼지열병 전염의 주범인 멧돼지를 차단하기 위해 사살과 포획을 허용했으니 개체 수를 최소화하더라도 제대로 해달라”고 당부했다.  
 
민통선 주민들도 즉각적인 야생 멧돼지 퇴치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민통선 마을인 파주 해마루촌 농촌체험마을 추진위원장 조봉연(63)씨는 “이제는 넘쳐나는 야생 멧돼지로 인해 집 바깥에도 마음 편히 못 나올 상황에 부닥쳐 있다”며 “획기적인 민통선 지역 야생 멧돼지 퇴치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 백령도서도 의심 신고

농림축산식품부는 4일 인천 백령도에서 ASF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돼지 270여 마리를 키우고 있는 옹진군 백령면의 한 농가에서 새끼돼지 5마리가 폐사했다고 신고했다. 방역 당국은 신고 접수 직후 초동 방역팀을 투입해 긴급 방역 조처를 하고, 시료를 채취해 정밀 검사를 벌일 예정이다. 이번 신고가 ASF로 확진되면 국내 14번째 발병 사례가 된다. 특히 백령도는 내륙과 떨어져 있는 섬 지역이어서 강화 석모도 사례와 마찬가지로 감염 경로를 놓고도 의문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경기도 연천군 DMZ에서 발견된 야생 멧돼지 폐사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환경부가 지난 3일 밝혔다. 지난 2일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된 곳은 DMZ 중간을 잇는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약 600m(남방한계선 전방 약 1.4㎞) 떨어진 지점이다. 국내 야생 멧돼지에서 ASF 바이러스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돼지는 모두 양돈농장에서 키우는 사육돈이었다. 이에 따라 야생 멧돼지가 북한에서 넘어와 ASF 바이러스를 퍼트린 것 아니냐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2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철조망이 100% 안전하다고 했지만 확인해보니 철조망이 태풍과 집중호우 때문에 많이 무너진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년간 9개 사단 13개소에서 남방한계선 경계부대(GOP) 철책이 파손됐고 현재 보강공사가 진행 중인 곳은 5건으로 확인됐다.  
 
파주·인천=전익진·심석용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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