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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망치는 '월급루팡' 누가 만들었을까

기자
최인녕 사진 최인녕

[더,오래] 최인녕의 사장은 처음이라(2)

회사를 창업해 운영하다 보면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날보다 궂은 날이 더 많기 마련이다. 매출이 크게 줄어 경영이 어려워졌을 때 경영자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경영책임자가 부닥치는 난관을 타개하기 위한 해결책을 사례를 통해 알아본다.<편집자>

 
“아니 벌써?” “아직도 며칠이지?”
 
Y사의 월급날은 매월 20일이다. 20일이 다가올 때마다 나타나는 A 사장과 직원인 B 팀장의 엇갈린 반응이다. 월급날이 되면 A 사장은 하는 일 없이 꼬박꼬박 월급을 받는 B 팀장 때문에 복장이 터진다. 회사에서 일은 안 하고 월급은 꼬박꼬박 챙기는 사람을 일컬어 ‘월급 루팡’이라고 한다, 작정하고 월급루팡을 채용하는 회사는 없다. 직원들 대부분은 잘 해보자는 의지로 입사하지 처음부터 월급루팡이 되리라 마음먹지 않았을 것이다. Y사의 B 팀장도 마찬가지다.
 

매출 목표 못 미친 직원은 샌드백

숫자 전문가인 A 사장은 직원들에게 매출과 이익, 딱 2가지만 보고 받는다. 수치가 목표에 못 미치는 날에는 미팅에 들어가는 직원은 샌드백이 되어야 한다. [사진 pxhere]

숫자 전문가인 A 사장은 직원들에게 매출과 이익, 딱 2가지만 보고 받는다. 수치가 목표에 못 미치는 날에는 미팅에 들어가는 직원은 샌드백이 되어야 한다. [사진 pxhere]

 
전 직장에서 오랫동안 회계와 재무 업무를 담당한 A 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숫자 전문가다. 그래서인지 직원들로부터 매출과 이익 딱 2가지만 짧고 강렬하게 보고를 받는다. 수치가 목표에 못 미치는 날이면 미팅에 들어가는 직원은 샌드백이 되어야 한다.
 
B 팀장은 머리를 조아리며 영혼 없이 죄송합니다를 연발하지만, ‘목표 부진이 내 탓이란 말인가’ ‘왜 나한테 이러는데’를 외칠 수 없는 자신의 처지에 억울함과 분노, 그리고 서글픔이 밀려온다. 그런데 이 짧지만 강렬한 푸닥거리의 반복은 B의 맷집을 더 강하게 키워갔고, 사장의 비난에 내성이 생겼다.
 
사실 B 팀장이 목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노력을 안 해본 것은 아니다. 하지만 팀장의 업무 범위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직도 고려해 봤다. 이직할 경우 새로운 회사에서 적응해야 하는 부담감과 이직으로 인한 여러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
 
어쩌면 목표미달의 원인을 분석하고, 계획해 실행하며,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사장의 뜻대로 열심히 일하는 것보다는, 실적보고 날의 짧고 임펙트있는 상황을 그때그때 면피하는 것이 더 편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도 매월 월급날이면 월급이 나오니까. B 팀장은 그렇게 월급루팡이 되어 갔다.
 
누가 B 팀장을 월급 루팡으로 만든 걸까. A 사장? B 팀장 자신? 둘 다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월급루팡을 만든 주범은 회사 시스템의 부재다. A 사장은 매출과 이익 외에 회사의 발전과 성장을 보여주는 다른 지표 관리를 하지 않았다. 회사는 직원들이 일하는 전 과정을 관심 있게 살피면서 결과에 영향을 주는 지표도 관리해야 한다.
 

직원들의 업무 전 과정 살펴 평가해야

결과 외에 과정을 평가하는 지표관리 시스템이 없다면, 일도 안 하고 이직도 못 하는 '월급루팡' 직원들만 회사에 남게될지도 모른다. [사진 pexels]

결과 외에 과정을 평가하는 지표관리 시스템이 없다면, 일도 안 하고 이직도 못 하는 '월급루팡' 직원들만 회사에 남게될지도 모른다. [사진 pexels]

 
결국 능력 있는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는 조직문화가 회사에 이익과 성장을 가져온다. 결과 외에 과정을 평가하는 지표관리 시스템이 없다면, 일도 안 하고 이직도 못 하는 직원만 남아 월급루팡이 되어간다.
 
둘째, 사장의 평가 방식이다. 부진한 결과를 직원 탓으로 돌리고, 인격적으로 비난할 때 직원은 크게 상처받고 업무 의욕을 잃어버린다. 회사의 매출이 부진하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 객관적인 원인 파악과 단계별로 명확한 수치와 목표를 정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B 팀장의 사례처럼 사장의 감정적인 비난이 반복되면, 회사와 업무에 애정이 있던 직원마저 ‘그냥 월급이나 받으며 다니자'고 생각하는 월급 루팡이 된다.
 
월급루팡이 된 직원을 비난하기 전에 회사에서 직원을 월급루팡으로 만드는 원인은 없는지 한번 점검해보는 것은 어떨까?
 
최인녕 INC 비즈니스 컨설팅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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