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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교체 효과 없었다…한ㆍ일 외교장관, 이견만 확인

한ㆍ일 외교장관이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만났지만, 일본의 경제 보복 등 양국 간 현안에 대해 이견만 확인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6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회담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 외교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6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회담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 외교부]

강경화-모테기 상견례 회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후 유엔 본부에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상과 만나 양국 관계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강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참석을 수행하기 위해 방미했으며, 문 대통령이 귀국한 뒤에도 뉴욕에 남아 다양한 국가와 외교장관 회담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외교부는 관련 보도자료에서 “강 장관과 모테기 외상은 강제징용 문제와 일본 수출규제 문제 등 현안에 대해 상호 입장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서로 입장을 설명했다는 표현은 각기 자국의 입장을 주장했을 뿐 합의점을 찾지는 못했다는 뜻이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논란 일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논란 일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배석자 물리고 40분간 1대1 대화  

이번 회담은 모테기 외상이 취임한 뒤 처음 이뤄졌다. 상견례를 겸한 자리였던 셈이다.
회담은 현지시간으로 26일 오후 2시30분(한국시간 오전 3시30분)에 시작됐다. 당초 30분 정도로 예상됐으나 이를 넘겨 약 50분간 진행됐다. 특히 처음에는 당국자들이 배석했지만, 회담 시작 10분 만에 모두 내보냈다. 통역이 배석하긴 했지만, 사실상 40분간의 1대1 단독 회담이었다. 보다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주고받기 위해 이런 형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양측은 협의에서 특별한 진전은 보지 못했다. 모테기 외상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로 인해 발생한 국제법 위반 상태를 시정하라는 기존의 요구를 다시 내놨고, 강 장관은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며 강제징용 피해자 개인의 배상 청구권은 소멸되지 않았다는 정부 입장을 다시 설명했다고 한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와 한ㆍ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관련해서도 의견 접근은 이루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한 한국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이 다키자키 시게키(瀧崎成樹)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국장급 협의를 하기 위해 지난 20일 오전 일본 외무성에 도착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한 한국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이 다키자키 시게키(瀧崎成樹)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국장급 협의를 하기 위해 지난 20일 오전 일본 외무성에 도착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ㆍ일, 기존 입장 굽히지 않아

앞서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도 지난 20일 일본 도쿄를 찾아 새로 부임한 다키자키시게키(瀧崎成樹)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회담했다. 역시 일본 외무성의 한반도 업무 당국자 교체 뒤 첫 만남으로, 외교장관 회담의 사전 준비 성격도 있었다. 당시에도 양측은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일본의 외교라인 정비로 ‘선수 교체’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나왔지만, 특별한 변화는 감지되지 않은 셈이다.
외교부는 그럼에도 한ㆍ일 간 고위급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열려 있는 소통 라인이 외교장관 간 채널이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외교부는 “양측은 미래지향적 한ㆍ일 관계를 위해 계속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으며, 장관급을 비롯한 외교당국 간 각급 차원에서 소통과 협의를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2019년 방위백서’ 한국 관련 주요 내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일본 ‘2019년 방위백서’ 한국 관련 주요 내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일본, 회담 반나절만에 방위백서 도발

하지만 뉴욕에서 한ㆍ일 외교장관이만난지 불과 몇 시간만인 27일 오전 일본 정부의 ‘방위백서 도발’이 나왔다. 이날 각의에서 채택된 방위백서에서 매해 반복하는 독도에 대한 영유권 억지 주장을 넘어 이번에는 독도 영공에서 충돌 발생 시 일본 자위대 전투기를 투입할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김인철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일본 정부는 독도에 대한 부당하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반복하는 것이 한ㆍ일 관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독도에 대한 일본 정부의 어떤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해나갈 것”이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이상렬 외교부 아태국 국장대리(심의관)는 오후 미바에 다이스케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대리(정무공사)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불러 “독도는 역사적ㆍ지리적ㆍ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라며 부당한 주장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미바에 다이스케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대리(정무공사)가 27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초치된 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미바에 다이스케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대리(정무공사)가 27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초치된 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외교부, 주한 일본 공사대리 초치

특히 일본이 방위백서에서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는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전 방위상의 발언을 인용한 것과 관련해 강하게 항의했다. 이 국장대리는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이 마치 우리 측에 있는 것처럼 기술하고 있는데, 신뢰관계 훼손 및 안보상의 이유를 들면서 먼저 우리에 대해 부당한 경제 보복 조치를 취한 것은 일본 측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이런 조치를 조속히 철회하라”고 강조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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