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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자식 세대 힘들게 해 미안"…심상정 대표 인터뷰

밀실은 ‘중앙일보 레니얼 험실’의 줄임말로 중앙일보의 20대 기자들이도있는 착 취재를 하는 공간입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미안하고 또 약간 두렵기도 해요" 

20대 대상 국회의원인지도 조사 결과 1위를 차지한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말입니다. ‘청년과 정치’에 관한 대화를 나눈 인터뷰에서 심 대표는 왜 ‘미안하다’는 말을 먼저 꺼냈을까요. 밀실팀이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심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제3화> 청년과 정치
심상정 정의당 대표 인터뷰
"청년, 정치 무관심 아니라 불신하는 것"
"대표로서 눈앞 문제와 근본 개혁사이 갈등도"
"20대에게 마이크와 연단을 줘야"

 
20대 대상 국회의원 인지도 조사 1위를 한 소감을 들려주세요
기쁩니다. 동시에 좀 미안하고 두렵기도 해요. 그만큼 '심상정이 앞장서서 20대의 삶을 바꿔달라'는 주문처럼 들립니다.
 
어떤 점에서 미안하신가요?
20대를 보면 안쓰러워요. 중·고등학교 때는 입시 때문에 방황할 자유도 없잖아요. 조국 정국에서도 드러났듯 대학생들도 자신의 노력으로 열어갈 수 있는 공간이 넓지 않죠. 우리 때만 해도 대학 가면 미래가 보장되는 시절이었어요. 20대의 삶을 어렵게 만든 건 정치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해요. '정치가 우리 자식들을 힘들게 만들었구나' 뼈저리게 느껴요. 애를 쓰고 있긴 하지만 구체적인 희망을 주지 못했죠.  
 
기존 정치권과 20대들 사이 소통이 없었던 것이 문제일까요?
최근 정치권은 대결 정치 양상을 보이면서 극단화되고 있잖아요. 시민들의 삶에는 관심 없어요. 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청년들은 표를 구하는 대상에서 배제됐어요. 최근에서야 청년 후보를 발굴하지만 퍼포먼스나 구색 맞추기 수준이죠.  
 
밀실팀이 만난 20대들은 대부분 정치에 무관심했어요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불신이 높은 거예요. 막상 강연 가면 반응이 뜨거워요. 다만, 정치권에서 그들의 문제가 다뤄지지 않기 때문에 자신들과 국회의원들은 이해관계와 전혀 다른 집단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오히려 20대는 자신들의 의견이 정치에 반영되면 더 적극적으로 반응할 세대예요.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그럼 386세대와 현재 20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386세대는 독재정권과 맞서던 시기였어요. 개인의 이익보단 역사, 국가, 민주주의 같은 대의가 더 중요했죠. 하지만 민주화 이후 태어난 세대는 개인의 삶에 버팀목이 되는 정치를 필요로 해요. 그래서 정치적 아젠다, 공동체를 앞세우는 것만으론 20대에게 설득력을 갖기 어려워요. 386세대가 거창한 담론, 의제를 내세우면 젊은층은  ‘훈수 두지 말라’고 생각하죠. 매우 일리 있는 생각이에요.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는 개개인의 삶을 존중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거니까요.
 
구체적인 예시를 든다면요?
평창 올림픽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같은 경우요. 우리 세대는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대의가 있다면 불이익을 받아도 말을 못 꺼내는 세대예요. 국가주의 전통에서 개인의 불이익을 무시해버리는 관행에서 비롯된 사고죠. 하지만 젊은 층은 불이익에 대한 어떤 대책이 있는지 생각하고, 납득할 수 있는 대책이 있어야 오케이를 하는 세대예요.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20대들이 공정성을 중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인가요?
'내가 노력한 것에 대한 공정한 보상은 그 어느 것으로부터도 희생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일테고, 당연히 존중해요. 청년들은 기성세대가 만든 제도와 틀 속에서 경쟁해왔기 때문에, 틀이 잘못된 것에 대해 청년들이 문제 제기 하는 건 당연하니까요
 
일부는 '지역인재 할당제' 등을 두고 개인이 희생당한다고 생각하기도 하던데요
물론 각자 위치에서 공정성을 외치는데 입시 이야기를 할 때는 대한민국 전체 학생들의 공정성도 살펴봐야 해요. 부모는 어디 사는지, 어디서 태어났는지 등 내 잘못이 아닌 것에 의한 차별이 일어난다면 각자에겐 책임이 없더라도 함께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방은 수도권과 비교하면 기회가 원천적으로 봉쇄되기도 하니까요.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세대가 다르다 보니 청년정책을 구상할 때도 어려움이 있겠어요
당장 청년들 눈앞에 닥친 어려움을 해결해나가면서도 근본적인 개혁도 해야 해서 양자 사이의 상당한 갈등이 있죠. 유럽선진국은 20대들이 정치에 진출을 많이 하잖아요. 정의당도 결국은 20대의 정치 풀을 넓히는 게 결국 대중정당으로 성공하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세대교체를 위해서도 준비하고 있어요.
 
정의당에선 청년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당사자만큼 문제를 정확히 알고, 우선순위로 여기는 사람은 없어요. 제가 청년을 아무리 대변한다고 해도 당사자만큼 절실하게 다루기도 어렵고, 대표 입장에선 다뤄야 할 문제도 너무 많으니까요. 그래서 대표가 된 후 청년들에게 연단과 마이크를 주자고 했어요. 당의 주요 당직에서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지위에 청년들을 많이 내줘야 하겠고 생각했죠. 청소년특별위원장을 위촉했고 또 청년본부, 여성본부 등 주요 당직에 20대를 대거 배치했어요.  
 
구체적인 정책 방안은요?
대표적으로 얼마 전 병사월급 100만원 시대를 열겠다고 발표했어요. 포퓰리즘이 아니라 징병제를 채택하는 모든 나라에선 군인월급을 최저임금의 80% 수준을 보장해주고 있거든요. 또 지역형 청년사회상속제도 제안했는데 상속증여세의 취지를 살리자는 의미예요. 출발선을 최대한 동일하게 만들기 위한 취지에서요.
 
일부는 '청년대변인', '20대 정치인'이 있어도 20대를 대변한다고 생각하지 않더라고요
그런 불신은 당연해요. 자기 앞가림하기가 벅차고 관심 가질 여력도 없으니까요. 또 실제로 정치가 그들 삶에 도움 돼 본 적이 없기 때문이에요. 추가로 정치는 여의도 사람들이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입시부터 세금, 취업, 임금, 주택문제 등 정치는 우리 삶 속에 스며있어요. 어릴 때부터 정치 관련 교육을 하고 참여할 기회를 열어줘야 해요.
 
지금은 세대교체의 과도기인 걸까요?
청년들이 기성세대가 만든 제도와 룰 속에서 경쟁을 해왔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그들이 문제를 제기하면 우리 사회가 당연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동시에 청년들도 근본적인 개혁을 위해 감수해야 할 것이 있다면 그 역시도 수용해야 해요. 이 과정에서 소통과 타협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마지막으로 설문지에 '심상정'이라고 이름을 적은 20대들에 한마디 남겨주세요
'20대 청년들의 삶을 바꾸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으면 정치인으로서 정말 자긍심을 가질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그 마음을 알아봐 주셨나 해서 울컥했어요.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에요. 청년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청년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더 소통하고 대변하겠습니다. 20대 청년들! 사랑합니다.
 
김지아·최연수·편광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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