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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vs지하 공기질 어디가 좋나? 을지로 지하보도 걸어보니

지상과 지하 중 미세먼지 농도가 더 높은 곳은 어디일까. 미세먼지가 심한 날엔 어디로 가는게 보다 현명한 발걸음일까. 
 
서울 시청역부터 동대문역사공원역까지는 3.3㎞ 구간은 지하보도로 연결돼 있다. 지하철 2호선에선 5개 역을 지나는 구간이다. 하지만 공기질은 어떨까? 차도 주변인 지상의 공기질이 더 좋을까. 아니면 실내인 지하보도가 더 나을까? 
 
이런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중앙일보 ‘먼지알지’가 지난 9일 실험을 진행했다. 같은 시간대에 한 명은 지상에서 걸으면서 간이측정기로 미세먼지 수치를 재고 다른 한 명은 지하로 걸으며 측정했다. 5분 단위로 측정했으며 환경이 달라지거나 새로운 지점이 나타날 때도 체크했다. 측정 항목은 미세먼지(PM2.5), 기온, 습도였다. 위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 서로의 위치를 확인하며 비슷한 속도로 걸으며 실험했다.
 

지하철 대합실선 높고 쉼터선 낮아

10시 시청역 5번출구 지하에서 미세먼지간이 측정기로 잰 PM2.5 수치는 ㎥당 56㎍(위에서 왼쪽사진)이었다. 같은 시각 5번출구 지상의 수치는 36㎍(위 오른쪽)이다. 10시 10분 시청역에서 을지로입구역을 향하는 지하보도 내 공기청정기 앞 미세먼지 수치는 19㎍(아래 왼쪽)였으며 같은시각 시청 청사 인근 미세먼지 수치는 63㎍이다. 박해리 기자, 이희수 인턴

10시 시청역 5번출구 지하에서 미세먼지간이 측정기로 잰 PM2.5 수치는 ㎥당 56㎍(위에서 왼쪽사진)이었다. 같은 시각 5번출구 지상의 수치는 36㎍(위 오른쪽)이다. 10시 10분 시청역에서 을지로입구역을 향하는 지하보도 내 공기청정기 앞 미세먼지 수치는 19㎍(아래 왼쪽)였으며 같은시각 시청 청사 인근 미세먼지 수치는 63㎍이다. 박해리 기자, 이희수 인턴

 
측정은 이날  오전 10시 시청역 5번 출구에서 시작했다. 5번 출구 지상의 초미세먼지(PM2.5) 수치는 ㎥당 36㎍이었다. 온도는 28도, 습도는 67%였다. 바로 아래 5번 출구 지하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57㎍로 더 높았다. 온도는 26도 습도는 70%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지상과 지하의 미세먼지 수치도 달라졌다. 이날 10시10분 시청 신청사 인근 지상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62㎍이었다. 같은 시간 시청역을 지나 을지로입구역을 향하는 지하도에서는 공기청정기가 설치된 쉼터 앞을 지나고 있었다. 미세먼지 수치는 19㎍로 낮아졌다. 
 
유동인구가 많은 을지로입구역에 도착했다. 10시15분 을지로입구역 지상의 미세먼지 수치는 62㎍이다. 지하인 을지로입구역 대합실은 27㎍이었다. 하지만 이내 전동차가 도착해 승객들이 우르르 나오자 미세먼지 수치는 순식간에 45㎍, 다시 54㎍까지 치솟았다.
 
지상 vs 지하, 공기질 어디가 더 좋을까.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지상 vs 지하, 공기질 어디가 더 좋을까.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10시에 시청역에서 출발해 동대문역사공원역에 도착하니 11시2분이었다. 10시부터 5분 단위로 측정한 지상과 지하의 미세먼지 평균 수치는 각각 58㎍, 40㎍로 지상이 대체로 높았다. 특히 지상은 50~60㎍사이로 큰 변동 없이 꾸준한 수치대를 유지했지만, 지하는 구역마다 최저 6㎍, 최고 62㎍까지 들쑥날쑥했다.
 
이날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 있는 대기오염 측정소에서 측정한 10시(1시간 평균) 기준 초미세먼지 수치는 36㎍이었다. 중구 청계천로 측정소에서는 41㎍, 이날 서울 전체 평균은 35㎍이었다. 서울시에는 55개의 대기질 측정소가 있다. 이곳에서 실시간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며 이 수치는 서울시 사이트에 공개된다.
 
10시15분 을지로입구 대합실 미세먼지(PM2.5) 수치는 ㎥당 54㎍(위에서 왼쪽사진)이었다. 같은 시각 을지로입구역 인근 지상의 수치는 56㎍(위 오른쪽)이다. 10시 40분 을지로스타몰 지하보도 내 정글테마존 미세먼지 수치는 28㎍(아래 왼쪽)였으며 같은시각 을지로4가역 미세먼지 수치는 62㎍이다. 박해리 기자, 이희수 인턴

10시15분 을지로입구 대합실 미세먼지(PM2.5) 수치는 ㎥당 54㎍(위에서 왼쪽사진)이었다. 같은 시각 을지로입구역 인근 지상의 수치는 56㎍(위 오른쪽)이다. 10시 40분 을지로스타몰 지하보도 내 정글테마존 미세먼지 수치는 28㎍(아래 왼쪽)였으며 같은시각 을지로4가역 미세먼지 수치는 62㎍이다. 박해리 기자, 이희수 인턴

지하도에 청정기 설치됐지만…고장 제품도 많아

을지로 지하도로는 끊김 없이 하나로 연결되지만 구역마다 관리 주체가 다르다. 대합실·승강장 등 지하철역은 서울교통공사 소관이다. 하지만 역과 역을 이어주는 지하보도는 서울시설공단이 관리한다. 이 차이로 구역마다 공기청정기 유무는 갈렸다.
 
