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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165cm 몸무게 65kg···외국선 "정상" 한국선 "체중 빼세요"

[사진 pixabay]

[사진 pixabay]

 
키 165㎝, 몸무게 65㎏인 이지은(33·여, 가명)씨는 최근 병원 신체검사에서 ‘과체중’ 판정을 받았다. 체질량지수(BMI, ㎏/㎡)가 정상 기준(23이하)을 초과했다는 이유에서다. 대학을 졸업하고 유학 생활을 했다는 이씨는 "외국에서는 뚱뚱하다고 느낀 적이 없는데 한국에 돌아오니 다이어트가 절실해졌다"고 했다. 이씨는 정말 체중감량이 필요할까.
 
과도한 다이어트 열풍에 국내의 ‘의학적 비만’ 기준이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민주당 의원이 3일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정상 체중 BMI는 23 이하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인 25보다 낮다.
 
BMI가 23.88인 이씨의 경우 국내에서는 과체중에 속하지만 WHO 기준대로라면 ‘정상’ 범주에 든다. 같은 키와 몸무게를 두고 외국에선 비만이 아니라고 보는데 한국에서만 ‘비만’으로 간주한다는 얘기다.
 
남 의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대부분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은 비만 측정에 WHO 기준을 사용한다. 국내에서는 비만을 과체중 23~24.9, 비만(1·2단계) 25~34.9, 고도비만 35 이상 등으로 진단한다. 하지만 다른 OECD 국가에서는 이 기준이 2~5㎏/㎡씩 느슨하다. 25~29.9 과체중, 30 이상 비만, 40 이상 고도비만 등이다. 서구뿐 아니라 한국인과 체구가 비슷한 일본도 WHO 기준을 쓴다.
 
한국만 유독 더 엄격한 비만 기준을 가지게 된 이유는 뭘까. 남 의원은 “우리나라는 2000년 제정된 WPRO(WHO 서태평양지부)의 비만 기준을 사용하고 있는데, WPRO가 2011년부터 WHO 기준을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옛 기준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요국 중 한국만 홀로 20년 전 기준을 고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남 의원은 “정상 범위를 국제 기준인 25 이하로 높이는 등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사회적 시선에 엄격한 의학적 기준까지 더해진 탓인지 다이어트 부작용을 겪는 인구수는 최근 급속히 늘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남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식사장애(섭식장애) 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가 3만8469명을 기록했다. 여성(3만1471명)이 81.8%로 남성(6998명, 18.2%)보다 4배 이상 많았다.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해 환자 수(8316명)가 5년 전(2014년 7261명)에 비해 1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박적 다이어트가 성행하다 보니 식욕억제제를 찾는 사람 수도 많아졌다. 남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확인한 결과 2018년 한 해 식욕억제제의 공급금액만 약 201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런데도 최근 5년간 국내 비만 유병률은 증가 추세다. 2013년 31.8%였는데 2017년 34.1%로 늘었다. 남자 유병률(41.6%)이 여자(25.6%)를 앞질렀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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