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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흥의 과학 판도라상자] 아마존은 아직도 불타고 있는가?

김기흥 포스텍 교수·인문사회학

김기흥 포스텍 교수·인문사회학

비행기를 타고 긴 여행을 하다 보면 문득 창밖에 펼쳐지는 풍경에 압도될 때가 있다. 놀랍도록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에 야트막한 탄성이 새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 광활한 풍경에 그려놓은 것 같은 거미줄 같은 도로와 기찻길 그리고 바둑판 같은 농경지의 모습에 화들짝 인간의 세속적 공간의 감각을 되찾는다.
 
약 1만 년 전에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고 온화하고 안정된 시기에 들어서면서 인류는 농경지에 정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도시가 형성되고 공장을 건설하면서 찬란한 문명을 탄생시켰다. 마침내 인간은 자연을 정복하고 통제할 수 있는 존재임을 선포했다. 하지만 21세기에 들어선 지금 인류의 위대한 여정은 치명적 결과와 마주하고 있다. 지난 두 달 넘게 세계 최대의 열대우림인 아마존은 대규모 산불로 타들어 가고 있다(사진). 아마존의 열대우림은 지구의 허파 역할을 하며 대기의 균형을 유지하는 균형자다. 특히 아마존 지역은 죽은 관목과 같은 잔해들은 쌓여 분해되고 변질된 지층인 이탄층 (泥炭層)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탄층의 중요성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가둬두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이탄층은 전체 지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00만 제곱킬로미터의 거대한 규모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존재는 지구 온난화로부터 우리의 생명을 지키는 방파제 역할과 같다.
 
과학판도라상자 9/23

과학판도라상자 9/23

지난 두 달 동안 아마존 지역에서 8만 건 이상의 화재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이 화재가 매년 건기에 일어나는 자연 발생적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 브라질은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수출할 콩 경작지 확보와 광산개발 그리고 가축 방목지를 개발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산림 훼손을 일으키는 개발계획을 추진해왔다. 가장 효과적으로 빠르게 경작지를 늘리는 방법이 바로 의도적으로 불을 질러 화전을 만드는 것이다. 아마존의 화재는 인간이 만들어낸 인위적 현상이었다. 지구는 자연 상태 그 자체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은 인간의 영향을 받았다. 인류의 등장과 기술의 발달은 지구를 ‘인공지구’로 만들었다. 인류의 손길이 곳곳에 미치면서 지구는 인간의 개입과 개발로 만들어진 인위적 공간이 되었다.
 
지질학자들은 현재 우리가 사는 지질학적 시기를 인간의 영향과 자취가 만들어낸 시기라는 의미의 ‘인류세(人類世)’로 정의하고 있다. 인류의 영향은 때로는 치명적이다. 우리가 숨 쉬는 공기는 공장에서 만들어낸 미세먼지와 원자력 발전으로 인한 방사능이 섞여 있으며 지층은 석유와 가스 채취로 파괴되어왔다. 그리고 기후변화로 지난 50년 동안 전체 야생동물의 58%가 감소했으며 많은 생물 종들은 이미 멸종되었거나 멸종의 길로 가고 있다. 인류는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영속적 발전을 보장받은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우리의 다음 세대는 멸절의 시대에서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파국적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도 이 같은 파국적 상황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서울은 이미 세계 최대의 이산화탄소 배출도시다. 그러나 정부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노력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아마존이라는 물리적 거리감이나 지구 온난화라는 거대함으로 인해 우리는 마치 비행기에서 풍경을 즐기듯이 관망하고 있다. 다음 주 뉴욕에서 열릴 유엔 기후 행동 정상회의를 앞두고 세계 각국의 시민들은 정부의 과감한 비상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인류 생존을 보장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다음 세대의 삶을 파괴하지 않고 그나마 온전한 상태의 지구를 넘겨주기 위해 과감한 시민 행동이 절실하다. 지금도 아마존은 불타고 있다.
 
김기흥 포스텍 교수·인문사회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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