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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빠르게 변화하자, 아니면 미래가 없다"

구광모 LG 대표(사진 오른쪽)가 24일 경기도 이천의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샵에 참석해 권영수 (주)LG 부회장(왼쪽), LG인화원 조준호 사장(가운데) 등과 대화하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 LG]

구광모 LG 대표(사진 오른쪽)가 24일 경기도 이천의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샵에 참석해 권영수 (주)LG 부회장(왼쪽), LG인화원 조준호 사장(가운데) 등과 대화하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 LG]

"빠르게 변화해라"

 
40대 총수가 사장단에게 던진 주문은 '빠른 변화'였다. 구광모 ㈜LG 대표(41)가 24일 경기도 이천 LG 인화원에서 사장단 워크숍을 주재했다. 권영수 ㈜LG, 조성진 LG전자, 하현회 LG U플러스, 신학철 LG화학 등 부회장단과 전자·화학·통신 등 계열사 사장단 3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6월 취임한 구 대표가 매년 열리는 사장단 워크숍을 주재한 건 처음이다.   
 

L자형 침체로 시장 갈수록 좁아져  

구 대표는 이날 "LG에 앞으로 다가올 위기는 지금까지와는 양상이 다른 위기"라고 진단했다. 미·중 갈등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인구구조 변화,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저금리, 그로 인한 수요 감소가 계속될 것으로 봤다. 구 대표는 "사업 모델과 방식 등의 근본적인 혁신, 그리고 더 빠르게 실행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각오로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대표는 또 "특히 경쟁력을 높이고 고객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디지털 혁신)'을 한층 가속화 할 것"을 당부했다. "디지털을 기반으로 해 조직, 전략, 비즈니스 모델을 모두 혁신하라"는 것이다. LG 관계자는 "구 대표가 사물 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솔루션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기존과 완전히 다른 경영을 사장단에 주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사장단에 빠른 변화를 주문한 건 정체된 내부 조직과 문화를 완전히 바꾸라는 지시인 것 같다"고 말했다. 
 

구 대표 "위기의식 갖고 더 빠르게 변화해야"    

LG그룹은 주력이 전자, 화학, 통신 등으로 망라돼 있다. 구 대표의 빠른 변화 주문은 이들 계열사가 처한 현실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우선 LG는 2006년 SK그룹에 밀려 재계 순위 4위로 내려간 이후 10년이 넘도록 제자리다. LG전자의 경우 주력인 TV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삼성의 절반 수준이고, 백색가전은 미국 월풀에 이은 2위다(지난해 기준). 스마트폰 판매량은 세계 1위 업체의 10분의 1 정도로 존재감이 미미하다. LG디스플레이는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LCD가 중국의 물량 공세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LG화학의 배터리 사업도 국내에서는 1위지만 글로벌 시장서는 선두권인 중국 CATL 등과 격차가 크다. 국내 시장서 다투는 통신 사업은 SK텔레콤과 KT에 뒤진 3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재계 "LG, 구 대표 취임 후 많이 독해져" 

구 대표 취임 후 LG가 '독해졌다'는 소리를 듣는 것도 이런 경영 상황이 반영된 것이란 풀이다. LG는 인화를 최고의 덕목으로 여기던 과거와 달리 올해 들어 삼성전자나 SK그룹과 소송전과 경쟁업체 공개 공격을 마다치 않고 있다. LG전자는 8K TV 화질을 놓고 삼성전자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고,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기술 관련 SK이노베이션을 고소했다. 재계에서는 "최근 LG의 일련의 움직임은 과거와 비교해 낯설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LG, "사업군 다양해 계열사별 혁신 강조한 것"  

재계 일각에서는 구 대표가 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의 '2030 비메모리 반도체', 현대차의'미래 자율주행차', SK의 '사회적 가치' 같은 미래 비전을 LG그룹 차원에서 제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거다. 이에 대해 LG 관계자는 "다른 그룹은 전자나 자동차처럼 주력 사업이 명확하지만, LG는 전자·화학·통신 등 사업이 다양해 고객 가치를 기반으로 계열사별 혁신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정훈 기자 cc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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