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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병원 못가도 돼지가 중요" 85만마리 홍성농가, 버스 중단

“마을과 읍내를 오가는 시내버스 운행을 중단했을 정도로 긴장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구제역은 여러 번 겪어 걱정이 덜 되는데 이건(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백신이나 치료약도 없다 하니…”
경기도 파주·연천·김포와 인천 강화지역에서 잇따라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판정이 나온 가운데 전국 최대 양돈단지인 충남 홍성군의 한 마을입구에 소독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신진호 기자

경기도 파주·연천·김포와 인천 강화지역에서 잇따라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판정이 나온 가운데 전국 최대 양돈단지인 충남 홍성군의 한 마을입구에 소독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신진호 기자

 

홍성군, 전국 돼지 5%·충남 24% 차지하는 최대단지
양돈농가 "백신·치료약 없어 예방만이 유일한 대책"
마을 오가던 시내버스 끊겨 노인들 바깥나들이 중단
농가들 "아예 2~3주간 발 묶고 전염병 뿌리 뽑아야"

26일 오후 3시 충남 홍성군 은하면 덕실리 구동마을에서 만난 주민들은 밤잠을 설치면서 하루하루를 보낸다고 했다. 지난 17일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에서 처음 발병한 뒤 전국으로 확산할 조짐이 보이자 마을은 전쟁을 앞둔 것처럼 긴장 상태로 변했다. 취재진은 물론 외부인의 출입은 마을회관 앞까지만 허용했다. 100m가량을 더 들어가면 축사가 밀집한 곳이기 때문이었다.
 
마을 입구에는 소독시설과 통제초소가 설치돼 소독을 마친 뒤에야 들어갈 수 있었다. 마을에서 밖으로 나갈 때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구동마을 주민 대부분은 며칠 전부터 아예 바깥나들이를 중단했다. 주민들은 그나마 추석 명절을 지낸 뒤라 다행이라고 했다.
 
이날 오전 정부는 경기도 북부권위 축산차량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통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24일 정오를 기해 발령했던 ‘48시간 돼지 일시 이동중지 명령’도 28일 정오까지로 연장했다. 그만큼 사태가 급박하다는 얘기다. 
경기도 파주·연천·김포와 인천 강화지역에서 잇따라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판정이 나온 가운데 전국 최대 양돈단지인 충남 홍성군의 한 마을입구에 소독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신진호 기자

경기도 파주·연천·김포와 인천 강화지역에서 잇따라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판정이 나온 가운데 전국 최대 양돈단지인 충남 홍성군의 한 마을입구에 소독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신진호 기자

 
마을회관에서 만난 주민들은 “아침마다 시내버스를 타고 읍내로 나가서 병원 치료를 받았는데 운행이 중단돼 꼼짝도 못 한다”며 “노인들의 유일한 발이 묶였지만, 돼지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참고 있다”고 말했다.
 
구동마을은 2011년과 2015년에 구제역 사태를 겪으면서 애지중지 키우던 돼지 대부분을 살처분한 곳이다. 2014년에도 인근 마을까지 유행성 설사병(PED)이 번지면서 한바탕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숱한 역경을 거친 주민들이지만 “이번에는 예측을 하지 못하겠다”고 걱정했다.
 
홍성에서는 342개 양돈농가가 85만5000여 마리의 돼지를 기르고 있다. 사육 두수를 기준으로 충남의 24%, 전국 5%를 차지하는 최대 양돈단지다. 덕실리가 있는 은하면은 78개 농가가 40만여 마리의 돼지를 키운다. 인근 보령시 천북면과 함께 전국 읍·면·동 가운데 사육 두수가 많은 곳으로 꼽힌다.
경기도 파주·연천·김포와 인천 강화지역에서 잇따라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판정이 나온 가운데 전국 최대 양돈단지인충남 홍성군도 비상이 걸렸다. 신진호 기자

경기도 파주·연천·김포와 인천 강화지역에서 잇따라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판정이 나온 가운데 전국 최대 양돈단지인충남 홍성군도 비상이 걸렸다. 신진호 기자

 
덕실리 구동마을 이종복(68) 이장은 “며칠 이동을 중단한다고 해결된 문제가 아니다. 잠복 기간인 2~3주간 전면 중단하지 않으면 (전염)병을 잡을 수 없다”며 “이런 얘기를 농림축산식품부 높은 분에게 전달했는데 들어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돼지는 대부분 115~120㎏가량이 되면 출하한다. 그보다 더 키우면 상품성이 떨어져 오히려 가격이 내려간다고 한다. 정부의 이동중지 명령으로 출하 시기를 놓친 돼지들은 손해를 보고 넘겨야 한다. 보통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출하하는 데 운이 나쁘면 2주를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 양돈농가들은 2~3주간 아예 움직이지 못한 게 한 뒤 출하 시기를 놓친 농가의 돼지를 정부가 매입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충남도는 모든 돼지 도축장에 소독 전담 공무원을 배치하고 야생 멧돼지 포획작업에도 나서기로 했다. 돼지열병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추가 방역대책이다. 충남은 1227개 농가가 242만여 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사육 두수를 기준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다.
경기도 파주·연천·김포와 인천 강화지역에서 잇따라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판정이 나온 가운데 전국 최대 양돈단지인 충남 홍성군의 한 마을입구에 소독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신진호 기자

경기도 파주·연천·김포와 인천 강화지역에서 잇따라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판정이 나온 가운데 전국 최대 양돈단지인 충남 홍성군의 한 마을입구에 소독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신진호 기자

 
충남도 황상연 기후환경정책과장은 “도내 15개 시·군과 긴급 영상회의를 갖고 이상징후를 발견하면 즉각 보고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천안·아산 등 경기도 인접 지역은 물론 홍성·보령 등 축사 밀집지역에 대한 예찰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홍성=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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