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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2035] 저희더러 저항하라면서요

하준호 정치팀 기자

하준호 정치팀 기자

‘조국 사태’의 한 가지 긍정적인 면이 있다. 비로소 청년세대가 분노하고 저항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초대 정책실장을 지낸 장하성 주중대사가 고려대 교수 시절부터 젊은 세대에게 강조해 왔던 그 저항 말이다. “경쟁에서 이길 생각을 하지 말고 경쟁이 잘못됐다고 이야기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그의 생각에 동조하는 줄로 알았던 여권 내에서 요즘 대학생들의 외침을 평가절하하는 시선이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서울대 총학생회가 ‘조국 사퇴’를 주장했던 지난달 그 학교를 졸업한 여권 인사의 견해가 궁금했다. 대답은 반문이었다. “거기 총학생회 활동을 하는 학생들도 (대학 입시 때) 수시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을 텐데, 그것도 특혜인가?”
 
현 입시 제도 아래에서 최대의 노력으로 최고의 성과를 낸 게 왜 문제가 되느냐는 취지다. 국회 의원회관에도 “정보도 능력” “인맥도 실력”이라는 얘기가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다닌다. 이렇게 되묻는 이도 있었다. “솔직히 하 기자 선배들도 다 특목고 보내고 그러지 않았어요?”
 
입시 전문가를 모셔와 당시 입시 전형에 문제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한다. 입시 전문가는 당연히 그 전형을 알지만, 당시 조 장관의 자녀와 함께 입시를 치렀던 나를 포함한 수험생들은 그런 전형이 있다는 것조차 몰랐다. 그들의 논리에 따르면 나도 내 부모도 능력이 없었고, 최대의 노력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된다.
 
지난 1월 교육 문제를 취재하며 만난 한 교수가 한 말이다. “극빈과 극상은 부모의 인적 자원만으로도 확 나뉜다.” 지난해 촛불을 들었던 많은 20대들은 이런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약속을 믿고 정권 교체에 동참했다. 그런 20대가 최근 지지 행렬에서 이탈하자 여권 일부는 ‘20대의 보수화’라는 틀을 씌운다. 그들에게 정중히 권하고 싶다. 각 대학에서 개최되는 촛불집회에 짬을 내서 가보시라고. 다시 장하성 대사 얘기다. “나비는 정말 약한 존재지만 그 나비의 날개가 모이면 태풍을 만들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하준호 정치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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