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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기의 시시각각] 여권 분열의 씨앗 된 대통령 오판

전영기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전영기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조국 문제가 문재인 대통령의 문제로 확대된 지 2주일이 되었다. 몸은 뉴욕에 있지만 대통령의 생각은 국내에 쏠려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조국의 거짓에 분개할 뿐 아니라 그를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임명한 문 대통령의 독선에 더 분노하고 있다. 분노는 추석이 지나면서 커졌다. 일본에서 발생한 태풍과 아프리카돼지열병, 화성연쇄살인도 대통령의 오판을 덮지 못했다. 문 대통령에 대한 분노는 이제 국정 지지율이 집권 때 득표율보다도 못한 40%로 추락한 데서 나타났다. 30%대로 붕괴는 시간문제처럼 보인다. 최악의 여론 성적표를 받아본 문 대통령의 마음은 심란했을 것이다.
 

조국의 인간적 호소 거절 못한 듯
임종석, 카톡서 조국 임명 반대해
국민과 다투는 정치 이길 수 없어

그뿐이 아니다. 네이버·다음이나 페북에서 동원된 수천, 수만 개 댓글에 속을 국민도 별로 없다. 요즘엔 촛불을 들고 정의나 공정 같은 거룩한 구호를 외친다고 깨어 있는 개념인으로 대접받지도 못한다. 조국을 옹호하는 유명인들은 조씨와 경제 공동체 관계를 의심받고 있다. 여론, 댓글, 촛불이라는 문재인 정권의 3대 권력 자원이 힘을 잃었다. 이런 변화들은 거짓과 독선의 세월을 겪으면서 사람들이 집권 세력으로부터 배운 학습의 결과일 것이다. 깊고 푸르게 찰랑거리던 저수지가 바닥을 허옇게 드러내고 있다고 할까.
 
조국 문제는 문 대통령의 자업자득이니 누구한테 책임을 돌리기도 어렵다. 복기해 보면 조씨를 장관에 임명한 날이 9월 9일 월요일이다. 문 대통령은 그 이틀 전인 7일 조씨를 만났다고 한다. 인사청문회 다음날이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이게 문 대통령의 첫 번째 실수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조국은 문 대통령을 찾아가 자신은 위법을 저지르지 않았고 검찰 개혁을 이뤄내 명예를 회복할 기회를 달라는 취지로 호소했다고 한다. 대통령은 동남아 순방에서 막 돌아와 여독이 풀리기 전이었다. 자기 진영 사람들에게 마음이 약한 문 대통령은 조국의 인간적인 요청을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 뒤 정부의 한 고위급 인사와 청와대의 한 핵심 인사는 성난 민심을 헤아려 조국 임명에 신중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그들의 충언을 듣지 않은 것이 두 번째 실수다. 조국을 먼저 면담해 선입견을 가진 상태에서 반대 얘기를 들으니 문 대통령이 올바른 판단을 하기 어려웠으리라.
 
현재 집권층 핵심부에서 조국씨의 ‘입만 진보’ 행태를 문제 삼아 대통령이 그를 버려야 한다는 의견은 상당하다고 한다. 일례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9월 10일 카톡에서 지인이 “(조국 임명은) 검찰 개혁을 위해 잘된 일이라 생각됩니다”라고 한 데 대해 “난 거꾸론데…난 국민 여론을 받아주는 게 좋았다는 생각. 젊은이들 위로해 주고…”라고 쓴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실은 강용석 변호사가 21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해당 카톡을 공개하면서 드러났다.
 
이쯤 되면 조국 문제는 민심 이반의 신호탄일 뿐만 아니라 여권 분열의 씨앗이 될 것이란 예측을 피할 수 없다.  민주당 지역구 의원들이 호남을 제외한 전국 각지에서 들끓는 유권자의 분노를 뻔히 보면서 언제까지나 그를 감싸고 돌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에서 문 대통령의 통치력 누수는 불 보듯 환한 일이다. 문 대통령은 조국 문제가 처음부터 위법성 여부가 아니라 국민 정서의 문제였던 점을 중시했어야 했다. 공산주의나 전체주의 국가가 아닌 곳에서 국민과 다투는 정치가 성공한 사례를 보지 못했다.
 
윤석열의 검찰은 문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저항이 확산될수록 더 철저하고 근본적인 수사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가족은 몰라도 나는 죄 짓지 않았다’는 조국식 궤변은 검찰 수사에서 통하지 않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조국씨와 달리 국민이 선출한 이 나라의 지도자다. 둑이 무너졌어도 대통령이 정신을 차리면 국민 사랑을 회복할 수 있다고 본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전영기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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