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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고민하던 37세 회사원 “청년목수학교서 내 일 찾았죠”

경북 칠곡에서 나무공방인 우든협동조합을 공동 창업한 오세현(37·왼쪽)씨와 차현주 대표(가운데)가 26일 직접 만든 우편함과 목마 앞에서 공구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경북 칠곡에서 나무공방인 우든협동조합을 공동 창업한 오세현(37·왼쪽)씨와 차현주 대표(가운데)가 26일 직접 만든 우편함과 목마 앞에서 공구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 25일 전남 순천만 국가정원에 있는 야외 생태체험교육장. 경북 칠곡에서 온 오세현(37)씨가 마이크를 잡았다. 오씨는 정보기술 소재 업체에서 8년간 근무하다 최근 목수로 직업을 바꿨다. 지난해 인문학목공소가 운영하는 10개월 과정의 ‘청년목수학교’를 수료하고 나서다.
 

지역 균형발전 혁신 사례 살펴보니
칠곡, 공방 세워 마을재생 성공
인천, 빈 반지하 방에 버섯농장
신기술로 환경규제 극복하기도

오씨는 “우연히 ‘청년목수’ 모집 광고를 보고 마음이 끌렸다”며 “동기생 16명 중 4명과 손잡고 칠곡군 북삼읍에 ‘우든협동조합’이라는 공방을 차렸다”고 말했다. 우든협동조합을 창업한 동료의 평균 나이는 36세다. 책상·의자 같은 가구, 생활소품을 주로 만든다. 요즘은 대구에서 벤치 의자나 장식장 주문이 들어올 만큼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역사회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마을회관이나 어린이집, 장애인시설 등과 연계해 목공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취미로 목공을 즐기려는 주민들에게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할 생각이다. 오씨는 “항상 새로운 목공에 도전하니 회사 다닐 때보다 훨씬 재미있다”며 “우리 장기를 통해 지역 사회와 어우러지는 것도 보람”이라고 말했다. 인문학목공소를 운영하는 정태원 인문학목공소협동조합 대표는 “평균 연령 41.9세인 칠곡군에는 청년이 귀하다”며 “공방 하나로 마을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성공적인 마을재생 사례”라고 말했다.
 
인천 미추홀구에서 창업한 ‘빈집은행’도 주목을 받았다. 빈집은행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소유의 용현동 일대 임대주택 20채를 무상 임대받아 ‘도시농업’ 사업을 하는 회사다. 습기가 많은 반지하 방을 활용해 매달 300여㎏의 송이와 표고 버섯을 재배한다.
 
인천의 구도심인 미추홀구에는 반지하 방이 1000여 곳에 이른다. 하지만 수요가 적어 비어있기 일쑤였다. 도시 미관을 해치기도 하고, 자칫 우범지대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 이렇게 골칫거리였던 반지하 방을 ‘보배’로 바꾼 인물이 최환(34) 빈집은행 대표다. 최 대표는 “농민과 대화하다가 반지하의 온·습도가 버섯을 재배하기 좋은 장소라는 걸 알게 됐다”며 “게다가 도심에 있으니 상대적으로 물류비용도 저렴했다”고 성공 비결을 소개했다.
 
25~27일 순천만 국가정원 일대에서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 서울·부산 등 17개 광역시·도 주최로 ‘2019 대한민국 균형발전박람회’가 열린다. 이날은 개막 행사로 지역혁신 사례가 소개됐다. 두 곳을 포함해 강화된 환경규제를 신기술 개발로 극복해 수주량을 늘린 파나시아(부산 강서구), 콜레라 백신을 상업화해 지역 경제를 키운 유바이로직스(강원도 춘천) 등이다.
 
지방자치단체별 전시관도 눈길을 끈다. 순천시는 폐 전봇대를 활용해 순천만의 대표적인 동물인 흑두루미를 형상화한 예술 작품을 선보였다. 대전시는 4차혁명 시대의 대표 산업인 드론을, 강원도는 응급 산모 안심스테이를 소개했다.
 
국가균형발전박람회는 2004년부터 해마다 전국 주요 도시에서 열린다. 올해는 혁신 성과를 공유하는 전시회와 100여 개의 연구기관·학회가 참여하는 전문가 토론회, 국민발전 아이디어피칭 대회 등으로 구성됐다. 이탈리아 출신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의 특강도 있었다. 몬디는 생활용품 기업 ‘디엘레먼트’를 창업하며 발달장애인이 일하는 소셜벤처 ‘동구밭’에 비누 제조를, 노숙인을 고용하는 ‘두손컴퍼니’에 물류 서비스를 맡겼다.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박람회에는 전국에서 1000여 명의 혁신가가 한자리에 모여 생생한 혁신 사례를 공유했다”며 “정부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사람·공간·산업을 중심으로 지역이 주도하는 자립적 성장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vivi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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