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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여야 한목소리로 “증권거래세 폐지”…선 긋는 홍남기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왼쪽 두번째)과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왼쪽 세번째)이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증권거래세 폐지와 관련한 토론회를 공동 주최했다. [사진 추경호 의원실]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왼쪽 두번째)과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왼쪽 세번째)이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증권거래세 폐지와 관련한 토론회를 공동 주최했다. [사진 추경호 의원실]

경제 위기에 대한 인식도, 원인 진단도 엇갈리는 상황 속에서 여야가 거의 유일하게 같은 목소리를 내는 이슈가 있다. 주식을 거래할 때마다 부과되는 증권거래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증권거래세 폐지 후, 자본시장 과세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렸다. 여야 경제통으로 불리는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두 사람은 증권거래세의 단계적 폐지를 골자로 한 소득세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발의했다. 
 
자본시장 육성책의 일환으로 폐지됐다가 1979년 재도입된 증권거래세는 손익에 상관없이 거래행위 자체에 부과하기 때문에 주식·채권 등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를 위축시키고, 대주주의 경우 양도소득세도 내기 때문에 이중과세라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기획재정부는 세수 감소 우려, 투기 억제 효과 등을 이유로 증권거래세 폐지나 인하에 소극적이다. 하지만 주식 투자를 유도해 기업을 살리고 자본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권 내에서도 커지자 지난 6월부터 코스피와 코스닥 증권거래세를 0.05%포인트(0.3%→0.25%) 인하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추경호 의원은 “증권거래세를 폐지하고 금융상품 간 투자 손익을 통산해 최종 수익에 대해서만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데 여야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의 기본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운열 의원은 “자본시장 발전을 통한 혁신성장이라는 원대한 목표 앞에서 세수감소, 행정부담 등의 부정적 측면만 걱정하고 여러 핑계를 대며 자본시장의 불합리한 과세체계 개편을 포기해 버린다면 자본시장의 경쟁력 상실은 물론 국가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강남규 변호사는 금융투자소득에 대한 과세체계가 얼마나 복잡한지 설명하면서 “전문가들은 일이 많이 생기겠지만 일반 투자자는 투자에 대한 세금이 얼마나 나올지 예측이 안 된다”며 “중소기업이냐 대기업이냐, 대주주냐 소액주주냐에 따라 세율이 달라지고 금융상품별로는 더 복잡해진다. 과세체계가 복잡하다는 건 조세 중립성이 훼손됐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증권거래세는 폐지로 방향을 잡았다고 전제하고 향후 과세체계를 어떻게 개편할 것인가가 오늘 토론회의 주안점”이라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런 개혁은 진보 정당이 우세할 때 추진하는 게 조세 저항이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07차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07차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일단 증권거래세 폐지론과는 선을 긋고 있다. 홍 부총리는 지난 18일 경제활력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증권양도차익 과세 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연구용역을 거쳐 내년 중에 정부의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이미 말씀드렸고 입장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초 기재부가 증권거래세 인하에도 소극적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야 압박에 못 이겨 정책 기조를 바꿀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운열 의원은 “연내에는 정부가 ‘증권거래세 폐지 로드맵’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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