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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女 강간살해 뒤 한국군 미소? 日 우익이 사진조작했다

일본 우익성향 블로그 등에 확산되고 있는 '한국군의 베트남 여성 잔혹살해' 사진. 베트남전에 참전한 한국군인들이 베트남 여성들을 강간 살해한 뒤 훼손한 시신을 내려다보며 웃고 있다는 설명이 붙어 있다. 하지만 인터넷매체 '버즈피드 재팬'의 팩트체크 결과 조작된 사진으로 판명났다. [블로그 캡처]

일본 우익성향 블로그 등에 확산되고 있는 '한국군의 베트남 여성 잔혹살해' 사진. 베트남전에 참전한 한국군인들이 베트남 여성들을 강간 살해한 뒤 훼손한 시신을 내려다보며 웃고 있다는 설명이 붙어 있다. 하지만 인터넷매체 '버즈피드 재팬'의 팩트체크 결과 조작된 사진으로 판명났다. [블로그 캡처]

 
'베트남 여성들을 강간 살해한 뒤 훼손한 시신을 바라보며 웃고 있는 한국 군인들.'

베트남전 한국군 만행사진 日블로그 확산
팩트체크 결과 한국군 아닌 미군 드러나
일본우익 교묘하게 사진과 팩트 조작해

일본의 우익성향 블로그와 트위터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끔찍한 사진에 붙여진 설명이다. 일본 우익들이 베트남전에 참전한 일부 한국군이 저지른 민간인 학살을 비난하며 근거로 드는 대표적인 사진이다.  
사진 속에서 하반신만 노출돼있는 군인들은 훼손된 듯 보이는 여러 구의 시신들을 내려다보고 있고, 옆에는 미군으로 보이는 병사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우익성향 네티즌들은 이 병사가 한국군 작전에 동행한 미군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 우익들의 주장대로 한국군이 베트남에서 이처럼 극악무도한 만행을 저질렀을까. 이 사진은 과연 진짜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사진은 교묘하게 편집됐으며, 민간인 학살과도 관계가 없다. 사진 속 군인들도 한국군이 아니다. 한마디로 조작된 사진이다.  
이같은 사실은 인터넷매체 '버즈피드 재팬'의 팩트체크 결과 밝혀졌다. 이 매체는 1일 문제의 사진이 실려있는 사진집 원본을 확인한 결과, 인터넷에 떠도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버즈피드 재팬'이 찾아낸 사진집 원본을 보면, 사진 속 군인들은 한국군이 아닌 미군들이며, 시신들 또한 베트남 민간인들이 아닌 미군과의 교전으로 사살된 베트콩들이다. 일본 우익들이 사진속 미군들의 상반신을 트리밍한 뒤 '베트남 여성들을 강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웃고 있는 한국군'으로 날조한 것이다. [버즈피드 재팬 홈피 캡처]

'버즈피드 재팬'이 찾아낸 사진집 원본을 보면, 사진 속 군인들은 한국군이 아닌 미군들이며, 시신들 또한 베트남 민간인들이 아닌 미군과의 교전으로 사살된 베트콩들이다. 일본 우익들이 사진속 미군들의 상반신을 트리밍한 뒤 '베트남 여성들을 강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웃고 있는 한국군'으로 날조한 것이다. [버즈피드 재팬 홈피 캡처]

 
사진집 원본은 아사히신문이 1971년 출간한 '사진보고 전쟁과 민중'이란 제목의 사진집으로, 한 종군 사진작가가 베트남 전쟁 때 미군과 베트남군을 따라다니며 찍은 사진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원본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사진속 군인들은 한국군이 아닌 미군이다. 사진 설명도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캄보디아 국경부근의 습지대. 미군의 매복 공격을 받은 해방전선(베트콩)의 분대 병력이 전멸했다. 흩어져있는 시신들과 숨이 막힐듯한 피 냄새 속에서도 미군 병사들은 오히려 즐거운 듯 보였다.'  
사진 설명에 나와있듯이, 사진속 군인들은 막 교전을 마친 미군들이며, 흩어져 있는 시신들도 강간 살해된 베트남 여성들이 아니라 미군과의 교전으로 숨진 베트콩(월남전 때 북베트남의 지원을 받아 미군·월남군·한국군과 전투를 벌인 공산주의 군사조직)들이다.  
일본 우익들은 사진의 실체를 알고 있으면서도, 사진 속 미군들의 상반신을 교묘하게 트리밍한 뒤 한국군으로 둔갑시켰고, 베트남 여성들을 강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것처럼 사실을 왜곡했다.  
버즈피드 재팬에 따르면, 이처럼 조작된 사진은 '올바른 일본의 역사' '조선인의 악행을 고발!' '한류를 정말 혐오하는 블로그' 등 우익성향 블로그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진은 언제부터 우익들 사이에 베트남전 참전 한국군의 만행을 상징하는 사진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을까. 
2010년 6월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재팬의 '치에부쿠로'(知恵袋·지혜주머니)에 올라온 '한국인은 베트남 전쟁에서 30만명 이상의 베트남인을 학살했나요?'라는 질문에 이 사진이 첨부돼 있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매체는 대략 이 시점부터 사진이 일본 우익들에 의해 왜곡돼 사용돼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질문 내용에 있는 30만명은 베트남전에 참전한 한국군 숫자이지, 학살 피해자 수는 아니라고 버즈피드 재팬은 지적했다. 
그 후 이 사진은 우익 성향 커뮤니티 사이트와 블로그에 게재돼 퍼져갔으며, 최근에는 트위터로도 확산되고 있다. 사진을 집어넣은 유튜브 동영상도 등장했으며, 수만 회나 재생된 것도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원본 사진집에 있는 '시신을 손으로 들어올리는 미군 병사' 사진도 한국군의 잔학행위로 날조해 게재하고 있는 사이트도 여러 개 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일본 우익들은 한국이 민간인 학살 등 베트남전에서 저지른 만행은 외면한 채,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 측에 집요하게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실체도 없는 위안부 문제만 파고들지 말고, 온갖 악행을 저지른 베트남에 먼저 사과를 하라는 것이다. 
우익들은 이를 위해 한국군의 베트남 민간인 학살, 라이따이한(베트남전 참전 한국군 병사와 베트남 여성 사이에 태어난 혼혈아) 문제 등 베트남전의 그늘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으며, 팩트 왜곡과 사진 왜곡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일부 우익성향 블로그에는 한국전쟁 중 양민학살 사진이 한국군에 의해 자행된 베트남 민간인 학살 사진으로 둔갑해 버젓이 사용되고 있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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