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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조국 의원 맞아요?"···의원 인지도 3위 洪, 1위는

밀실은 ‘중앙일보레니얼 험실’의 줄임말로 중앙일보의 20대 기자들이 도있는 착 취재를 하는 공간입니다.

“우린 어그로 끄는 사람들만 알지” “그 사람…잔다르크 아줌마…경찰이었던 아저씨는 이름 뭐였지?”

 

<제3화> 청년과 정치
20대 527명 대상 설문조사
1인당 평균 국회의원 5.7명 알아
일부는 국회의원 개념 헷갈리기도
"정치얘기하면 꼰대같을까봐 걱정"

마포구 홍익대 홍문관에 앉아있던 대학생들에게 ‘20대 대상 국회의원 인지도 조사’ 설문지를 건네자 한 말입니다. 한참 고민하던 학생들은 이름을 많이 적지 못한 게 부끄러운 듯 설문지를 뒤집어 기자에게 다시 줬습니다. 백지 설문 조사지를 낸 학생은 “'20대들, 정치무관심 심각' 이런 기사는 쓰지 말아달라"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당선자들의 평균 연령은 55.5세. 딸, 아들뻘인 20대들은 국회의원을 몇 명이나 알고 있을까요? 또 의원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요? 밀실팀은 지난 1~10일 20대 527명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국회의원 인지도 조사’를 했습니다. 오프라인 설문조사의 경우 서울권 대학교를 직접 방문해 자필로 학생들에게 의원들의 이름을 받았습니다. 
 
설문조사결과 20대 1명당 평균 의원 5.7명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들이 적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은 평균 1.6명,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은 1.8명이었습니다.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과 정의당 소속 의원 수는 각 평균 0.8명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20대들 사이에서 한국당 소속 의원들의 인지도가 가장 높다는 뜻입니다. 정치성향이 '진보'라고 답을 한 이들조차도 한국당 의원의 이름을 가장 많이 적어냈는데요. 대학생 박승희(26)씨는 “싫어하는 정당과 관련된 기사일수록 열심히 찾아본다”며 “부정적인 이슈로 매스컴을 많이 탄 정당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했습니다.
 

여성 의원 나경원, 심상정 공동 1위

20대들에게 가장 익숙한, 즉 인지도가 높은 의원은 누굴까요. 여성 의원 2명이 공동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 주인공은 317명이 이름을 적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였습니다.
 
직장인 이모씨(27)씨는 "나 원내대표는 거의 맨날 뉴스에 나오고, 심 대표는 예능에 나왔던 게 영향이 컸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대학생 김지원(24)씨는 “나 원내대표는 과격한 발언을 많이 해서 알고 있다”며 ”뉴스를 매일 챙겨보진 않지만 볼 때마다 자극적인 말을 내뱉는 의원들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습니다. 또 김씨는 “알고 있다고 꼭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직장인 강인영(28)씨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에 대해 “비리도 없고 청렴하고, 정치외길을 걸어왔다는 이미지 때문에 다른 의원들과 차별화된다"고 말했습니다. 취업준비생 변우리(26)씨의 경우는 "2017년도 대선에서 유일한 여성 후보자로서 토론회 등에서 사이다 발언하면서 인지도가 급상승한 것 같다"고도 했죠.
 
3위는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가 차지했습니다. 홍 전 대표는 현역 의원은 아니지만  총 205명이 이름을 적어냈는데요. 일부 응답자들은 실명 대신 별명 ‘홍카콜라’를 적기도 했습니다. 4위는 186명이 이름을 적은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었습니다. 6명은 유승민 의원의 이름이 헷갈렸는지 바른미래당 의원으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적기도 했습니다.
 
다음으론 표창원 민주당 의원,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뒤를 이었는데요. 각각 108번, 107번 언급됐습니다. ‘그알(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힘일까요. 전·현직 당대표들이 인지도 상위권을 기록한 가운데 초선 의원 중 인지도 5위안에 든 건 표창원 의원이 유일했습니다.
 