지하철역 대합실에는 공기청정기가 따로 설치돼 있지는 않았지만, 지하도로에는 곳곳에 놓여있었다. 청정기가 가동되는 곳 주변에는 미세먼지 수치가 확실히 낮았다. 시설공단에 따르면 을지로 지하보도에는 유효면적 99㎡(30평)인 천정형 공기청정기 16대, 231㎡(70평형)인 스탠드형 청정기 17대, 297㎡(90평형) 스탠드형 청정기 15대로 총 48대가 놓여 있다.
 
지하철역 대합실에는 공기청정기가 따로 설치돼 있지는 않았지만 지하도로에는 곳곳에 놓여져있었다. 공기청정기를 하나씩 확인해 본 결과 몇몇 기계는 작동하지 않고 있었다. 전원은 켜있지만 바람이 나오지 않는 것도 있었으며 아예 전원이 꺼진 것도 있었다. 박해리 기자

지하철역 대합실에는 공기청정기가 따로 설치돼 있지는 않았지만 지하도로에는 곳곳에 놓여져있었다. 공기청정기를 하나씩 확인해 본 결과 몇몇 기계는 작동하지 않고 있었다. 전원은 켜있지만 바람이 나오지 않는 것도 있었으며 아예 전원이 꺼진 것도 있었다. 박해리 기자

다만 일부 공기청정기는 작동되지 않고 있었다. 아예 전원이 꺼진 것도 있었다. 시설공단 관계자는 “공기청정기는 2006년에 설치한 것으로 다음 달 중 노후 제품을 교체할 예정”이라며 “현재 작동이 되지 않는 것을 따로 수리하면 예산이 중복 투입되기 때문에 교체 전까지 어쩔 수 없이 세워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하도에는 다양한 상점들이 들어와 있었다. 조리하는 음식점부터 명함인쇄·출력 등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업종도 다수였다. 상점이 많이 몰려있는 곳은 그렇지 않은 곳보다 미세먼지 수치도 대체로 높았다. 이종태 시설공단 공보팀장은 “음식 조리시 발생하는 미세먼지 증가에 대한 대책으로 점심시간에 공조기 등 환기설비를 확대 가동해 공기질 관리를 하고 있다”며 “음식점 후드 등의 내부 환기설비도 설치했고, 주방 배기를 위한 별도 배기라인도 설치돼 있다”고 말했다.
 
평균적으로 지하도 구간보다 지하철 역사가 미세먼지 수치가 높았다. 특히 지하철에서 내린 승객들이 한꺼번에 대합실로 나올 때 공기질은 급격히 나빠졌다. 시청·을지로입구역 등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역일수록 심했다.  
 
10시45분 지하보도 내 식당앞 미세먼지(PM2.5) 수치는 ㎥당 54㎍(위에서 왼쪽사진)이었다. 같은 시각 중부건어물시장 인근 지상의 수치는 58㎍(위 오른쪽)이다. 11시 동대문역사공원역 미세먼지 수치는 44㎍(아래 왼쪽)였으며 같은시각 지상에 있는 DDP인근의 미세먼지 수치는 59㎍이다. 박해리 기자, 이희수 인턴

10시45분 지하보도 내 식당앞 미세먼지(PM2.5) 수치는 ㎥당 54㎍(위에서 왼쪽사진)이었다. 같은 시각 중부건어물시장 인근 지상의 수치는 58㎍(위 오른쪽)이다. 11시 동대문역사공원역 미세먼지 수치는 44㎍(아래 왼쪽)였으며 같은시각 지상에 있는 DDP인근의 미세먼지 수치는 59㎍이다. 박해리 기자, 이희수 인턴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시청역부터 동대문역사공원역에는 미세먼지 측정기만 설치돼 있으며 공기청정기는 따로 설치하고 있지 않다. 개정된 실내 공기질 관리법에 따라서 지난 7월부터 지하역사의 미세먼지(PM10) 기준이 ㎥당 100㎍으로 강화된다. 초미세먼지(PM2.5) 기준도 ㎥당 50㎍로 신설됐다. 
 

“지하가 공기질 더 좋다고 할 수 없어”

조진환 서울교통공사 보건환경처장은 “현재 강남역 20대, 수유역 16대 공기청정기가 설치돼 있고 이번에 2040대를 국비로 지원받았다. 내년 6월까지 미세먼지가 심한 역부터 우선 설치할 것”이라며 “나머지 역도 내년 말까지 공기청정기를 마련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실험에서는 지하보도의 미세먼지 수치가 지상보다 더 낮았지만, 전문가들은 그렇다고 공기가 지하가 더 좋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박동욱 방송통신대 환경보건학과 교수는 “밀폐된 공간에서 습도가 높고 공기가 정체돼 있기 때문에 어느 지하나 공기질은 바깥보다 안 좋은 게 일반적이다. 특히 지하보도보다 더 아래로 내려가는 지하철역의 공기는 더 나쁘다”며 “공기청정기의 효과도 어느 정도 있지만, 미세먼지뿐 아니라 라돈 등도 우려할 만한 수치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심리적으로 눈에 잘 보이지 않아 안심하지만, 실외뿐만 아니라 실내 공기질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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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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