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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선 무슨 낯으로…" 2년전 이랬던 조국, 檢 수사 받는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도대체 조윤선은 무슨 낯으로 장관직을 유지하며 수사를 받는 것인가"
 

檢 조국 자택 압수수색, 수사받은 장관 대부분 옷벗어
기소 뒤 법원 판결까지 장관직 유지할 가능성

조국(54) 법무부 장관이 서울대 교수 시절인 2017년 1월 11일 작성한 트윗이다. 
 
조윤선 전 장관은 그로부터 열흘 뒤 문체부 블랙리스트 개입 혐의로 구속됐다. 구속 당일 황교안(62)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사표를 내고 물러났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2017년 1월 11일 남긴 트윗. [조국 장관 트위터]

조국 법무부 장관이 2017년 1월 11일 남긴 트윗. [조국 장관 트위터]

현직 장관 신분으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은 건 조 전 장관이 유일하다. 조 전 장관은 무죄추정의 원칙을 내세우며 억울함을 호소했고 구속 전까지 장관직을 내려놓지 못했다.
 
그런 조 전 장관에게 날선 비판을 했던 조국 장관이 2년여만에 검찰 수사 대상이 됐다. 23일 오전 검찰의 자택 압수수색을 받으며 공식적인 피의자가 된 것이다.
 

현직 장관 자택영장, 쉽게 나오지 않아 

현직 장관의 자택 영장 발부 기준은 매우 까다롭다. 설령 그의 아내인 동양대 정경심(57) 교수의 명의로 영장이 나갔을지라도 마찬가지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검찰의 범죄 소명 강도가 법원을 설득할 정도로 탄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역대 장관들은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면 자진 사퇴하거나 성난 민심에 청와대의 경질 통보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2016년 12월 27일 최순실 게이트 관련해 집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당한 조윤선 당시 문체부 장관이 김포국제공항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하고 있던 모습. [중앙포토]

2016년 12월 27일 최순실 게이트 관련해 집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당한 조윤선 당시 문체부 장관이 김포국제공항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하고 있던 모습. [중앙포토]

조국 "일부 정말 악의적 보도, 참기 어렵다"

하지만 조 장관은 조윤선 전 장관처럼 자신과 자신의 아내에게 제기된 혐의와 의혹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며 조 장관은 자신이 자녀의 서울대 인턴증명서를 발급해줬다는 의혹 보도에 "정말 악의적인 보도다. 참기가 어려워 법적 조치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현직 부장검사는 "조 장관은 설령 기소될지라도 법원의 판단을 받을 때까지 물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23일 오전 윤석열 검찰총장이 점심 식사를 위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23일 오전 윤석열 검찰총장이 점심 식사를 위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각에선 조 장관이 기소될 경우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된 조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동시에 옷을 벗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1999년 김대중 정부에서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입각한 박지원 의원은 이듬해 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 여파로 사퇴한 뒤 검찰 조사를 받았다. 박 의원은 불기소 처분 뒤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으로 복귀했다. 
 
박 의원은 "당시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사표를 냈지만 결과적으로 장관직만 날아갔다"며 "조국 장관도 억울하다면 버티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왼쪽)이 1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지원 대한정치연대 의원을 예방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경록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왼쪽)이 1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지원 대한정치연대 의원을 예방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경록 기자

현직 장관들, 수사 받으면 대부분 경질

역대 법무부 장관 중 범죄에 연루되거나 논란에 휩싸여 물러난 장관은 김영삼 정부 당시 박희태 전 법무부 장관(전 국회의장)과 김대중 정부 당시 김태정·안동수 전 법무부 장관이 꼽힌다. 
 
박 전 의장은 김영삼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뒤 딸의 이화여대 특례입학 의혹으로 열흘만에 자진사퇴했다. 
 
김태정 전 법무부 장관은 부인이 1999년 '옷로비 사건'에 휩싸이며 수사 대상에 오르자 임명 15일만에 경질됐다. 김 전 장관은 전직 장관 신분으로 구속됐고 무죄 판결을 받았다. 
 
1999년 ‘옷 로비 사건’ 당시 특별검사 사무실에 출두한 김태정(왼쪽) 전 법무장관과 부인 연정희(오른쪽)씨. [연합뉴스]

1999년 ‘옷 로비 사건’ 당시 특별검사 사무실에 출두한 김태정(왼쪽) 전 법무장관과 부인 연정희(오른쪽)씨. [연합뉴스]

안 전 장관의 경우 2001년 "대통령에게 충성하겠다"는 취임사 메모가 언론에 공개돼 취임 3일만, 정확히는 임명 후 43시간 만에 경질됐다. 
 
법무부 장관을 제외한 다른 부처의 현직 장관이 수사선상에 올라 사퇴한 경우는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박지원 전 의원, 1995년 이형구 당시 노동부 장관을 들 수 있다. 
 
뇌물혐의를 받은 이 전 장관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직전 경질됐고 전직 장관 신분으로 구속됐다. 대법원에서 뇌물 수수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받았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국 장관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검찰개혁 막기위한 총력수사가 아니라 국민관심과 국민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수사여야한다"고 말했다. [뉴스1]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국 장관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검찰개혁 막기위한 총력수사가 아니라 국민관심과 국민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수사여야한다"고 말했다. [뉴스1]

文정부, 현직 장관 수사는 처음 

문재인 정부에서 현직 장관이 수사를 받은 경우는 조국 장관이 유일하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혐의로 지난 3월 구속영장까지 청구됐던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은 전직 장관 신분이었다.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은 현직 비서관 신분으로 수사를 받았지만 기소 직전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를 받은 송인배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도 기소 전 청와대를 떠났다.
 
조 장관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조 장관의 아내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까지 검토하며 조 장관을 겨냥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사 의지가 매우 강해 조 장관까지 기소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문건'으로 수사를 받아 온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지난 3월 26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를 빠져나오고 있다. [뉴스1]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문건'으로 수사를 받아 온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지난 3월 26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를 빠져나오고 있다. [뉴스1]

법조계 "조국, 장관직 유지 부적절" 

법조계에선 검찰에 대한 지휘와 인사·예산 집행권을 가진 현직 법무부 장관이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직을 유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현 전 대한변협 회장은 "조 장관은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더라도 스스로 잠시 직무를 정지하고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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