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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전기 사용량 4개월 연속 ↓…짙어지는 L자형 경기 침체 우려

산업용 전기사용량이 4개월 연속 줄었다. 전력 수요가 가장 많은 산업 부문에서 장기간 감소세가 이어진 것은 이례적이다. 경기침체의 그림자가 더욱 짙어지고 있다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한국전력의 전력통계속보에 따르면 지난 7월 산업용 전력판매량은 2만4609GWh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줄었다. 산업용 전기사용량은 4월부터 7월까지 4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감소율은 4월 -0.8%, 5월 -1.0%, 6월 -1.8%, 7월 -2.1%로 점차 커지는 추세다. 전기판매량은 계절별 판매량 편차가 크기 때문에 증감을 전월과 비교하지 않고 1년 전 같은 달과 비교한다.
자료: 한국전력

자료: 한국전력

산업용 전력은 국내 전체 전력소비의 57%(7월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2015년부터 3년 동안 산업용 전기의 월별 사용량을 살펴보면 감소세가 이어진 것은 연중 1∼2개월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지난 2월(-3.4%)까지 포함해 4∼7월까지 5개월이나 감소 추세다.
 
일반적으로 전력 수요, 즉 발전량은 국내총생산(GDP)과 정비례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이 같은 산업용 전력 수요 감소세는 경제성장률의 하락이나 경기침체의 본격화를 방증하는 지표의 하나로 여겨진다.  
 
실제 통계청의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 생산능력은 지난해 8월부터 12개월째 하락 중이며 7월 산업생산 능력은 전년 대비 1.6% 감소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력업계 관계자는 “전기를 많이 소비하는 제조 업종이 주류인 한국에서 산업용 전기 사용량 감소는 사실상 경기 하락을 의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들어 경기하강 신호가 선명해지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경기침체의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와 3~6개월 후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ㆍ선행지수는 지난달까지 2개월 연속 동반하락 중이다. 3월까지 사상 최초로 10개월간 이어지던 동반 하락이 3개월간 멈췄다가 다시 함께 떨어진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지난 4월 이후 6개월째 ‘경기 부진’ 판단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메르스(MERSㆍ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가 경제에 반영된 2016년~17년 이후 최장 기간이다. 여기에 지난해까지 회복 국면이었던 세계 경제가 올해 들어 급격한 둔화로 돌아선 점, 무역분쟁과 브렉시트, 한일 경제보복 등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점 등도 한국 경제에 짐을 지우고 있다.  
 
실제 통계청은 우리나라 경기의 최근 정점을 2017년 9월로 확정했다. 그때부터 한국 경기의 수축 국면이 시작됐다는 의미인데, 앞으로 6개월 이상 부진이 계속된다면 역대 최장 기간 경기 수축을 기록하게 된다. 문제는 현재의 경기국면이 경기저점을 찍은 후 서서히 반등하는 ‘U자형’보다 ‘L자형’에 가까운 흐름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는 점이다. 저성장이 장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도 미달하는 ‘GDP 갭’을 감안하면 한국의 체감 성장률은 이미 0%대”라며 “소득주도성장 패러다임에 사로잡혀 실물경제에 부담을 주는 정책을 계속 펼치고 있는 점도 한국 경제의 반등을 더디게 하고 있다”이라고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 전망을 지난해 11월 각각 2.8%ㆍ2.9%로 잡았다가 최근 10개월 만에 2.1%ㆍ2.3%로 낮춘 점도 한국 경제의 흐름을 ‘U자형’에서 ‘L자형’에 가깝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L자형’ 경기 흐름의 문제는 이미 1990년대 이후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보여줬다.
 
현대경제연구원 이부형 이사는 ‘일본 사례로 본 저성장의 의미’ 보고서에서 “일본을 뒤따라갈 가능성이 작지만, 지금처럼 경기 회복력이 약한 상황에서는 정책 실기가 장기 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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