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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 홍콩 시위가 한국에 의미하는 것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

1990년부터 자주 홍콩을 방문했는데, 최근에 대규모 시위를 보고 깜짝 놀랐다. 홍콩 시민 100만 명이 지난 6월부터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에 반대 의사를 표시하기 위해 평화 시위를 벌였고 경찰은 무력을 사용해 진압하려 했다. 중국은 1997년에 반환된 홍콩에 ‘일국양제’(一國兩制·한 나라 안의 두 체제) 원칙을 적용했고 민주주의 진영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중국 본토의 민주화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중국과 대만의 갈등도 누그러뜨릴 것으로 기대했다.
 

민주 국가들이 중국 견제 못하면
결국 한국도 중국의 압박 받게 돼

하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시진핑 주석이 독재 체제를 강화했고, 이에 따라 홍콩 시민들은 중국 정부의 언론인 구금 및 미디어 검열, 지난 2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발의한 송환법 개정안 등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람 장관을 옹호하는 측은 송환법이 개정되더라도 홍콩이 중국 본토의 범죄인 송환 요구에 불응할 권리를 그대로 지닌다고 설명했지만, 홍콩 시민 대부분은 이를 믿지 않았다.
 
이 사태는 어떻게 종결될까. 국제적 지지를 받는 홍콩 시위대는 자신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개인적인 위험도 기꺼이 감수하고 있다. 시위 현장에서 직접 만나 본 홍콩 시민들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싸우던 1980년대 한국인들만큼이나 용감했다. 시위대를 구성하는 시민층이 매우 다양해 중국 정부나 홍콩 행정부는 그들을 회유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홍콩 시민의 민주화 요구를 중국 정부는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중국에서 무장 경찰이나 군을 투입할 수도 없다. 자칫 미국 등 다른 국가들을 자극해 경제적 제재를 받게 되면 홍콩은 경제특구의 지위를 상실할 수도 있고, 그러면 중국 또한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는다.
 
홍콩 사태는 한국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다. 중국 정부가 홍콩 사태에 개입하면서 중국이 국제 시장에서 고립되고, 이에 따라 중국 경제가 침체하면 한국 또한 경제적으로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지리적으로 보면 홍콩 사태는 미·중 갈등을 심화시키고 이는 북핵에 대한 정책까지 영향을 미친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홍콩 편에 서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다. 그러나 미국 의회가 트럼프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에 반발했고,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발의한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은 초당적으로 지지를 받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시위대 탄압 중단을 촉구하지 않으면 의회가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홍콩 시위대는 한 세대 전에 한국 대학생들이 민주화를 위해 비폭력 시위를 벌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문재인 정부 인사 중 다수는 홍콩 시위를 보며 그들의 시위 경험을 떠올릴 것이다. 오늘날 홍콩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은 1980년대 한국의 학생들이 부른 노래의 멜로디에 자신들의 가사를 붙인 노래를 부른다. 홍콩 시위대는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투쟁의 전방에 서 있다. 홍콩의 민주주의를 위해 전 세계의 민주주의 국가들이 연합하여 한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중국은 홍콩을 넘어 대만과 몽골, 그 밖의 아시아 내 민주주의 국가들까지 압박하려 들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민주주의 동맹에 의지하는 한국에 대한 억제 전략이 된다.
 
물론 외부에서 중국 정부의 행태를 바꾸도록 하는 것에는 현실적 제약이 많다. 국제사회가 중국에 대한 규제를 가하면 중국 본토뿐 아니라 홍콩에도 타격을 입는다. 미국과 한국 정부에 이번 사태는 난감한 문제다. 이 와중에 한국은 일본과의 갈등 국면에 놓여 있다.
 
지금 세계 곳곳에서 독재가 고개를 들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들의 동맹이 약화하면 독재가 승리를 거두게 될지도 모른다. 홍콩 사태는 민주 국가 진영의 분열을 누가 반기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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