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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부족한데 성과 압박은 최고 …'동병상련' 느낀 이 직업

[더,오래] 이태호의 직장 우물 벗어나기(2)

 

직장을 그만두고 당구장브랜드 '작당'을 론칭, 전국에 매장 30여개를 연 청년사업가. 주요 고객인 시니어 창업자들과 작업하며 느꼈던 다양한 상황을 풀어낸다. <편집자>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예선 한국과 스웨덴의 경기가 18일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선수들이 몸싸움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예선 한국과 스웨덴의 경기가 18일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선수들이 몸싸움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1년 전 러시아 월드컵 때이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월드컵 1차전을 보면서 국민 대다수가 역시나 분통이 터졌을 것이다. 한국은 FIFA 랭킹으로 보나, 월드컵 본선 전에 치러진 지역별 예선 성적으로 보아 스웨덴전 승리는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란 게 쉽게 포기가 되나.
 
우리는 모두 국가대표 실력을 의아해하면서도 승리하기를 바랐다. 수치나 전적으로 보여주는 객관적인 실력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나 ‘설마’하는 기대를 가지고 응원했다.
 
감독의 자질과 전략에 대한 비판여론이 강했다. 나 역시 함께 비난하다가, 문득 남의 일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행보가 스타트업이라는 조직을 운영하는 나와 별반 달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대표가 겪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주어진 인적자원 내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다. 제삼자가 봤을 때는 축구경기를 뛰거나 사업체를 운영할 때 가용 가능한 인원이 많아 보이지만 사실 감독(스타트업 대표) 입장에선 아니다.
 
축구 강국의 인재들을 데리고 오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나라는 한 명의 스타 플레이어에 의존하기 보다는 현실적인 전략과 노력에 기대를 거는 것이 좋다. [로이터=연합뉴스]

우리나라는 한 명의 스타 플레이어에 의존하기 보다는 현실적인 전략과 노력에 기대를 거는 것이 좋다. [로이터=연합뉴스]

 
우리나라에 호날두나 메시는 없다. 주어진 자원으로 성공할 수 있는 전략은 그리 많지 않기에 감독의 거창한 전략(스타트업의 사업계획)은 현실과 타협해야 한다. 그러면서 최선의 전략을 세우고, 동시에 개개의 팀원이 알아서 열심히 뛰어주길 기도해야 한다.
 
하지만 팀원의 입장은 또 다르다.  막상 필드에 나간 그들은 어차피 우승이 멀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안다. 스타트업 대표가 팀원들에게 동기 부여할 때 나오는 단골 용어는 회사가 M&A 되면 함께 부의 추월차선을 타게 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들은 바보가 아닌 이상, 그 목표가 얼마나 허무맹랑한 일인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차라리 감독의 전략, 조직의 승리보다는 이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다음 커리어에 도움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약체팀에게 팀워크만 강조하면 전략대로 되기는커녕 불협화음이 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감독과 팀원의 동상이몽 때문에, 감독은 주어진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자 꾸준히 전략을 세우고 그대로 실행하고자 노력하지만, 전략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감독 (스타트업 대표) 또한 팀원들을 활용해 최대의 성과를 내고자 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대표’라고 어마어마한 권한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사실상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하나도 없는 것이다.
 
그래도 어쩌겠나. 감독(스타트업 대표)에겐 미우나 고우나 필드에서 뛰어줄 선수는 필요하다. 그리고 그들로 최고의 성과를 내야만 한다. 경기에 임하는 게 때론 두렵기까지 할 것이다. 객관적 전력으로는 불가능이다. 그렇다고 붙어보지도 않고 경기를 포기할 수 없지 않은가. 지더라도 월드컵 무대에 뛰어 본 경험은 엄청나게 값지다.
 
우리가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금 선수도 언젠가는 감독이 될 것이고, 지금의 팀원들도 언젠가는 대표가 되는 날이 온다. 개구리 올챙이 때 생각 못 하는 게 당연하지만, 우리는 모두 다 개구리를 꿈꾸고 있지 않은가.
 
이태호 올댓메이커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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