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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예술가 뱅크시가 '팝업 스토어' 차렸다, 왜?

영국의 얼굴 없는 그라피티 아티스트 뱅크시가 런던 남부 크로이던에 상점을 열고 자신의 작품을 전시해 놓았다. 실제 들어가는 문은 없다. 그는 밤에 보라고 권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영국의 얼굴 없는 그라피티 아티스트 뱅크시가 런던 남부 크로이던에 상점을 열고 자신의 작품을 전시해 놓았다. 실제 들어가는 문은 없다. 그는 밤에 보라고 권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얼굴 없는 예술가 뱅크시가 런던 남부에 일종의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이 상점에서 작품을 팔거나 실제 문이 열려있지는 않지만, 쇼윈도 너머로 그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얼굴 등을 공개한 적이 없는 뱅크시는 건물 벽이나 다리 등 뜻밖의 장소에 작품을 남기는데, 이 점포 역시 몰래 만들어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식을 알렸다. 이번 상점은 연하장 회사가 그의 이름을 상표로 사용하려는 것을 막기 위한 취지라고 뱅크시는 설명했다. 전시 작품은 온라인으로 판매해 난민 구호단체에 전달할 예정이다.

런던 남부 크로이던에 차려 작품들 전시
온라인 판매후 난민 구조선 구입에 기부
연하장 회사의 '뱅크시' 상표화 막으려
몰려든 팬들 "주변에 와 보고 있을 듯"
의원 침팬지로 묘사한 그림 3일 경매

뱅크시가 영국 웨일스 지역의 한 창고 벽에 그린 그림. 떨어지는 재를 눈처럼 맞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담겼다. [AP=연합뉴스]

뱅크시가 영국 웨일스 지역의 한 창고 벽에 그린 그림. 떨어지는 재를 눈처럼 맞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담겼다. [AP=연합뉴스]

 뱅크시는 이 상점을 런던 남부 크로이던 처치 거리에 만들었다. 상점에는 영국 흑인 래퍼 스톰지가 클래스턴베리 페스티벌에서 공연할 때 뱅크시가 그를 위해 디자인했던 조끼가 전시됐다. 이 조끼는 칼 공격을 막기 위한 기능이 있다. 크로이던은 스톰지가 태어난 지역이라고 BBC가 소개했다.
뱅크시가 전시해 놓은 작품들. 특이한 표정의 토니 호랑이 깔개가 보인다. [AFP=연합뉴스]

뱅크시가 전시해 놓은 작품들. 특이한 표정의 토니 호랑이 깔개가 보인다. [AFP=연합뉴스]

 상점에는 또 켈로그 시리얼에 나오는 캐릭터인 토니 호랑이 깔개와 CCTV 카메라로 둘러싸인 아기 침대 등도 전시 중이다. 뱅크시는 인스타그램에서 ‘오늘 가게를 열 것입니다. 문이 실제로 열리지 않지만요'라고 알렸다. 그는 이 상점에서 2주 동안 전시를 하면서 온라인을 통해 해당 작품들을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BBC에 따르면 판매 작품에는 지중해 연안에서 구조된 이들이 착용했던 구명조끼로 만든 현관 매트도 포함됐다. 그리스 구금 수용소에서 여성들이 직접 손으로 바느질했던 조끼다. 시위 진압 경찰의 헬멧으로 만든 디스코 볼도 있다. 아이들이 운반 트럭에 나무로 만들어진 이민자 모형 장난감을 싣도록 권장하는 유아용 숫자 세는 장난감도 볼 수 있다.
크로이던 출신 영국 흑인 래퍼 스톰지의 공연 의상으로 뱅크시가 디자인한 칼 공격 방어용 조끼 [AFP=연합뉴스]

크로이던 출신 영국 흑인 래퍼 스톰지의 공연 의상으로 뱅크시가 디자인한 칼 공격 방어용 조끼 [AFP=연합뉴스]

 
 뱅크시는 수익금을 지중해에서 난민을 구조하는 단체가 해난 구조선을 새로 사는 데 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정부는 난민 구호단체의 구조선을 압수한 바 있다.  
 
