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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으로 읽는 책 (21)

메멘토 모리

메멘토 모리

삶이란 얼마나 하찮은가. 어제는 한 방울의 정액이었고 오늘은 시신 아니면 재다. 그러니 너는 이 덧없는 순간들을 자연이 너에게 의도한 대로 쓴 다음 흔쾌히 쉬러 가라. 때가 된 올리브 열매는 자신을 잉태한 대지를 축복하고 자신에게 생명을 준 나무에게 감사하며 땅으로 떨어진다.
 
-피터 존스 『메멘토 모리』
 
스토아학파 철학자로 『명상록』을 쓴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말이다. 알다시피 책 제목 『메멘토 모리』는 ‘당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라’는 뜻. 고대 문헌들과 라틴어 비문을 섭렵한 저자는 고대 로마인들의 삶과 죽음, 나이듦에 대한 사유를 펼쳐 보인다. 2000년 전 로마인의 생사관이 지금 무슨 소용인가 싶다면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에 실로 중요한 철학적 주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즉 삶의 기술이었다” “세계의 필연성과 자연의 섭리를 강조했던 스토아주의자들에게 노년과 죽음은 그동안 가다듬어온 평정심이 결실을 거두는 때”라는 역자의 말이 도움이 된다. “유골이 달콤한 휴식을 취하는 이곳에서 나는 갑자기 먹을 게 떨어질까 걱정하지 않는다오. 관절염으로 아프지도 않고 집세가 밀릴 염려도 없지. 사실 이 셋방은 만기가 없다오. 게다가 공짜!” 한 로마인의 재기발랄한 비문이다.
 
양성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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