7위는 박지원 무소속 의원, 8위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 9위는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 10위엔 장제원 한국당 의원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소위 '이슈 메이킹'을 했던 이들이 상위권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박 교수는 "20대들은 유튜브, 인스타로 소식을 접하다보니 이슈 중심에 섰던 사람들의 인지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발의한 법안의 효용성, 또는 법안의 수와 인지도는 큰 관계가 없다는 뜻이죠.  
 
한편,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대표, 원내대표만 기억하는 이유는 미국처럼 당과 별개로 자신의 소신에 따라 의정활동을 할 수 없는 우리나라 특유의 정치 환경 때문"이라며 "금태섭 민주당 의원처럼 당론보다는 양심과 소신에 따라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퇴하세욧’ ‘황교익’도 등장

 
'국회의원'의 개념이 어려웠던 걸까요. 의원이 아닌 인물의 이름도 종종 답변에 등장했습니다. 위에 언급했듯 홍준표 전 대표, 안철수 전 대표도 포함되고요.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각각 41번, 40번 이름이 언급됐죠. 한 응답자는 이 최고위원의 이름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해 ‘O준석...하버드 나온 분’이라고 적었습니다.
 
그 외 민주당 의원 이름을 적는 칸에 조국 법무부 장관, 문재인 대통령을 적기도 했습니다. 한 응답자는 기자에게 “조국, 이재명은 의원이 아닌 거냐”고 되묻기도 했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언급됐는데요. 설문답안에선 '추억의 인물'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회창 전 국무총리, 강기갑 전 통합진보당 대표 등이 여전히 20대들 머릿속에 남아있었습니다.
 
이름 대신 별명을 적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사퇴하세욧!’(이은재 한국당 의원), ‘거지갑’(박주민 민주당 의원), ‘심블리’(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그에 해당합니다. 방송인의 이름도 적혀있었습니다. 나경원 대표 대신 나경은 전 아나운서를 적기도 했고, 황교익 요리평론가까지 등장했는데요.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착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 이야기하면 꼰대 같을까 봐…"

20대들이 적어낸 이름은 총 215명. 이 중 현역 의원이 아닌 사람을 제외하면 20대가 알고 있는 의원은 154명이었습니다. 297명 중 절반 정도는 아예 모른다는 겁니다. 물론 이름을 많이 알고 있다고 정치에 관심이 많다고 단정할 수는 없겠죠. 하지만 밀실팀이 만난 20대들은 대부분 정치에 냉소적이었습니다. 김 교수 역시 "조국, 이재명 등을 의원이라고 생각하는 20대들이 꽤 있다는 건 정치에 대한 지식과 관심이 떨어진다는 뜻"이라고 했죠. 정치성향을 묻자 "보수, 진보 나눌 수 없을 정도로 정치에 아예 관심없다"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정치에 관심없는 게 20대들의 탓일까요. 이승주(21)씨는 “재수해서 친구들보다 나이가 많은데 정치 이야기를 하면 꼰대라고 생각할까 봐 (정치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며 “각 정당이 일본 이슈나 페미니즘 등 자극적인 이슈로 표를 얻으려고 해 반감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대학생 신승현(24)씨는 “정당 이름이 자주 바뀌어 헷갈린다”며 “정당 이름을 안다고 해도 나한테 돌아오는 혜택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대학생 권영은(20)씨 역시 “정치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기사는 막말 등 눈에 띄는 것만 가끔 읽는다”고 했죠.  
 
'의원들이 어떻게 바뀌면 정치에 관심을 가질 거냐'라고 묻는 말에도 대부분 "모르겠다"라는 반응이었는데요.  
 
20대와 정치, 결코 가까워질 수 없는 걸까요. 각 정당은 청년들에게 다가가고자 청년대변인제도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밀실팀이 만난 20대들과 여의도의 간극은 커 보입니다.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 국회의원들의 몫이겠죠. 인지도 1위,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함께 그 고민을 나눠봤습니다. <다음 기사로>
 
김지아·최연수·편광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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