 뱅크시는 한 연하장 회사가 자신의 이름을 브랜드로 사용하며 사업을 시작하려고 해서 온라인 매장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작가가 직접 작품을 파는 상점을 열면 상표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조언을 들었기 때문이다. 뱅크시는 “연하장 회사가 내 이름 사용해 가짜 뱅크시 제품을 합법적으로 판매하려고 시도 중"이라고 했다. 얼굴이나 신원이 베일이 싸인 뱅크시가 자신의 상표권을 지키려고 법정에 출두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에 해당 업체가 그런 일을 시도 중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뱅크시는 이 상점에 전시된 작품을 온라인 판매해 난민 해난 구조선 구입을 위해 기부할 예정이다. [AFP=연합뉴스]

뱅크시는 이 상점에 전시된 작품을 온라인 판매해 난민 해난 구조선 구입을 위해 기부할 예정이다. [AFP=연합뉴스]

 뱅크시는 이번 경우는 이례적이지만, 저작권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다고 밝혔다. 그는 “오락이나 학술 연구, 또는 행동주의를 위해 내 예술을 복사하거나 빌려 가거나 훔치거나 수정하는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내 이름을 누군가 단독으로 가져가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크로이던 상점에는 뱅크시 작품 애호가와 수집가들이 몰려들었다. 전시를 보러 온 한 수집가는 “훌륭하고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게 너무 좋다"며 “뱅크시가 나와 ‘안녕하세요'라고 할 것 같진 않지만, 분명 여기 주변에 있을 것”이라고 BBC에 말했다.  
소더비 경매에 부쳐질 예정인 뱅크시의 작품 '위임된 의회' [AP=연합뉴스]

소더비 경매에 부쳐질 예정인 뱅크시의 작품 '위임된 의회' [AP=연합뉴스]

 영국 하원 의원들을 침팬지로 묘사한 그의 2009년 작품 ‘위임된 의회'(Devolved Parliament)는 3일 소더비에서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다. 소더비는 판매가치를 22억~3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영국 그라피티 아티스트인 뱅크시는 전 세계 도시의 거리와 벽, 다리 위 등에 정치적, 사회적 의미를 담은 작품을 남겨왔다. 생김새나 나이, 본명 등이 공개된 적이 없다. 영국 ITV가 오래전 그를 인터뷰해 눈만 빼고 얼굴을 천으로 가린 모습을 소개한 적이 있는데, 백인 남성이라는 것만 알 수 있었으나 실제로 그가 뱅크시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뱅크시가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멸종 저항' 단체가 머물던 런던 마블아치 지역 벽에 그린 작품 [AP=연합뉴스]

뱅크시가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멸종 저항' 단체가 머물던 런던 마블아치 지역 벽에 그린 작품 [AP=연합뉴스]

 지난해 소더비 경매에 뱅크시의 작품 ‘소녀와 풍선(Girl With Balloon)’이 나와 약 15억4000만원에 낙찰됐다. 뱅크시가 낙찰되는 순간 분쇄되도록 장치를 만들어놔 세계인을 놀라게 했다. 자신의 작품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것을 비꼰 것이다. 절반이 잘린 그림은 고가에 그대로 낙찰자가 가져갔는데, ‘사랑은 쓰레기통 속에(Love Is in the Bin)’라는 이름이 붙었다.
소더비에서 낙찰되는 순간 뱅크시가 설치한 장치로 절반이 분쇄된 작품. 원래 작품명은 '소녀와 풍선'이었다. 지금은 '사랑은 쓰레기통 속에'라는 이름이 붙었다. [AP=연합뉴스]

소더비에서 낙찰되는 순간 뱅크시가 설치한 장치로 절반이 분쇄된 작품. 원래 작품명은 '소녀와 풍선'이었다. 지금은 '사랑은 쓰레기통 속에'라는 이름이 붙었다. [AP=연합뉴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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